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8.22 07:33
[건설사 기상도] 포스코이앤씨① 시공능력평가 4위→7위로 떨어져…나 홀로 수주 '광폭 행보'
[땅집고] ‘최장 연임’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임기 4년차를 맞아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다. 시공능력평가는 4년 만에 5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영업이익은 작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 사장은 공격적인 도시정비 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인상 등으로 다른 건설사들이 작년 말부터 본격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업계에서는 한 사장이 수주 실적을 올려 연임에 나서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한 사장이 5년 연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정권이 바뀐 이후 한 사장의 연임을 결정할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교체가 확실시되면서다.
업계에서는 한 사장이 수주 실적을 올려 연임에 나서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한 사장이 5년 연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정권이 바뀐 이후 한 사장의 연임을 결정할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교체가 확실시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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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권 이탈’ 포스코이앤씨, 시공능력평가 4위→7위…영업이익도 뚝뚝
국토교통부가 올 7월31일 발표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시공능력평가액 8조9924억원으로, 지난해 4위에서 세 계단 내려간 7위에 머물렀다. 4년만에 5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포스코이앤씨 순위가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경쟁사들의 약진이다. 경쟁사인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1년 새 평가액을 높이며 5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떨어진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골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익성 약화도 포스코이앤씨가 안고 있는 큰 과제다. 국내 건축 부문 비중이 42.7%로 높아 부동산 시장 흐름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이번 역시 불황이 덮치면서 실적에 바로 드러난 것. 영업이익은 4409억원에서 3086억원으로 30% 떨어졌다.
지난해 매출액(연결 기준)은 9조4352억원으로 전년(8조1986억원)보다 15.8% 늘었으나, 나가는 돈인 매출원가율이 직전 연도(89.1%)보다 오른 92.5%로 집계됐다. 올해에도 실적 하락세는 이어지는 상황이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9% 늘어난 2조363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2% 줄어든 551억원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나 홀로 수주 ‘광폭 행보’…내년 여의도·성수·압구정 노리나
한 사장 부임 이후 포스코이앤씨는 도시정비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9년까지만 해도 포스코이앤씨 도시정비 사업 수주실적은 1조원대였다. 그러나 한 사장 부임 이후 2020년 2조7000억원, 2021년 4조213억원, 2022년 4조5892억원으로 3년 만에 4.5배가 뛰었다.
특히 올 상반기에만 2조3144억원에 달하는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올려 도시정비 사업 수주실적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조5558억원)와 비교해 50% 가까이 늘었다. 리모델링 사업부문에서만 2조원에 가까운 수주고를 올렸다. 도시정비 사업으로는 ▲서울 방배신동아(재건축), 신당 8구역(재개발), 대전 도마변동2구역(재개발) 등을 수주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 하반기에도 서울 강남, 송파권과 여의도 재건축 사업지에서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내년에 열리는 여의도·성수·압구정 수주전을 앞두고 탑 3 건설사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한 초석을 쌓고 있다”며 “사실상 상반기 수주 실적은 의미가 없는데도 ‘실적 1등’이라고 어필하는 것도 수주 강점 포인트로 내세우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불황기 수주는 ‘폭탄’, 미래 사장에게 공 넘기기”
건설업계에서는 포스코이앤씨의 공격적인 수주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의 수주는 실적이지만, 반대 상황에서의 수주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이앤씨의 수주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점도 우려의 대상이다.
익명의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ㆍ재개발사업은 일반 분양이 있지만, 리모델링은 일반 분양이 적어 조합원 돈으로 모든 사업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 리스크가 매우 크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역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들이 위험해서 안 가는 길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간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큰 결심”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한 사장이 5연임에 나서려는 초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이앤씨 임원 임기는 1년으로, 매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한 사장은 작년에도 4연임에 성공해 사내 최장수 CEO 반열에 올랐다. B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장 연임 등을 염두에 두지 않는 이상 이런 무리수를 둘 리가 없다”며 “정비사업은 빨라도 7~8년 뒤에나 사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한 사장이 연임을 해도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 사장의 최장 연임 신화는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최 회장에 대한 교체 시그널을 꾸준히 보내고 있다. 최 회장이 사퇴할 경우, 계열사 사장들의 전면적인 교체로 이어질 전망이다. 공기업이었던 포스코는 1990년대 민영화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정부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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