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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실적 1%' 포스코이앤씨의 굴욕…사우디 등에 업고 사우디 수주 물먹어 [건설사기상도]

    입력 : 2023.09.26 07:36 | 수정 : 2023.09.26 16:10

    [땅집고]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포스코이앤씨

    [땅집고] 포스코이앤씨는 내년 창립 30주년을 맞아 2035년까지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가운데, 해외 사업 내용은 쏙 빠져 있다. ‘빅5’로 분류하는 대형 건설사들도 해외 사업을 포함해야 매출액 20조원을 겨우 달성하는데, 포스코이앤씨 해외 사업 수주고는 계속 바닥이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지분 38%를 가지고 있고, 이사회 이사 6명 중 사외이사 2명은 PIF에서 직접 앉힌 외국인일 정도로 해외 사업에 진심인 회사였다. 2011년만 해도 국내 건설사 중 해외 수주액 2위를 차지하고, 빠른 해외 사업 성장세로 2015년 PIF의 투자를 유치해 냈다. 이처럼 해외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데도 최근 몇 년새 해외 사업 실적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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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임금진 기자

    ■ 한 땐 2위였는데…’네옴시티’ 사우디 등에 업고도 비중 1%대 굴욕

    해외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의 해외 사업 계약액은 2010년 26억9861만 달러(약 3조 6000억원)로 나타났다. 그해 해외 사업 계약을 딴 국내 건설사 중 4.56%를 차지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2011년 계약액 69억524만 달러(약 9조 2600억원)에 비중 11.68%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70억6791만 달러ㆍ11.95%)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주고를 올린 것. 2012년부터 2018년까지는 많으면 비중 7%대, 적어도 3% 후반을 유지했다.

    한성희 사장이 취임한 첫해인 2020년은 그나마 계약액 17억6556만 달러 수준으로 비중 5%를 지켰다. 그러나 그 다음 해부터 계약액 9억9422만 달러에, 비중 3.25%로 실적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위기가 제대로 드러난 건 작년이다. 포스코이앤씨에게 유리한 사우디아라비아 메가 건축프로젝트 ‘네옴시티’ 수주전이 열렸는데도 계약액 3억6909만 달러에 비중 1.19%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PIF를 등에 업은 유리한 환경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앞으로도 해외 실적은 개선 여지가 낮을 전망이다.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본인들한테 유리한 사우디 수주전에서도 성과를 못 내고, 비전 선포식에서도 구체적인 해외 사업 목표를 내놓지 못했다”며 “포스코이앤씨가 해외 사업에서 손을 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관련기사: [단독] 포스코이앤씨, 해외사업단 폐지…해외 시장 포기했나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몇 년 새 해외 관련 부서도 대폭 축소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해외 사업 축소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해외 사업 부문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확대할 계획으로 조직을 개편한 것”이라면서 “신비전 선포식에서도 해외비중 목표를 30%로 계획하고 조직과 인력 확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도시정비ㆍ친환경에 열 올리는 이유? 해외 못 해서”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사실상 역량ㆍ경험 부족으로 해외 사업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이앤씨 전직 관계자는 “쉽게 말하자면 PIF가 포스코이앤씨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가 완전히 망한 케이스”라면서 “앞서 포스코이앤씨는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해 전 세계 네트워크를 확보했으나, 해외에서 몇 번 실패하자 잔뜩 위축돼 해외 사업 길을 스스로 막아버렸다”고 했다.

    2011년 포스코이앤씨는 중동시장에 집중하던 경쟁사와 달리 미개척 유망 지역인 칠레 페루 등 중남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당시 파격적인 성과를 이뤘다. 그 이후 브라질, 에콰도르, 베트남 등 해외 사업장으로 확장했으나, 횡령ㆍ배임 등 사건에 투자 실패까지 잇따르며 내부 분위기가 바뀌었다.

    특히 사건 터졌을 당시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당시 포스코건설(현 포스코이앤씨)에서 경영기획실장을 맡고 있었다. 사건들을 직접 겪은 최 회장이 해외사업에 대해 불신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사업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회장 심기를 거스르기 싫으니 밑에서도 눈치껏 해외 대신 국내 재건축ㆍ재개발이나 리모델링, 친환경 사업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이앤씨

    ■ 사명 바꾸며 ‘친환경’ㆍ국내 정비사업에 올인…업계선 “글쎄”

    실제로 포스코이앤씨는 해외 시장을 공격적으로 파고 드는 다른 건설사와 국내 재건축ㆍ재개발 사업과 친환경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한 사장은 지난 19일 포스코이앤씨 비전선포식에서 올해 업계 최고 수준인 3조원대 재건축ㆍ리모델링 사업 수주액을 올렸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내년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친환경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포스코이앤씨는 올 3월 사명을 포스코건설에서 포스코이앤씨(Eco & Challenge)로 바꿨다. 사명 변경 이후 포스코이앤씨는 수소 플랜트,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 모듈러주택 등 친환경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친환경 사업으로 돈을 벌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B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친환경은 ESG처럼 업계에 부는 트렌드 같은 것”이라면서 “보기엔 좋지만 매출액을 늘리는 새로운 먹거리로 보기 힘들고 보여주기식에 그칠 가능성 높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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