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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해제가 가져온 국평 분양가 10억 시대 [붇 이슈]

    입력 : 2023.08.22 11:02

    [땅집고] 2019년 9월 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세종로 소공원에서 미래도시시민연대 회원들이 '분양가 상한제 소급적용 저지 총궐기 대회'를 열고 있다. /장련성 기자

    [땅집고] “분양가 상한제가 풀린 후폭풍으로 앞으로 서울 주요 지역이나 역세권, 이미 인프라를 형성한 지역의 이른바 ‘국평’으로 불리는 국민평형(전용면적 84㎡)은 10억이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6일 3만8000여 명의 이웃을 보유한 비즈니스ㆍ경제 블로거 ‘은퇴연구소’는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서울 아파트 분양가 10억시대와 분양가상한제 해제 효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필자는 글에서 분양가상한제 해제와 맞물려 자재가격 폭등과 인건비 인상이 이뤄지면서 분양가가 높아졌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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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연구소 블로그

    <이하 전문>

    요즘 서울 외곽도 국평(전용면적 84㎡) 분양가 10억 시대가 열렸습니다. 사실 서울에서 분양가 기준 국평 10억 이하를 찾기 어려울 정도죠. 10억 넘게 분양가를 책정해도 척척 다 팔리니 시행사(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가 상한제도 없어졌겠다 옳다구나 라며 분양가를 올려서 건물을 짓습니다.

    이런 분양가가 과연 정상인가라는 질문에서 각종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아래에서는 이토록 분양가가 크게 오른 이유와 앞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 봤습니다.

    2015년 10월 서울의 ㎡당 평균 분양가는 584만원이었습니다. 1평이 3.3㎡니까 평당 1930만원쯤 되는 거죠. 그런데 올 6월 ㎡당 평균 분양가는 무려 968만원으로 올랐습니다. 평당 3193만원이네요. 불과 8년 사이에 분양가가 66% 올랐습니다. 평균적으로 66%지만, 일부 단지의 경우 분양가가 70~80% 오른 곳도 수두룩합니다.

    체감적으로 8~10년 전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5억~6억원인데 지금은 기본 10억원이 넘는 것 같습니다. 서울 외곽인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도 84㎡ 기준 분양가가 10억원대지만, 벌써부터 견본주택은 웨이팅이 3시간이라고 합니다. 즉 분양가 올려치기를 해도 여전히 살 사람들은 줄 서 있다는 말입니다.

    건설사는 자잿값과 인건비 인상을 이유로 분양가를 불가피하게 올렸다고 합니다. 실제로 건설 자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멘트 가격만 보더라도 건설사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014년이나 2021년 톤 당 시멘트 가격을 보면 별 차이가 없습니다. 7년 동안 3800원 올랐으니, 인상률은 고작 5%에 불과합니다. 물가상승률보다도 덜 오른 셈이죠. 1년에 0.07% 오른 셈입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폭증한 시멘트 가격이 올해 정점을 찍었습니다. 불과 2년 만에 톤 당 7만8800원하던 시멘트가 11만9600원으로 무려 74%가 올랐습니다. 게다가 인건비 또한 크게 올랐죠. 최저임금 기준 2016년 6030원에서 올해 9620원으로 59% 올랐습니다. 서울 평균 분양가가 8년 사이 66% 올랐는데, 시멘트 값은 74%가 오르고 인건비는 59% 올랐습니다. 분양가 상승은 어찌 보면 리저너블(합리적)해 보일 정도입니다.

    심지어 최근 순살 아파트 이슈 이후에 제대로 시공하기 위해선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뉴스까지 돌 정도입니다. GS건설이 1000억원 먹으려다가(검단 GS아파트 건설 수익) 4000억 토해내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다른 건설사도 불확실성 때문에 주택사업에 소극적인 스탠스를 취할 여지도 있고 분양가를 올릴 여지도 있습니다.

    2023년부터 강남, 서초, 송파, 용산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은 분양가 상한제가 해제됐습니다. 즉, 국가에서 더 이상 분양가에 대한 간섭과 규제를 하지 않게 됐습니다. 자재가격 폭등과 인건비 인상 이 두 가지가 고스란히 분양가에 얹혀져 버린 겁니다.

    가령 청담동 르엘(구 청담삼익)의 경우, 평당 6000만원 분양가가 예상되는데 59㎡가 대략 15억6000만원 정도 됩니다. 평당 7000만원이라고 해도 18억이죠. 단순 분양가만 놓고 보면 비싸 보이지만, 인근 청담자이가 평당 1억(36평이 36억에 매도됨)이니 18억에 분양받아서 28억에 판다면 마진만 10억입니다.

    강북 국평이 10억 넘는 마당에 청담 노른자 땅, 소위 말하는 1급지 아파트가 59㎡ 기준 18억이면 당연히 청담 잡는 게 맞죠. 안전마진만 10억이 넘으니까요. 이 모든 게 분양가상한제 해제가 불러온 가격 역전 현상 때문에 일어난 겁니다.

    [땅집고]올 1월 윤석열 정부가 밝힌 2023년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국토부

    기본적으로 주식과 달리 아파트는 하방경직이 강합니다. 내가 산 아파트의 가격이 내려가도 팔지 않고 사용수익하기 때문에 가격하락이 발생해도 매물대가 크게 늘지 않습니다. 안 팔고 살면서 버티는 거죠. 극단적으로 금리가 치솟지 않는 한 주담대 이자를 내며 버티면서 사는 겁니다.

    그리고 분양가는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합니다. 1000가구 이상의 아파트도 거래량이 적을 땐 한 달에 2~3건도 채 거래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리고 거래되는 가격이 준거 지표가 되죠. 하락할 때든 오를 때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분양은 기존 조합원을 제외한 나머지 입주자의 거래가 일시에 이뤄지는 역할을 하며 그 거래가격이 바로 분양가입니다. 따라서 분양가는 일종의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하며 이후 거래되는 가격은 웬만해선 분양가 밑으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가격이 그 이하로 하락하더라도 분양받은 사람이 그 아파트를 분양가 이하로 던지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서울 주요 지역이나 역세권, 이미 인프라를 형성한 지역의 국평은 10억이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돼 서울 주요지역에서 분양하는 국평이 8억~9억대로 떨어지지 않는 한 말이죠.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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