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1.29 13:59 | 수정 : 2023.11.29 14:38
카카오, 건축 공사비 ‘4400억’ 수의계약 정황 포착
데이터센터 1436억, 서울아레나 3008억
김정호 총괄, 업체 선정 과정 및 결재·합의 과정 의구심
데이터센터 1436억, 서울아레나 3008억
김정호 총괄, 업체 선정 과정 및 결재·합의 과정 의구심
[땅집고] “결재 없이 업체를 정하는 게 말이 됩니까. 다른 회사에선 상상도 못하는 일입니다.”(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
29일 기준 시가총액 22조5804억원을 기록, 코스피시장 시총 14위에 오른 카카오의 업체 계약 절차가 도마 위에 올랐다. 카카오는 최근 안산 데이터센터(IDC)와 서울아레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비리 제보를 접수해 내부 감사 중이다.
■ 카카오, 비리 접수 완료…감사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에 준공한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2025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준공 예정인 K팝 공연장과 극장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복합문화공간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제보를 접수했다.
제보는 카카오가 공개 입찰 대신 특정 업체와 수의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대기업 계열사에 몰아줬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해당 건은 회사 내 유관 부서에 인입되어 회사 차원에서 사실 관계 파악과 내부적인 전면 감사절차를 하고 있다”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경우 총 3곳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개 입찰을 거쳐 시공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 총 4000억원, 모두 ‘한화’가 맡았다
공교롭게도 두 현장은 모두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한다. 한화 측은 모두 적법한 과정을 거쳐 성사된 계약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입찰을 통해 수주했고, 서울아레나는 대우건설이 시공사 지위를 포기한 이후 카카오가 먼저 제안해 도급 계약이 이뤄졌다”고 했다. 이어 “한화 건설부문은 국내 시공사 중 유일하게 아레나 실적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한화 건설 부문은 서울아레나 시공권을 확보한 뒤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아레나, 일산 CJ라이브시티에 이어 국내 세 번째 아레나 시공 경험을 쌓게 됐다. 이중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국내 첫 전문 공연장으로, 이달 30일 개장한다.
■데이터센터·서울아레나 뭐길래?
지난 9월 말 문을 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카카오가 처음으로 자체 구축한 데이터센터다.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에 있으며, 서버용 컴퓨터 최대 12만대를 보관할 수 있다. 카카오는 내년 1분기부터 센터를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공사 금액은 총 4249억원 규모다. 이중 건설사와 계약한 건축·토목에 해당하는 금액은 약 1436억원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3000억원대 공사비를 지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서울시와 함께 도봉구에 선보이는 ‘서울아레나’ 건축비로, 약 300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두 공사금액을 합하면 총 4444억원에 달한다.
‘서울아레나’는 연면적 11만9096㎡ 부지에 아레나급 음악 전문 공연장(1만8269석)과 중형 공연장(2010석), 대중음악 지원 시설 등을 짓는다는 사업안이다. 최대 2만8000명까지 동시에 수용할 수 있어 서울 동북권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2015년 복합문화시설로 계획된 이후 2025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인허가와 공사비 인상 등으로 인해 여태 착공하지 못했다.
■ 김정호 총괄 “이게 말이 됩니까”
이번 수의계약 논란은 최근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폭언 논란 이후 해명글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김 총괄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회의 당시 직원들을 향해 ‘X병신’이라는 용어를 써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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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괄에 따르면 임원과 부사장 등 총 7명이 참석했던 이날 회의는 내년 1월 시작하는 제주도 프로젝트(ESG센터) 관련한 자리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카카오 임원(미등기 포함)은 총 24명이다.
김 총괄은 “새 프로젝트에 올 12월 완공되는 카카오 AI 캠퍼스 건축팀 28명(카카오 스페이스 직원)을 투입하자고 제안했으나, A임원이 ‘그 팀은 제주도를 싫어할 것이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700억~800억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 데 모두 가만히 있는가’라고 했다”며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사례 2가지를 모두에게 이야기하며 이런 '개X신'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고 했다”고 밝혔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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