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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2000억 라이트빔 때문에…2028년에야 GTX-A 삼성역 개통

    입력 : 2023.08.16 07:48 | 수정 : 2023.08.16 08:13

    [땅집고]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지하5층 GTX 정류장 조감도. /서울시

    [땅집고] 경기 파주에서 화성 동탄을 잇는 GTX(수도권광역철도)-A 노선 일부 구간이 내년 상반기 일부 개통을 앞뒀지만, ‘반쪽짜리’ 개통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의 삼성역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건설이 늦어지면서 A노선 핵심 정차역인 삼성역을 2028년까지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삼성역은 삼성~동탄 노선 수요의 30%, GTX-A 노선 수요의 14%를 차지하는 지점이다.

    ☞관련기사: [단독] 정부 호언장담한 GTX-A 2025년 전 구간 개통, 사실상 불가능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사업은 삼성역~봉은사역 사이 영동대로 구간 지상에 중앙광장을 조성하고 영동대로는 지하화하는 사업이다. 지하화 구간에는 광역교통환승센터와 삼성~동탄 GTX-C노선, 위례~신사 정거장을 짓는다.

    당초 올해 준공될 예정이었던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사업이 늦어진 건 고 (故)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설계 변경이 추진되면서 공사 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일정이 도미노처럼 늦어지면서 GTX-A 적기 개통이 불가능해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업비까지 크게 늘었다. 결국 무리하게 늘렸던 사업을 축소하면서 규모는 쪼그라들고, ‘2028년 삼성역 개통’이라는 악순환이라는 결과가 나오게 됐다.
    [땅집고]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공사 현장. /배민주 기자


    ■올해 개통 예정이었던 GTX-A, 개통 밀린 까닭은

    올 초 국토교통부는 새해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12월로 예정됐던 GTX-A 노선 개통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기면서 재정 구간인 수서~동탄 구간을 내년 4월, 운정~서울역 구간은 내년 하반기에 각각 순차 개통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역 무정차를 전제로 한 전면 개통은 2025년을 목표로 했다.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은 GTX-A 노선 개통과 맞춰 2024년 12월 완공을 예정했지만, 서울시가 국토부와 협의 없이 무리하게 공사 계획을 바꾸면서 전체 사업 일정이 늦어지게 됐다. 2017년 박 전 시장이 노선 개통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경고에도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디자인 및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라’는 지시와 함께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설계 및 시공 방식을 변경하면서다.

    2021년 감사원이 발표한 ‘국가철도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5년 국토부에 보낸 공문을 통해 ‘턴키입찰(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으로 발주하겠다고 했지만, 돌연 설계를 변경했다. 결국 사업 기간 단축이 가능한 턴키입찰대신 기본설계에만 22개월이 소요되는 ‘국제설계공모 후 기본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을 채택하게 됐고, 이는 사업 지연으로 이어졌다.

    같은 해 8월 서울시가 삼성역 정거장을 기존 2021년이 아닌 2023년 12월 개통하는 내용으로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국토부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후 서울시는 2019년 7월 기본설계 과정에서 삼성역 철도시설 공사 사업비를 기존 1324억원 대비 107.7% 증가한 2750억원 규모로 잡고, 국토부에 총 사업비 협의를 요청했다. 국토부는 기획재정부와 늘어난 사업비에 대한 협의를 거쳐야 했고, 2020년 6월에야 협의를 마치면서 삼성역 철도시설 공사 발주와 착공 일정도 잇따라 밀렸다.

    감사원은 서울시의 이 같은 행태를 비판하면서 국토부도 지적했다. 공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서울시 말만 믿은 채 사업기간 단축방안 검토나 협약 해지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땅집고] 영동대로 복합센터 지하 구간 조감도. /서울시

    ■핵심 디자인 축소하고, 지하 5층으로…쪼그라든 복합환승센터

    감사원은 GTX-A 삼성역 개통 일자를 앞당길 수 있도록 광역복합환승센터 층별 구성을 일부 바꾸라고 지시했다. 기존 지하 6~7층에 계획했던 위례신사선을 지하 4층으로 변경하고, 지하 5층 GTX-A노선 정거장을 위례신사선보다 먼저 시공하라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 같은 변경안으로 2028년 4월로 예정된 GTX-A노선 삼성역 전면 개통일은 앞당길 수 없지만, 삼성역 무정차 통과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를 기존 지하 7층에서 지하 5층으로 재설계하고, 핵심 디자인으로 채택한 ‘라이트빔’ 부분과 상업시설 일부를 행정안전부의 사업비 절감 요구에 따라 축소하기로 했다. 라이트빔은 햇빛을 모아 자연광으로 영동복합개발센터 지하 구간을 밝히는 디자인이다. 서울시가 2017년 국제 현상공모에서 당선된 라이트빔 사업을 설계에 반영했는데, 라이트빔을 위한 유리 구조물 설치비만 1000억원에 달한다. 라이트빔 설치를 위해 공간을 추가로 조성하면서 약 2000억원 이상 공사비가 늘어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를 지하 5층으로 축소하면서 지하 2~3층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상가 및 공공시설을 단층으로 줄였고, 지하 4층에 위례신사선 승강장을 올리는 식으로 변경했다”면서 “기존 라이트빔 디자인도 큰 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규모를 축소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역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사업은 초기 공정 단계다. 작년 6월 토목 공사를 시작해 최근에는 공사장 임시 통행로를 만들기 위한 복공판을 설치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초를 기준으로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사업 공정률은 6~7% 정도다. 전면 개통이 가능한 2028년까지 2개 구간으로 분리 운영하는 등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 불편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삼성역 미개통으로 인한 민간사업자의 영업손실금 추가 부담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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