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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후폭풍에 전세 매물 70% 급감…집값대란이 전세대란 되나

입력 : 2025.06.25 06:00

[땅집고] 강동구 -68.7%, 광진구 -45.4%. 3개월간 집계된 전세매물 감소폭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건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권에서 촉발한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역을 덮치면서 매수 대신 전세로 눈을 돌린 주택수요자들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입주물량 가뭄으로 인해 전세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올해 하반기 전세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땅집고] 신축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대 전경./강태민 기자

■ ‘오늘이 제일 적고, 내일은 더 적다’는 서울 전세 건수

동작구 상도동 ‘상도더샵1차’는 총 1122가구 대단지지만, 전세 매물이 단 2건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전용 132㎡ 대형 평형만 있다. 총 가구의 절반 이상인 전용 59·84㎡ 전세 매물은 아예 없다. 5월에 6건, 4월에 11건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총 1170가구 서울 광진구 광장동 ‘광장현대파크빌10차’ 전세 매물은 단 1건이다. 전용 84㎡ 매물로, 전세 보증금이 9억5000만원이다. 4월에는 8억원에, 지난달에는 9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던 곳이다.

[땅집고] 최근 3개월간 서울 강동구와 광진구, 성북구 등에서는 아파트 매물이 급감했다. /아실

이처럼 서울 전역에서는 전세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24일 아실에 따르면 6월 말 서울 전세 매물 건수는 2만4734건이다. 3개월 전 2만8110건에 비해 12.1% 줄었다. 서울 전세 매물은 지난해 11월 말 3만3076건을 기록한 뒤 올 1월 3만 선 아래로 내려왔다. 이후 등락을 거듭했지만, 줄곧 감소했다.

3개월 간 전세 매물 감소폭이 가장 큰 지역은 강동구다. 2486건에서 779건으로 68.7% 줄었다. 광진구는 921건에서 503건으로, 성북구는 1373건에서 771건으로 감소했다.

[땅집고] 2020년 1분기~2029년 4분까지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아실

■ 전세 마르게 한 대표 요인 ‘공급 가뭄’

이러한 전세 매물 감소는 올해 하반기 더욱 심화할 수 있다. 수요자가 시세보다 비싼 전세 매물이나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그야말로 ‘전세 대란’이다.

전세 매물을 줄인 가장 큰 요인은 공급 가뭄이다. 출근이 용이한 서울 아파트의 경우 꾸준히 수요가 높아 공급이 줄면 전세가와 매매가가 상승한다.

서울 주요 지역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수익성 저하로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착공해야 하지만, 사업성 개선을 위해 공사비와 일반분양 물량 등을 재조정하면서 착공 시기를 미루는 추세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입주 물량은 2024년 1만9606가구에서 2025년 4만9996가구로 늘었지만, 내년에는 4165가구로 대폭 줄어든다. 2027년 입주 물량은 1만1768가구로 추산된다.

[땅집고]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신규 지정 계획안. /제작=임금진 기자

■ 토허제, 갭투자 차단한다더니, 전세 마르게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꺼낸 강남3구와 용산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제도(토허제) 카드도 전세난을 부추겼다. 토허제를 적용받으면 실거주 목적의 매매만 가능하다. 임차보증금을 끼고 매수할 수 없어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을 초래했고, 결국 전세 공급이 줄었다.

실제로 서울시가 강남 전역에 토허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올해 3월23일 이후 강남권에서는 전월세 매물이 급감했다. 3월24일 송파구 전세와 월세 매물은 직전 비교일(21일)보다 각각 6%, 9% 감소했다.

토허제는 풍선효과도 유발했다. 비규제지역인 마포와 성동 등 강남 인접지역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고, 이후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

이외에 임대차 2법 계약갱신요구권 역시 최대 4년간 전세를 가능하게 만들면서 전세 매물을 줄게 했다.

업계에서는 고질적인 공급 부족 속에 서울 수도권 주요 지역의 전세 품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새 정부가 공급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것만으로는 단기간 내 매매가격 상승과 전세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했다.

☞ 관련 기사 : 정부는 집값 잡겠다는데…증권사가 '집값 상승' 단언한3가지 이유

아파트 대체재로 불리는 비아파트 시장도 전세가격 상승이 예고된 상태다. 삼성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이런 상황에서 빌라와 오피스텔의 공급 타격이 더해져 비아파트 전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밝혔다. 입주량과 전세금의 상관관계가 높은데, 입주 물량이 감소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도권 전세금이 상승한다는 전망이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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