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0.05 14:15 | 수정 : 2023.10.05 14:18
[땅집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대적으로 소규모 계열사들을 동원한 이른바 ‘벌떼입찰’ 단속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흥건설이 여전히 가족회사를 통해 ‘벌떼 입찰’에 나서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중흥건설은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을 인수할 정도로 벌떼입찰로 사세를 키운 지방 건설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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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올 8월 25일 인천도시공사(iH)가 공고한 인천 검단 공동주택용지 AA24 블록 입찰에는 총 68개 기업이 참여했다. 택지의 공급금액은 2198억원으로 공동주택 1086가구를 지을 수 있는 규모다. 이 입찰에서는 SMㆍ호반ㆍ중흥ㆍ보성 등 최소 11개 기업에서 2곳 이상의 계열사를 동원한 벌떼 입찰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달 11일 진행한 추첨에서 중흥그룹 5개 계열사 중 한 곳인 새솔건설이 당첨됐다. 중흥그룹에서는 “높아진 공급주체 신청자격 요건에 충족하는 법인이 참여했다”는 입장이지만, 벌떼 입찰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솔건설은 위례A3-10, 오산세교A4, 완주삼봉, 파주운정A9 등 공공택지 네 곳의 시행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분양을 완료했으며, 예상 분양 매출은 1조2250억원에 달한다. 공공택지 사업지를 네 곳이나 마무리 지었을 정도의 실력이 있는 건설사이지만, 실상은 중흥그룹 3세 승계를 위해 만들어진 소규모 회사다.
새솔건설 본점은 광주광역시에 있고, 직원 수는 19명이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대우건설 회장)이 지분 100%를 갖는 개인회사인 중흥토건이 지분의 75%를, 나머지는 정 부회장의 아들(20%)과 딸(5%)이 나눠 가진 이른바 ‘가족회사’다. 중흥건설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47곳으로 가장 많은 계열사를 동원해 공공택지를 낙찰 받았었다.
해당 자료를 입수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강대식 의원(국민의힘·대구동구을)은 “1개 필지만 조사했는데도 편법 정황이 나타난 만큼 지자체 산하 공사의 택지 입찰에 이런 벌떼입찰이 횡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공공택지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벌떼 입찰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현재 수도권 일부 지역에만 적용하고 있는 1사 1필지 제도를 수도권 전역이나 지방 광역시로 확대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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