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29 06:00
위례 땅 2500억 날릴뻔한 호반, LH 임대주택 찬스로 고민 해결?
LH, 1실당 10억 고가 오피스텔을 공공전세 주택으로 사준다니…
[땅집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000억원이 넘는 혈세(血稅)를 투입, 호반건설이 위례신도시 상업용지에 짓는 주거용 오피스텔(약 336실)을 사들여 공공전세 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파트도 아닌 오피스텔을 1실당 최소 10억원이 넘는 고가에 매입, 보증금 5억원 안팎에 서민·중산층 대상으로 전세를 놓겠다는 것이 공공임대 취지에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6년 전 이 땅을 샀다가 개발하지 못해 2500억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던 호반건설은 이번 사업이 성사되면 손실을 한꺼번에 만회할 수 있을 전망이다.
관련기사 : 호반건설, 위례 황금땅에 336가구 임대주택 꼼수 개발 "LH에 팔려고?"
LH, 1실당 10억 고가 오피스텔을 공공전세 주택으로 사준다니…
[땅집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000억원이 넘는 혈세(血稅)를 투입, 호반건설이 위례신도시 상업용지에 짓는 주거용 오피스텔(약 336실)을 사들여 공공전세 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파트도 아닌 오피스텔을 1실당 최소 10억원이 넘는 고가에 매입, 보증금 5억원 안팎에 서민·중산층 대상으로 전세를 놓겠다는 것이 공공임대 취지에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6년 전 이 땅을 샀다가 개발하지 못해 2500억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던 호반건설은 이번 사업이 성사되면 손실을 한꺼번에 만회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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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신축매입임대 신청…LH “조건부로 심의 통과”
최근 LH는 경기도 하남시 학암동 648번지 일대 위례신도시 9-2블록에 대한 ‘민간 신축매입약정 사업’ 안건을 조건부로 심의 통과시켰다. 이 부지는 호반건설이 2019년 총 2539억원을 들여 매입한 4442평 중 절반인 2165평이다. 분양형 복합개발에 실패한 호반건설이 6년간 아무 것도 하지 못한채 버려뒀던 부지다.
호반건설은 이 부지에 신혼·신생아Ⅱ형 매입임대 형태로 전용 25평 안팎 오피스텔 약 336실을 지어 LH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현재 설계 협의를 진행 중이며 감정평가 거친 뒤 약정을 맺는다”며 “최종 약정 체결 전 하남시 등 인허가 당국으로부터 지구단위계획과 사업승인 가능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호반건설이 감정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약정 체결은 무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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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는 이 부지를 사들여 전세형 공공임대주택인 ‘든든전세주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든든전세주택은 중소형 주택을 시세의 90% 수준에서 전세로 공급하며, 6년 거주 후 분양 전환도 가능하다.
◆1실당 10억원 넘는 오피스텔, 공공임대 맞나?
호반건설 소유 부지는 위례신도시 내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다. 서울지하철 5호선 마천역과 거여역이 1.2㎞쯤 떨어져 있고 세종포천고속도로·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 이용하기도 쉽다. 업계에서는 이를 감안하면 전용25평 주거용 오피스텔 감정가격이 1실당 최소 10억원은 넘을 것으로 본다.
국내 최초 경·공매 AI 퀀트 분석 플랫폼인 땅집고옥션(☞바로가기)에 따르면 올 7월 이 부지 인근 학암동 오피스텔 ‘위례지웰푸르지오’ 전용 85㎡(약 26평) 경매 물건 감정가는 10억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매매가는 지난 6일 8억9000만원이었다. 감정평가액을 감안하면 LH가 이 부지를 사들일 때 투입할 예산은 최소 3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LH 측은 “(위례9블록 오피스텔) 매입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라며 “절반 가격의 전세 보증금에 주택 공급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양재역 인근 든든전세주택의 경우 보증금이 4억원대여서 위례도 4억~5억원대 전세보증금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LH가 아파트도 아니고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에 3300억원이 넘는 혈세를 넣어 매입한 뒤 공공전세로 활용한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오피스텔은 전세보증금만 5억원에 달하는데 이게 서민·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인지 묻고 싶다”면서 “이 돈으로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을 더 짓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결국 국민 혈세로 호반건설이 떠안게 될 손실을 메꿔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LH·호반 “문제 없다”…주민들은 “주거시설 안돼” 반발
또 다른 문제는 이 부지가 원칙상 주거시설이 들어갈 수 없는 상업지역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일대는 학교가 크게 부족해 관할 교육청이 “학령 인구 증가를 유발하는 주거시설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었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과 LH는 “오피스텔은 법적으로 주택이 아니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호반건설 측은 “지구단위계획에도 업무시설(오피스텔)은 지을 수 있고, 학령 인구 최소화를 위해 신혼부부 공급 방식을 택했다”고 했다. 호반건설은 “위례 일대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말도 안되는 논리라고 반박한다. LH가 법적으로 주택도 아닌 오피스텔을 왜 10억원 넘는 고가에 사들여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것. 여기에 오피스텔은 자산가치 향상도 기대하기 어려워 결과적으로 LH 재무 부담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주민들은 과밀 학급 심화와 교통 혼잡을 우려한다. 신혼부부 대상 임대주택 거주기간은 최장 14년이다. 호반건설이 주장하는 학령 인구 감소는 자녀 출산에 따라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LH가 위례신도시의 학령 인구를 잘못 예측하는 바람에 지금도 학교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이 부지에 임대주택을 조성할 경우 당초 계획한 임대주택 비율을 넘기게 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상업지역에 위치해 필지별 임대비율 제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주민들이 염려할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