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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제동에 현대차 GBC 포기?…강남역에 신사옥, 양재 사옥 리모델링

    입력 : 2024.07.18 09:33 | 수정 : 2024.07.18 13:25

    [땅집고] 지난해 현대자동차 그룹이 지분 50%를 인수한 뒤 통임대해 새 사옥으로 쓰고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타이거 318 스케일타워’ 빌딩.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근무하던 핵심 부서 인력 상당수가 강남역 인근 신축 빌딩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현대차는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원에 사들인 뒤 초대형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 입주할 계획이었으나, 사업이 지연되면서 ‘강남역’을 중심으로 인력 재배치에 나선 것이다. 양재동 본사는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삼성동 땅이 방치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가 오피스 지분 매입과 리모델링에 수천억원의 비용을 투입하자 일각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삼성동 GBC’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 시절 GBC 부지를 매입한지 올해로 10년째인데 정의선 회장 취임한 뒤 개발 사업이 뒷전으로 밀렸다”면서 “양재동 사옥 리모델링, 신사옥 매입 등으로 GBC 포기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차그룹, 강남역 초역세권 오피스 통째로 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타이거 318 스케일타워’ 빌딩 지분의 50%를 2532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이 건물 전체를 10년 동안 임차해 양재동 본사를 잇는 핵심 신사옥으로 활용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 곳에 당초 양재본사에서 근무하던 제네시스사업본부와 글로벌관리사업본부를 비롯해, 대치동에 있던 국내사업본부 등 현대차그룹 핵심 부서 인력들이 이전해 업무를 시작했다. 앞으로 이 곳에서 직원 2000명 정도가 근무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타이거 318 스케일타워’에서 근무할 인력도 추가 모집 중이다.

    현대차그룹 신사옥이 된 ‘타이거 318 스케일타워’은 SK디앤디가 시행한 건물로 지하 6층~지상 19층, 연면적 4만9378㎡(약 1만5000평) 규모 프라임급 빌딩이다.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이 지나는 강남역으로부터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초역세권 입지다. 지하 1층~지상 2층 상업시설은 현재 야외 조경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상 3층부터는 사무 공간으로 활용한다.

    [땅집고] 현대자동차 그룹이 진행 중인 채용 공고 중 근무지가 ‘서울(강남)’이라고 적힌 본부 목록 일부.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양재본사에는 상품본부, 품질관리본부를 비롯해 스탭 부서 위주가 남았다. 현재 건물 지하 1층~지상 4층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당초 1층은 자동차 모델을 배치하는 쇼룸격 로비, 2층은 휴게공간 및 강당, 3~4층은 사무공간으로 각각 쓰고 있었다. 오는 2026년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직원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일부 부문 직원들은 지난 4월 서울 강남 위워크 타워를 빌려 입주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선릉역과 역삼역 사이에 있는 이 건물 12개층을 빌려 업무공간으로 쓴다. 올해 상반기에 임차인인 위워크와 전대차계약을 맺었다.

    GBC는 뒷전?…개발 무기한 연기 가능성도

    [땅집고] 현대자동차 그룹이 정몽구 회장 재임 시기인 2014년 약 10조원에 매입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GBC 부지가 공터로 남아 있다.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뿔뿔이 흩어져 있던 인력을 삼성동 GBC가 아닌 강남역 신사옥으로 모으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미 강남권에 신사옥을 짓겠다며 땅을 사둔지 10년째인데도 굳이 다른 업무공간을 찾아나선 것은 그룹 내부에서 GBC 개발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삼성동 일대 부지를 10조원에 매입한 뒤 105층 높이 GBC 건물을 핵심 사옥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공사비 문제로 GBC 높이를 55층으로 축소하는 대신 2개동으로 짓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이에 서울시가 현대차그룹이 개발 사업과 관련한 인센티브를 받은 만큼 초고층 건립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제동을 걸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층수를 낮추는 조건으로 현대차의 공공기여금을 1조7000억원에서 3조원까지 올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땅집고] 현재 현대자동차 그룹은 서울시와 GBC 건립 층수를 놓고 갈등 중이다. 서울시는 원안대로 GBC를 105층에 준하는 초고층으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대차 그룹은 공사비 문제를 들며 건물을 55층 수준으로 낮추되 여러개 동으로 나눠 짓는 대안을 제시했다. /인베스트조선

    이를 두고 표면적으로는 서울시와의 갈등이 GBC 사업을 발목잡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의선 회장의 ‘실리주의’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 회장에게 GBC 사업이 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것. 상징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그가 초고층 빌딩 개발보다는 전기차·수소차, 미래항공모빌리티 등 신사업 내실 강화에 방점을 둔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여금을 포함해서GBC 건립에 5조원이상이 필요하다. 빌딩을 짓기보다는 5조원을 신규 사업에 투자해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하겠다는 것이 정 회장의 구상이라는 것.

    현대차 관계자는 “GBC 사업은 현재 답보 상태“라면서도 ”빠른 시일 내 제안서를 보완해 제출하고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그룹 내부에선 정 회장이 GBC 건립에 적극적이지 않은 만큼 당분간 개발이 가시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과거 부지를 매입할 때 대출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현금을 투입했기 때문에 사업 지연에 따른 부담도 적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이 GBC 부지를 팔고 싶어한다는 말도 돈다“며 “하지만 현재 땅 가치가 20조원에 달하는데 이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기업이 국내에선 없어 매각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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