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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이웃의 배신…롯데슈퍼, 돈 더달라며 '여의도1호' 재건축 발목

    입력 : 2023.10.27 09:58 | 수정 : 2023.10.27 10:58

    박원실 여의도한양 정비사업운영위 위원장 인터뷰-상

    [땅집고]박원실 한양정비사업운영위원회 위원장./박기람 기자

    [땅집고] “시공사 선정 총회가 미뤄졌다고 해서 여의도 한양 재건축 속도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겁니다. 만에 하나라도 사업이 늦어져 배상문제가 생길 경우,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이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

    최근 여의도 일대 재건축 사업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업계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선정으로 종상향 혜택을 입은 뒤 곧장 시공사 선정 총회에 나서며 ‘여의도 1호 재건축’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에서 위반 사항이 나타났다며 시공사 선정 총회가 잠정 연기되며 잡음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의도 한양이 이번 사태로 인해 ‘여의도 1호’ 타이틀을 반납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땅집고 취재진과 만난 박원실 여의도한양 정비사업운영위원회 위원장은 “롯데슈퍼와의 협의만 마무리하면 ‘여의도 1호 재건축’ 여의도 한양은 다시 날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50년 동안 단지 내에서 장사한 롯데슈퍼가 대기업으로서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해서 잘 협조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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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여의도 한양 아파트./박기람 기자

    <이하 일문일답>

    -서울시가 신통기획 핵심 사업지인 여의도 한양 재건축에 제동을 건 원인이 무엇인가.
    “여의도 한양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확(신통기획)이 아니라면 재건축 자체가 불가능한 단지다. 용적률이 274%로, 재건축하면 세수 부담금이 많아 리모델링까지 고려할 정도로 사업이 멈춰있었다. 서울시에서 신통기획을 통해 3종 일반에서 상업지역 종상향 인센티브를 받으며 용적률이 600%로 늘어나 재건축이 가능해졌다.

    신통기획에 따라 여의도 한양은 올해 초 최고 56층 아파트 956가구와 오피스텔 128실 규모 재건축을 확정했다. 곧장 시공사 선정 절차에 나서며 여의도 내 16개 재건축 중 속도가 제일 빨라 ‘여의도 1호’가 됐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근래 재건축 업계에서도 보기 힘든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며 서울 시내에서 가장 낮은 평당 공사비를 유치했다.

    그런데 이 과정 중에서 인허가권자인 서울시가 최근 사업시행자 KB부동산신탁의 시공사 입찰 공고 내에 미포함 부지인 상가(롯데슈퍼) 부지가 들어간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KB부동산신탁 확인 결과 위반 사항은 없지만, 절차 상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당초 29일로 예정한 2차 시공사 선정 일정이 밀리게 됐다. “

    -서울시 제동으로 여의도 한양이 ‘제2의 압구정3구역’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

    “여의도 한양은 (서울시 신통기획 지침을 어겨 재건축 속도가 늦어진) 압구정3구역과는 다르다. 압구정3구역은 설계사무소에서 서울시 지침인 용적률 300%를 분명히 위반한 건이고, 여의도한양은 위반이 아닌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정도다. 서울시는 정비구역으로 확정하지 않은 롯데슈퍼를 사업 부지에 포함한 상태에서 시공사 선정을 진행한 점을 문제로 본다.

    이 말인즉, 롯데슈퍼와 협의만 마무리하면 사업은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롯데슈퍼 측과는 다양한 각도로 접촉하며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에서도 롯데슈퍼와의 교통 정리만 해서 오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한 상태다. “

    [땅집고]여의도 한양 단지 내 상가인 롯데슈퍼. 롯데슈퍼 측이 2년간 협의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여의도 한양 재건축 사업의 마지막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박기람 기자

    -단지 내 상가는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 협상 진행 상황은?

    “여의도 한양은 42번지고, 단지 내 상가인 롯데슈퍼는 42-1번지다. 롯데슈퍼 부지는 450평 수준으로, 전체 부지의 4% 수준이다. 단지 내 상가를 여의도 한양 재건축 사업지로 정비구역 확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공사 선정을 한 것인데, 이 점이 서울시의 심기를 거슬렀다. 서울시 주문대로 이 부지를 제척하고 진행해도 됐다. 그래도 단지 내 상가와 같이 재건축 하면 보기에도 좋고 서로 윈윈이라고 생각해서 2년 동안 협의했다. 상대가 대기업이라 협의가 잘 이뤄질 줄 알았다. 그런데 롯데슈퍼 측에서는 설계사인 해안건축이 제시한 세 가지 안을 모두 거절했다.

    결론은 돈을 더 많이 달라는 얘기다. 이 부분은 운영위원장인 저나 KB부동산신탁이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다. 소유주 총회를 열어야 해서 롯데슈퍼 측에 ‘원하는 금액을 제시하면 총회를 열겠다’고 했었다. 금액 면에서 갈등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협의가 곧 된다고 본다. 롯데슈퍼는 지난 50년 동안 여의도 한양 내에 있으면서 여의도 한양뿐 아니라 여의도 주민들과 상생했다. 롯데슈퍼가 주민 생존권을 위해서라도 잘 협조해 줄 거라고 보고 있다. ”

    -그렇다면 시공사 선정 총회 등 남은 일정은 어떻게 진행하나.

    “롯데슈퍼와의 협의만 빨리 끝나면 재건축 일정은 다시 탄력을 받는다. 물론 절차상의 시간은 걸린다. 롯데슈퍼와의 MOU 등을 맺어서 영등포구청과 서울시에 올리면 도계위, 수권소위에 상정해서 정비계획 변경고시가 나와야 한다. 서울시에서도 신통기획에 걸맞도록 협조하겠다고 한 만큼 빠른 속도를 기대하고 있다.

    -여의도 한양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시공사 선정 등 일정이 밀리고 잡음이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 운영위원장으로서 여의도 한양 주민들께 미안하고 송구스럽다. 여의도 한양은 지금껏 ‘여의도 1호 재건축’이라는 타이틀로 불려 왔다. 시공사 선정 일정이 늦어졌다고 해서 ‘1호’ 영예를 뺏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만일 그 과정에서 배상문제 생기면 신탁사가 책임지도록 분명히 할 것을 약속한다.”/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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