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17 16:39 | 수정 : 2025.03.17 17:35
[땅집고] 홈플러스 법정관리 사태가 리츠 시장까지 부실이 전염되는 가운데, 이달부터 홈플러스로부터 임대료가 끊긴 사례가 나오면서 개인 및 기관 투자자의 투자금 전액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 홈플러스 '폐점 폭탄'에 2000억 KB리츠 도미노 붕괴?…차입금 만기 비상
☞관련기사 : 홈플러스 '폐점 폭탄'에 2000억 KB리츠 도미노 붕괴?…차입금 만기 비상

업계 2위를 기록했던 대형 마트 홈플러스가 인구 유입 부족 등 자연스러운 이유로 경쟁력을 상실한 것이 아닌,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갑작스런 기업회생절차로 인해 건물의 핵심 가치인 임대 수익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MBK파트너스의 무책임한 행보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 YG엔터도 100억원 날릴 판…곳곳서 “홈플러스 임대료 끊겼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이 운용하는 리츠 자산인 홈플러스 울산동구점은 기업회생신청 절차에 들어간 이달부터 홈플러스가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리츠는 2018년 6월 대한토지신탁이 홈플러스 울산동구점을 매입하면서 만들어졌다. 삼성테스코(현 홈플러스)가 시행사 STS개발을 통해 2008년 울산광역시 동구 일산동 577-1번지에 지하 3층~지상 9층으로, 연면적 5만 8995.66㎡ 규모로 개발했다.
대한토지신탁은 리츠를 설립하고 약 1500억원을 조달해 홈플러스를 매입한 뒤 다시 STS개발에 재임대(세일앤리스백)하는 형태로 홈플러스를 자산으로 담았다.
현재 공시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은행 등 각종 금융권에서 장기 차입금으로 1200억원을 조달했다. 이 차입금 만기는 오는 7월로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당신의 아파트 MBTI, 조선일보 AI부동산에서 확인하기
이와함께 기관 투자자에 365억원을 투자 받았다. 기관 투자자 중에는 YG엔터테인먼트와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최대주주로 지분 27.34%에 해당하는 100억원을 투자했고, IBK투자증권(16%), 유진저축은행(9.57%), 오에스비저축은행(9.57%), 제이티저축은행(8.20%) 등이 참여했다. 임대 보증금은 420억원 규모다.
대한토지신탁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운영이 잘 되고 있었고, 아직까지도 수익률에 큰 문제는 없는 상황으로 홈플러스 측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리츠 운용사들도 임대료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KB부동산신탁은 “현 시점에서 임차인의 임대료 미납분은 없으나 추후 발생하는 임대료 수취에 불확실성이 예상돼 부실자산 발생 위험을 공시한다”며 “홈플러스에 향후 임대료 납부 계획 및 매장 정상운영 여부, 대책 방안 등에 대해 회신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고 했다.
상장리츠인 신한리츠운용은 “당장 임대료를 연체할 위험은 없다”고 밝혔지만, 지난 12일 “홈플러스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홈플러스를 자산으로 담은 리츠는 국내에 총 5개다. 이달 상장 리츠인 신한리츠운용의 ‘신한서부티엔디리츠’(홈플러스 연수점), 비상장 리츠인 제이알투자운용의 ‘제이알제24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홈플러스 강서점), KB부동산신탁의 ‘KB사당리테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홈플러스 사당점) ‘KB평촌리테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홈플러스 평촌점) 등은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임대료 매출채권 수취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공시했다. 홈플러스 울산동구점을 담은 대한토지신탁의 ‘대한제2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리츠까지 합하면 개인 및 기관 투자자의 홈플러스 리츠 투자금은 총 1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 “MBK, 임대료 내세워 건물 팔아놓고 배째라 식…마트 낀 건물 몸값 확 떨어질 것”
홈플러스를 자산으로 담은 리츠는 MBK파트너스가 현금 확보를 위해 우량한 점포를 판매한 뒤 다시 임대해 영업하는 매각 후 재임대(세일앤리스백) 형태로 꾸려진 경우가 대다수다.
리츠 운용사와 투자자 모두 홈플러스의 이름값과 임대료를 믿고 투자했기 때문에 MBK파트너스의 갑작스런 기업회생절차가 무책임하단 비판이 나온다.
임대료가 연체될 경우 1조2000억원 규모 리츠가 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임대료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을 경우 해당 리츠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자산이 경매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대출받은 금액보다 낮은 금액에 낙찰되는 경우 투자자들의 투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아직도 발품파세요? AI가 찾아주는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국내에 매장이 120개나 되는 상위 2위권의 마트인데다 리츠사들이 대부분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형태로 매입했기 때문에 건물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는 다름 아닌 임대료”라며 “임대료가 끊기고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면 제 값을 받기는 불가능하며, 앞으로 마트로 운영 중인 전국 부동산 자체 몸값이 확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