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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연장 무산이라니…" 호재 없는 은평·삼송, 지금이 기회?

    입력 : 2023.08.29 07:41

    [땅집고] “10년간 신분당선을 기다리면서 은평뉴타운에 아파트를 보유해 왔는데, 신분당선이 무산되면서 팔고 싶어졌습니다. 고점 대비 4억원이나 내렸고, 신분당선 무산되면서 더 떨어지게 생겼어요. 지금이라도 팔까요?” (부동산스터디에 올라온 한 게시글)

    [땅집고] 은평뉴타운 전경/조선DB

    강남 신사역까지 개통된 신분당선을 용산과 수도권 서북부로 연장하는 ‘신분당선 연장사업’이 결국 무산되면서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끓고 있다. 고금리,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락했던 아파트 가격이 올해 초 대대적인 규제 완화로 간신히 회복세를 보이던 중인데, 철도 계획은 이런 분위기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노선이 지날 예정이던 서울 은평뉴타운과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은 대형 산업단지나 일자리가 없어 10년째 ‘베드타운’ 꼬리표를 달고 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요가 많지만, 이 지역에서 이용 가능한 노선은 3호선이 유일하다. 대안 노선 수요가 꾸준했던 만큼, 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신분당선 추진을 단골 공약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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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었던 ‘신분당선’ 결국 무산…집값 어떡하라고

    은평뉴타운 아파트 가격은 8월 들어 주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부터 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오르던 추세였으나, 상승세가 꺾였다는 평가다.

    지난 6월 8억8000만원(4층)에 팔린 ‘상림마을6단지푸르지오’ 전용 134㎡는 이달 초 8억3000만원(2층)에 팔렸다. 약 두 달만에 5000만원 내려간 것이다. 지난 5월 8억원(5층)에 거래된 ‘제각말푸르지오5-2단지’ 전용 84㎡는 이달 중순 7억7000만원(3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가격 상승 신호탄으로 볼 수 있는 아파트 거래량도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아파트 거래량은 올 3월 396건으로 직전달(96건) 대비 312% 늘었으나, 이후로는 150건을 넘기지 못했다. 이달(25일 기준) 거래량은 56건이다. 아파트의 실거래가 신고 기한(계약일로부터 30일)을 고려하면, 최종 거래 건수는 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으나, 100건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삼송역 인근 아파트 가격도 당분간 숨 고르기 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3월 최고가(9억4500만원) 대비 30% 떨어진 가격에 거래된 ‘삼송리슈빌센트럴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7억4700만원(14층)까지 오르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를 줬지만, 현재는 매수세가 확 줄었다.

    덕양구 원흥동 우대빵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과세기준일(6월1일) 이후로는 아파트 매매가가 보합세를 이어왔고, 매수세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분당선 예타 탈락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일부 주민들은 아파트가격이 떨어질까 우려했지만, 실제로 가격 조정을 한 사례는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노선도. /서울시

    ■신분당선 무산이라니…호재가 없네

    지난 2013년부터 추진된 ‘신분당선 연장사업’은 현재 신사역까지 개통된 노선을 용산역을 지나 은평뉴타운과 삼송까지 연결하는 안이다. 이 노선은 지하철 3호선 대안 노선으로, 통일로(연신내~서대문) 일대 극심한 교통난을 완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분당선 연장사업’은 2016년 6월 국토교통부의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신규 사업에 반영됐고, 2017년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대상에 올랐으나, 결국 고배를 마셨다. 2018년 기준 사업비는 1조6532억원, 하루에 3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사업이 추진될수록, 이 사업은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9년 신분당선 연장사업 예타 중간점검 결과 “사업경제성(B/C)이 극히 낮게 분석된다”고 했다. 당시 KDI는 통일로 교통량이 파주·일산·삼성·동탄을 잇는 GTX-A 노선으로 분산된다고 봤다.

    그러다 윤석열 대통령이 노선 연장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다시 실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 초에도 신분당선 연장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땅집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신분당선 관련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

    ■ 주민 반발 극심한데…누군가에겐 지금이 기회?

    해당 지역에선 신분당선 연장안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서북부 주민들은 팽 당했다” “대통령 공약이 좌초되다니” “표 받으려고 거짓말한 정치인들이 책임져야 한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땅집고] 아파트 실거래가 앱 '호갱노노'에서 '삼송2차아이파크'가 실시간검색어 1위에 올라 있다. /호갱노노

    아울러 ‘지금이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 ‘삼송아이파크2차’는 실거래가 플랫폼 호갱노노에서 검색어 1위에 올랐다. 25일 오후 5시 기준 약 2100여명이 해당 단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송동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까지 매수 문의가 확 늘어나진 않았다”면서도 “예타 발표 직전부터 삼송을 중심으로 덕양구 일대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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