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8.18 07:38
[땅집고] “천덕꾸러기 은마가 미도(한보미도1,2차)를 따라잡다니, 45년 동안 겪은 설움이 이제 풀어집니다.”(은마아파트 주민 A씨)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오는 19일 조합 설립 및 조합장 선출 총회를 앞두며 집값 다시 오름세 보이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29일 26억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2021년11월 28억2000만원 최고가에서 작년10월 21억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뛰어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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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집값이 ‘V’자 반등을 보이면서 인근 재건축 단지인 미도 집값에 근접해지며 대치동 일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도 84㎡는 지난달 24일 27억원으로 거래돼 은마와의 격차가 1억원 이내로 좁혀졌다. 부동산 열풍이 불던 2021년말 은마 집값이 한 두차례 미도를 넘어선 적은 있으나, 이는 실제 시세로 이어지진 않았다. 대치동 현지에서는 재건축 조합 설립을 기점으로 은마 집값이 완전히 미도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은마에서 살았다는 40대 주민 A씨는 “두 단지 모두 대곡초로 배정하는데, 그 안에서도 은마는 서민 집, 미도는 부유층이라는 인식이 있다 보니 은마 주민들은 설움이 강하다”며 “아이가 고등학교로 올라가면 그 설움을 못 참고 무리해서 미도로 이사가는 집도 흔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마는 아무래도 아이 학군을 위해 없는 살림 쥐어짜서 강남 입성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보주택은 1978년 4424가구 규모 은마를 지어 성공한 뒤, 1983년 은마 맞은편에 계단식 고급아파트 미도(2436가구)를 지었다. 은마는 다닥다닥 지어져 주차공간이 협소하고, 76~84㎡으로만 구성한 복도식 서민아파트 였다. 반면 미도는 주차공간이 넉넉하고 84~191㎡ 대형 평수로 이뤄진 고급아파트다. 대치동 주민들에 따르면 은마 집값은 늘 미도보다 2억~3억원이 낮았다.
분위기가 뒤집힌 건 재건축 진행 속도 때문이다. 은마는 오는 19일 정비사업을 추진한 지 20년 만에 재건축 조합 설립 및 조합장 선출을 진행한다. 은마 재건축 추진위는 2003년에 이미 생겼으나, 정부·서울시의 규제와 입주민 간 갈등이 이어지며 20년간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다 추진위가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내놓은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맞춰 최고 35층 설계안을 내놓으면서 서울시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하며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미도는 서울시가 진행 중인 정비사업 패스트트랙인 ‘신속통합기획’ 추진에 제동이 걸리며 재건축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미도를 최고 50층 3800가구 대단지로 탈바꿈시켜 주겠다고 한 것. 이는 강남권에서 35층 규제가 폐지된 첫 사례다. 그러나 서울시가 3800가구 중 630가구를 임대 가구 수로 제시하자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재건축 사업은 또다시 동력을 잃고 답보 상태에 빠졌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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