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6.12 15:03
[땅집고]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타이거318 스케일타워'를 완전 인수하며 강남대로 신사옥에 대한 지배권을 100% 확보했다.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이 장기 지연되면서, 사실상 그룹 본사의 축을 '강남대로'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건설업계가 주목한 알짜산업,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이 궁금하다면?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5일 현대차그룹은 스케일타워를 보유한 '타이거대체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318호'의 지분 절반을 2532억원에 인수했다. 부동산개발회사인 재권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이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6월, 이 건물을 개발한 SK디앤디로부터 부동산 펀드 지분 50%를 약 2532억원에 인수하며 신사옥 진입을 알렸다. 이후 2년간 해당 건물 전체를 임차해 사용해오다가, 최근 나머지 지분 50%를 동일한 금액에 매입한 것이다. 총 매입가는 약 5064억원에 달한다.

☞관련 기사 : 서울시 제동에 현대차 GBC 포기? 강남역에 신사옥, 양재 사옥 리모델링
타이거318 스케일타워는 지하 6층~지상 19층 규모(연면적 약 4만9378㎡, 1만5000평)의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으로,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 강남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의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분 50%를 인수한 이후 이 건물 전체를 10년간 임차해 신사옥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는 양재동 본사에서 근무하던 제네시스사업본부, 글로벌관리사업본부뿐 아니라 대치동 국내사업본부 인력까지 이전을 완료해 사실상 ‘강남 사옥 시대’를 열었다.
이번 매입 과정에서 현대차는 그룹 계열 금융사를 동원하는 방식 대신 외부 투자자 유치를 택했다. 코람코자산운용의 리츠가 506억원 규모의 투자자로 참여했다.
☞초고령화가 오히려 기회!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이 뭐길래
그룹의 또 다른 신사옥 예정지였던 강남구 삼성동 GBC는 설계 변경, 인허가 등의 이유로 수년째 개발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4년 10조원 들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해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로 개발할 구상이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GBC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하며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GBC 개발에 대한 의지가 점차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과 서울시는 사전협상 재협상 단계로 건축계획을 새로 확정해야 한다.
그룹 내부에선 정 회장이 GBC 건립에 적극적이지 않은 만큼 당분간 개발이 가시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삼성동 GBC라는 ‘그림의 떡’보다, 강남대로라는 실리적 공간에 힘을 싣고 있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