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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공사 구리시 이전 중단"…불붙은 김동연 vs 오세훈 대권 신경전

    입력 : 2025.02.27 10:13

    [땅집고]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21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땅집고] 경기도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 본사의 구리시 이전 절차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구리시가 서울시 편입 의지를 꺾지 않자 결국 칼을 뽑아든 것이다. 일각에서는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방분권에 역행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또 다른 잠룡(潛龍)인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견제구를 날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GH는 자본금 1조7000억 원이 넘고, 연간 매출이 1조원에 달하는 경기도 최대 규모 산하기관이다. 구리시는 2021년 GH 이전 대상지로 선정됐다. 토평동 9600㎡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9층, 전체 건축면적 3만㎡ 규모로 GH 본사 건물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GH는 2031년까지 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관련 기사 : '구리 vs 남양주' GH공사 이전 갈등, 대권 행보 김동연 지사는 뒷짐만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백경현 구리시장은 GH 이전과 서울 편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며 "구리시가 서울로 편입되면 경기도 공공기관인 GH가 구리시에 갈 이유가 없다”고 했다.

    고 부지사는 GH 이전 중단을 선언하면서 오 시장도 비판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구리시와 김포시의 서울 편입 주장이 얼마 전 주장한 지방분권 개헌 취지와 맞다고 생각하냐”며 “오 시장은 지방분권에 역행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구리시와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한 포기 선언을 조속히 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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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부지사의 기자회견은 사실상 오 시장을 향한 김 지사의 메시지를 대신 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자회견문 대부분이 오 시장에 대한 내용이었다. 김 지사가 구리시의 서울 편입을 비판하지만, 이면에는 잠재적인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오 시장에 대한 견제라는 시각이 나온다. 김 지사가 오 시장을 직접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김 지사가 산하기관 이전을 약속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GH 이전을 백지화하면 경기도 행정이 신뢰받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 시장은 2023년 11월 오 시장을 만나 서울 편입을 건의하고 지난해 7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를 거쳐 시민이 가장 원하는 방향으로 서울 편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구리시민 7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66.9%가 서울 편입에 찬성했다.

    [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서울시

    GH 이전을 둘러싸고 시작된 지자체간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 지사가 균형 발전을 명목으로 추진했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별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도내 일부 지자체가 서울 편입을 추진하면서 경기도와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서울시는 조만간 행정구역 개편안을 발표해 경기도 내 일부 시군을 서울로 편입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져 경기도와 서울시간 갈등도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hongg@chosun.com,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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