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2.25 14:23
[땅집고]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후 전세 매물은 씨가 말랐고, 전세가는 거듭 폭등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2011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폭등을 기록했죠. 부디 정책을 발의할 때는 단편적인 생각 말고, 시장에 대한 영향을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진보당과 조국혁신당 등이 ‘무한 계약갱신 청구권’ 관련 법안을 발의 2주만에 철회했으나, 여전히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2020년 8월 ‘계약갱신 청구권’ 도입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급등했고, 전세가격 상승으로 임차인, 임대인의 부담이 오히려 커졌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전셋값 상승은 아파트 매매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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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 무제한 계약갱신청구권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글이 화제다. 작성자는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가로 알려진 삼토시(강승우)다.
그는 무한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면 2020년 8월 계약갱신 청구권 등장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두드러진 다주택자 감소, 전세가 상승,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등이 더욱 심화한다고 분석했다.
삼토시는 “무제한 계약갱신청구권은 사실상 집을 세입자에게 헌납하는 개념이므로, 다주택자 비중을 줄어들게 한다”며 “다주택자 감소로 인해 임대 매물이 줄고,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하면 결국 집을 사기 힘든 형편의 사람들이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무한 계약갱신청구권 같은 다주택자 규제가 가해지면서 서울 다주택자 비중은 감소하고, 전세가는 올랐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주택소유통계’(법인·외국인·국가 보유 주택 제외)에 따르면 다주택자 비중(2가구 이상 보유)은 지난 2019년 15.9%로 정점을 찍은 뒤 2020년 15.8%, 2021년 15.1%, 2022년 14.9%로 3년 연속 감소세다. ☞AI가 매칭해 준 내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집은 어디?!
그는 “임대업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면 다주택자 뿐 아니라 임대업에 나서는 기업의 진입 의욕도 줄고, 공급이 축소된다”며 “직장이나 학교에 따라 이사가 필요한 가구는 임대 매물이 극도로 줄며서 큰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삼토시는 집값 상승 억제 효과가 있는 서울과 수도권 입주 물량도 계약갱신 청구권으로 인한 전세 가격 상승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고 했다.
삼토시는 “2020년은 입주 물량이 늘었던 시기지만, 전세가가 오히려 급등했다”며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에 따른 유통 매물 급감이 전세가격 상승을 초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 전세가와 깊은 음(陰)의 상관관계를 가진 수도권 입주물량은 2011~2020년 연 평균 14만8000가구였는데, 2020년에는 19만4000가구를 기록했다”면서 “2011년~2020년 연 평균 3만7000가구이던 서울 입주 물량도 2020년에는 5만7000가구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고 했다. ☞당신의 아파트 MBTI, 조선일보 AI부동산에서 확인하기
내년부터 공급 절벽으로 인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토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정책을 발의할 때는 임차인을 위해 ‘그 집에 오래 살게 해주면 되겠네’ 등 단편적인 생각보다는 시장에 대한 영향을 우선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