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0.20 07:00
[땅집고]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2000년 문을 연 이후 지역 핵심 생활편의시설 역할을 하던 이마트 천호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개점한지 24년만인 올해 이마트 천호점 건물을 철거하고 이 곳에 45층 높이 고층 주상복합 빌딩을 짓는 계획이 나왔다.
이달 서울시는 천호·성내재정비촉진지구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마트 천호점 건물이 들어서있던 강동구 천호동 454-1번지에 대한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 기존 소매시장(백화점) 시설을 폐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고시했다.
■6층 높이 이마트 천호점 역사 속으로…45층 오피스·오피스텔 들어선다
이마트 천호점 부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지하철 5호선과 8호선 두 개 노선이 지나는 천호역과 맞붙은 초역세권이다. 건물은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인데 1985년 5월 사용승인을 받고 올해로 38년째라 노후화가 심한 편이다. 현재 이마트 측에서 일부 시설보수를 통해 영업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점포와 비교하면 다른 층으로 이동을 돕는 무빙워크가 없어 불편한 데다 기계식 주차 시스템이라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인근 천호대로변 교통체증을 불러온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서울시는 이 공문에서 “대상지는 주변에 다수의 오피스텔과 공동주택 등이 입지하고, 지속적인 개발 압력이 있는 지역”이라며 “온라인 쇼핑 활성화 및 코로나19 등 사회적 여건 변화에 따라 시장 유지 필요성이 저하됐고, 역세권에 위치한 대상지의 효율적 토지 이용을 위해 도시계획시설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마트 천호점 부지를 직접 보유하고 있던 주식회사이마트는 2019년 11월 이 땅을 1354억6523만원에 매각했다. 3.3㎡(1평)당 가격을 계산하면 9750만원 정도다. 이마트가 창사 이래 2019년 2분기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영업손실을 내면서 자산 유동화 차원에서 부지와 건물을 매각한 것이다. 땅을 매각한 뒤 이마트 천호점은 월세 1억685만원에 임대차계약을 맺고 운영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건물주가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개발 계획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밟고 있어 지금으로서는 이마트 천호점이 구체적으로 언제 폐점하게 될지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부지 개발이 본격화하면 점포가 문을 닫아야 할 수 밖에 없다.
서울시 고시에 따르면 이마트 천호점 부지 법적 용적률은 800% 이하며 건폐율은 60% 이하다. 앞으로 이 부지에는 지하 6층~지상 45층, 총 139.3m 높이 오피스와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등 건물 3개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행은 마스턴투자운용이 맡는다.
앞으로 마스턴투자운용은 도시계획시설상 폐지된 시장 면적 2109㎡ 중 5%(105.45㎡) 이상을 공공시설 등 건축물로 조성해 서울시에 공공기여해야 한다. 구체적인 공공기여 내용은 건축허가 전까지 강동구 측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이마트 핵심 점포 줄폐업…올해 2분기 520억 영업손실
앞서 이마트는 올해 9월 같은 강동구에 있던 명일점 점포를 22년만에 폐점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마트 명일점은 지하 4층~지상 6층 규모로, 지하철 5호선 고덕역 바로 앞에 있는 알짜 입지였다. 2000년 신세계가 해태유통으로부터 이 부지를 405억원을 주고 인수했을 당시 가양점, 은평점과 함께 서울의 3대 핵심 점포로 꼽히기도 했는데, 결국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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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유통 구조가 오프라인 위주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이마트를 비롯한 전국 곳곳 대형 쇼핑몰이 폐점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 유통사가 출점하는 점포마다 매출과 이익이 성장세를 보였지만, 고객들이 편리하고 신속한 온라인 쇼핑으로 대거 방향을 틀면서 문을 닫아야만 하는 지점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의 경우 2017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5669억원으로 매년 5000억원대 이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2021년에는 3168억원, 지난해엔 1451억원까지 하락했다. 올해 2분기에는 5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손실 규모가 407억원 늘어난 것이다.
올해 2분기 이마트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자 증권가에선 일제히 이마트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당초 업계에서 예상했던 것 보다 유통업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디고,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사업 경쟁력이 우려된다고 분석한 결과다.
이마트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폐점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성수점, 6월 광명점과 이수점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올해 하반기 광주점까지 폐점하면 올해에만 굵직한 4개 점포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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