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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무도''친절한 금자씨'에 나온 회현시민아파트, 연내 철거도 불투명

    입력 : 2023.09.18 14:46 | 수정 : 2023.09.18 18:53

    [땅집고] 올해로 준공 54년을 맞은 서울 중구 회현동 제2시민아파트(회현 시범아파트). 16평 짜리 340가구 규모 아파트로, 10층 높이인데 엘리베이터가 없고 특유의 으스스한 분위기로 영화 촬영장으로 많이 쓰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낡을 대로 낡은 분위기로 영화 ‘친절한 금자씨’, MBC 예능 ‘무한도전’ 등의 촬영 장소로 유명한 서울 중구 회현동 제2시민아파트(회현시범아파트). 온라인을 중심으로 오는 10월부터 본격 철거한다고 전해졌으나, 철거 일정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고 연내 철거도 불투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현시민아파트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역점 사업을 벌이고 있는 ‘토지임대부 주택’이다.

    1970년5월 준공한 회현시민아파트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중 한 곳이자 서울에 마지막 남은 시민아파트다. 서울지하철 4호선 회현역과 명동역 사이 남산 방향 가파른 오르막길에 있다. 38㎡(이하 전용면적)로만 구성한 340가구 규모의 나홀로 아파트다. 10층짜리 아파트인데 엘리베이터가 없고, 6층에 ‘ㄷ’자 모양 구름다리가 있다. 한때는 이주일 등 연예인이나 중산층이 거주하던 시절도 있었으나, 90년대 중후반부터는 노후화하면서 ‘한국판 구룡성채’(홍콩 구룡반도에 있던 고층 슬럼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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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회현시민아파트 주민들에게 올 10월까지 감정평가 보상 기준에 따라 협의 보상을 마무리 짓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340가구 중 34가구가 이주 및 보상을 거부하며 철거 길이 막혔다. 이 단지는 땅은 서울시, 건물은 주민들 소유인 토지임대부 형태의 주택이다.

    시는 주택 형태에 따라 건물에 대한 보상비로 각 가구당 2억3000만원에 이주비용(이사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공공분양주택 입주권을 제시한 상태다. 앞서 입주권을 받은 주민들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나 경기 위례 등으로 갔고, 현재 남은 주민들에게는 서초구 성뒤마을을 제안해 7가구 가량이 마음을 바꿔 협의 보상에 응했다. 시 관계자는 “남은 잔여 가구 주민들과도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땅집고]회현시범아파트 위치도. 4호선 회현역과 명동역 사이 가파른 골목길 위치에 있다. /아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연내 철거도 어렵다. 34가구 중 6가구는 외국인 또는 1가구2주택자여서 입주권 없이 보상금만 받아야 하는 입장이어서 끝까지 나가지 않고 버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주민들은 회현시민아파트 시세가 5억원 상당인데 보상금이 턱없이 낮다고 주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현시민아파트는 실제 매매 거래는 없고, 최근 거래로는 2021년9월 보증금 500만원에 30만원 월세 거래 이력만 있다. 바로 옆에 있는 삼풍맨션아파트 63~64㎡가 지난달 초 4억3000만원으로 마지막으로 거래됐다. 회현시민아파트 평수의 1.7배인 이 아파트는 2020년12월 5억원까지 올랐으나, 2021년1월 곧장 3억6000만원으로 급락했다가 올 1분이 이후 4억원 초반대로 올라왔다.

    시는 강제 철거를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주민 저항으로 인한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로 함부로 나서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과거 시는 2009년 1월20일 서울시 용산구 한 건물에서 농성하던 철거민들을 경찰이 진압하다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한 ‘용산참사’를 겪었다.

    회현시민아파트 철거는 또다시 기약이 없어졌다. 이 단지는 2004년부터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2005년부터 철거를 추진했으나, 주민 반대와 보상 문제로 20년 가까이 표류 중이다. 고(故) 박원순 시장이 보존 중심 도시재생 정책을 반영해 2016년 8월부터 건물 존치 후 청년 예술가와 사업가를 위한 주택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부적합하다는 평가에 따라 사업도 엎어졌다. 지금은 부지 상태나 이미 보상을 받고 나간 주민들 형평성 문제 등으로 인해 건물 철거 후 공공시설 부지로 낙점, 공원을 지을 가능성이 높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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