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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숙이라 대출 안 나온다고?" 15억 마곡 롯데 '생숙' 입주 어쩌나

    입력 : 2024.02.06 11:51 | 수정 : 2024.02.06 13:06

    [땅집고]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들어선 생활숙박시설 '롯데캐슬르웨스트' 공사 현장, /김서경 기자

    [땅집고] “84㎡ 분양가가 15억원이었는데, 싹 다 팔렸습니다. 분양가의 60~70% 정도로 대출이 나온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 와서 대출이 안 나온다고요? 여기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A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

    5일 서울 강서구 마곡나루역(9호선·공항철도) 5번 출구 앞 생활형숙박시설(생숙) ‘롯데캐슬 르웨스트’ 현장을 찾았다. 올 7월 준공을 앞둔 만큼, 10층 이상 골조 공사가 이뤄져 있었다. 저층부에는 유리창이 달려 있었으며, 거실과 부엌, 방들이 일렬로 배치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각 게이트(gate)에선 공사 트럭이 분주히 오갔다. 진눈깨비가 내려 흙먼지가 날리지는 않았지만, 바닥에선 흙탕물이 제법 튀겼다.

    [땅집고]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들어선 생활숙박시설 '롯데캐슬르웨스트' 공사 현장, /김서경 기자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지하 6층~최고 15층, 총 876호실 규모 생숙이다. 정부가 이행강제금 카드를 꺼낸 이른바 ‘생숙 규제’ 등장 이후인 2021년 8월 분양했으나, 최고 네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였다. 분양 직후에도 최고 2억원 정도 프리미엄(P)이 붙은 시세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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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정부가 주거 사용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재차 못 박으면서 시세는 수직하락했다. 이후 계약포기 매물만 간간이 거래되고 있다.

    최근에는 준공이 다가오면서 대출 문제가 불거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기관이 생숙을 위험 상품으로 분류하고 대출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계약자들은 입주를 못할 상황에 처했다. 실제로 생숙을 담보로 부동산 대출 상품을 제공하던 주요 시중은행들은 생숙이 ‘불법 주거’ 논란에 휩싸인 이후로 대출 한도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생숙을 취급하지 않는다.

    롯데캐슬 르웨스트 계약자 송민경씨는 “시행사가 ‘주택으로 쓸 수 있고 70% 정도 대출이 나온다’는 말을 믿고 분양받은 사람이 대다수”라며 “이제 와서 분양가의 20% 정도 대출이 가능하다니 기가 막힌다”라고 했다.

    [땅집고] 롯데건설이 짓는 '롯데캐슬 르웨스트' 완공 후 예상 모습. /롯데건설

    생숙을 주거용으로 쓰려면 조건에 맞춰 주거형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해야 하지만,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단지는 ‘마곡지구단위계획’에서 CP2블록에 오피스텔 건립이 가능하고, 호실 당 주차 대수를 종전 120%에서 100%로 조정해야 한다. 강서구에서 계획 변경안을 올리면, 서울시가 처리할 수 있다.

    준공 전 단지이므로, 시행사를 통해 계약자 100% 설계 변경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도 난제다. 분양 계약자들은 용도 변경을 위해 시행사와 시공사 측에 수차례 연락을 했으나, 서로 책임 피하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분양 계약자 A씨는 "시행사는 롯데건설의 결정에 따른다고 하고, 시공사는 시행사와 해결하라고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땅집고] 서울 강서구 '롯데캐슬 르웨스트' 분양대금 추정치(최고가 기준) /김서경 기자

    일각에서는 이 단지로 인해 금융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계약자들이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롯데건설이 추진하는 ‘마곡 마이스(기업회의·관광·컨벤션·전시)사업’에 제동이 걸린다는 것이다.

    마곡 마이스 사업은 사업비 약 2조5000억원을 투입해 롯데건설이 추진하는 복합단지 개발사업이다. 롯데건설은 이 사업을 위해 SD AMC, 다원디자인, 메리츠증권, 대저건설 등과 함께 ‘마곡마이스PFV’를 만들고, 첫 분양단지로 생숙 ‘롯데캐슬 르웨스트’를 선보였다. 이후 롯데건설은 생숙 분양대금 1조2000억원과 기타 금액을 합해 본PF로 조달했던 대출금 2조5000억원(2021년 6월 기준)을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곡마이스PFV는 ‘롯데캐슬 르웨스트’ 시행사로, 대표는 롯데건설 상무로 알려져 있다.

    [땅집고] '마곡PFV' 주주 구성 현황. /금융감독원

    롯데건설 관계자는 “생숙 분양대금 총 1조2000억원은 마곡 마이스 사업의 일부”라며 “분양대금은 본 PF 상환뿐 아니라 공사비나 다른 금융비로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곡PFV는 건설·재무·전략 등 총 11개 주주로 구성돼 있어 롯데건설 직원을 책임자로 보기 어렵다”며 “실제 회사 운영은 마곡 AMC(자산관리사)가 맡는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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