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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집값 통계에 농락 당하는 이재명 정부,,"서울시는 폭락, 한국부동산원은 상승 확대"

    입력 : 2025.08.11 06:00

    대통령 망신시킨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통계
    가짜 통계에 춤추는 주택정책은 이제 그만
    한류스타, 외국인 거래에 휘둘리는 통계

    [땅집고]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는 말이 있다. 태산이 떠날갈 듯 요란했지만, 결국 쥐 한 마리로 인한 소동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재명 정부의 1호 부동산 대책인 6·27 대책이 전격 발표될 때만 해도 부동산 시장이 난리가 날 줄 알았다. ‘6억이상 주택담보 대출금지’라는 단군 이래 최대 금융규제가 예고기간도 주어지지 않고 도입된다는 소식이었다. 전세대출과 정책 자금까지 제한을 가하는 초강경 대책이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효과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묘책”이라고 찬사를 쏟아냈다.

    [땅집고] 한 채에 200억원이 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나인원한남'./조선DB


    이런 식의 초강경 대책은 공산당 ‘1당 독재’라는 중국에서도 감히 시도하지 못한 무차별적인 대책이다. 처음에는 태산이 진동하는 듯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과거의 대책을 보면 3~6개월 정도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보고서도 냈다.

    올해 7월 거래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973건으로 지난 6월 1만1933건 보다 75% 감소한 8960건이다 지난해 7월 비교해도 68% 하락한 수치이다. 이른바 ‘대출 계엄령’을 통해 아파트 거래를 중단시키는 효과를 본 것이다.

    그러나 당초 목표로 했던 가격 안정효과는 어떤가.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첫째 주(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아파트 매매가격이 0.14% 올라 상승률이 전주(0.12%)보다 커졌다. 강남구(0.11%→0.15%), 강동구(0.07%→0.14%)는 물론 성동구(0.22%→0.33%), 광진구(0.17%→0.24%), 용산구(0.17%→0.22%)도 상승폭을 키웠다.

    이와 함께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도 0.02%로 전주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6월 27일 대책 이후 소폭이지만 상승률이 떨어지던 서울아파트 가격변동률이 커진다는 것은 사실상 ‘6·27대책’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재명 대통령의 첫 주택시장 안정 대책이 '한달 천하'로 전락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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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로 대통령 망신 시킨 한국부동산원

    태산의 요동 대신 쥐새끼 한마리의 소동으로 끝나가고 있다는 이 통계는 다름이 아니라 정부 공식 통계이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거의 망신에 가깝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충청 타운홀 미팅에서도 행사에 참석한 권대영 사무처장에 대해 “이분(권 사무처장)을 소개해 드리면 이번에 부동산 대출 제한 조치를 만들어낸 분이다”라며 “잘하셨다”고 공개적으로 칭찬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다른 장소에서 금융위를 칭찬했고 권대영 사무처장을 차관급인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승진시켰다.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뜨렸다는 비판과 함께 정부 통계의 오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통계와 달리, 민간인 국민은행 부동산 주간 통계에서는 8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상승률이 0.11%로 전주(0.16%)보다 소폭 낮아졌다. 6.27 대책의 약발이 지속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오세훈 시장이 수장으로 있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나온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6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은 13억3179만원에서 7월 12억5297만원, 8월은 5억9408만원으로 나타난다. 실거래가를 집계한 통계이다. 이걸로만 보면 6.27대책은 서울 아파트 가격을 폭락시키는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가 한국 대통령이라면 조사를 담당한 한국부동산원을 공중분해시켰을 것이다. 고용통계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고용 통계를 조작했다”며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부 고용통계국 국장을 아예 해고해버렸다.

    각 통계에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한국부동산원과 국민은행 통계는 실거래가가 아니라 호가를 반영하다 보니 오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서울 부동산 정보 광장은 실거래가의 평균 가격이다. 7월에 고가 주택의 거래가 줄었고, 8월은 아직 실거래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처럼 집계와 산출 방식, 시차에 따라 같은 현상도 이렇게 천차만별로 차이가 있는 것이 통계이다.


    ◇엉터리, 코미디 통계에 춤추는 주택 정책

    한국에서는 주택 통계를 믿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전문 조사원이 호가(呼價), 실거래가 등을 조사해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적정 가격’을 정한다.

    반면 KB부동산은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가 시세를 입력하고 추가 검증하는 방식이다. 부동산 중개업소의 입김에 따라 가격이 좌우되는 통계이다. KB부동산은 표본주택이 거래된 경우엔 실거래가격을, 거래되지 않은 경우엔 매매사례비교법에 따른 조사 가격을 넣는다. 양측 모두 주요 아파트 표본을 정해 시세를 산출하는데, 표본 주택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로 뒤바뀔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국민은 이런 통계의 특성을 알지 못한다. 더군다나 정부가 나서 주간 단위로 집값 조사를 벌이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이 유일하다.

    통계 전문가들은 “국가가 주식도 아닌 주택 가격을 주간 단위로 조사해 발표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비판한다. 더군다나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은 거의 실시간으로 시세통계를 제공한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실거래가 통계, 매물 통계 등으로 정확하게 구분해서 통계를 발표한다. 실거래가는 신고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집계가 두 달 정도 늦어진다. 빨리 빨리 한국은 두달을 기다리지 못해 국민혈세를 들여 호가 조사를 하는 것이다.

    ◇장님 무사식 주택정책

    한국 주택통계의 문제점은 한국의 주택가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 영국 주택가격조사는 실거래가에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미디언(중앙값)을 기준으로 한다. 초고가주택으로 인한 주택가격 왜곡을 막기위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주간 통계는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평균가격으로 조사해서 발표한다. 가격이 저렴한 빌라 등이 아예 주택가격 조사에서 빠지다 보니 주택가격이 상당히 부풀러 진다.

    압구정동의 100억대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가 평균가격을 요동치게 만들 수 있는 구조이다. 초부유층 한류스타나 외국인들이 아파트 몇채 사들이면 집값이 요동을 치는 식의 구조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한국의 집값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비싸다”는 식의 착각에 빠진다. 뉴욕의 맨해탄의 초고가 주택으로 미국의 집값이 비싸다 낮다고 판단하지 않지만, 한국은 강남 아파트가 가격 판단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외국처럼 중산층이 살고 있는 주택의 가격과 변동이 정책의 기준이 되어야 하지만, 한국은 요동치는 강남의 고가 주택이 반영된 통계에 사회가 춤추고 정책이 요동치고 있다. 국토부, 통계청. 한국부동산원은 한국의 주택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통계 개혁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이 주택가격을 잡겠다고 큰소리를 칠 것이 아니라 엉터리 통계부터 바로 잡아야 제대로 된 주택정책도 가능할 것이다./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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