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8.09 19:02 | 수정 : 2023.08.10 09:42
[땅집고] “건축구조기술사 측은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데, 언론을 통해 건축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건축구조기술사가 턱없이 적어서, 부실문제가 생긴 겁니다. 건축사들이 구조교육을 이수해서 ‘인정 건축구조건축사 제도’를 도입하면 해결할 수 있어요!” (대한건축사협회)

“공학을 배운 적도 없는 사람이 무슨 구조설계를 한다는 건가요? 그렇게 치면 건축사사무소에 10년 근무한 사람도 교육받으면 다 건축사하겠네요.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한국기술사회)

한국 건설업계에 위기를 가져 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대한건축사협회(대건협)가 고개를 숙였다. 다만, 입장문을 통해 이번 문제가 건축구조기술사 인력 부족으로 인해 발생했고, 건축사들의 잘못은 없다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이 내놓은 대책인 ‘인정 건축구조건축사 제도’ 도입을 둘러싸고, 건축구조기술사 등 기술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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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건협은 “최근 LH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번 LH 사태는 저가 수주 경쟁, 전문인력 유입 부족, 안전불감증과 같은 건설현장 전반의 문제와 잘못된 관행 등 총체적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 며 발생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를 가져온 직접적인 원인은 주차장 무량판 시공 중 기둥과 슬래브(지붕층)를 연결해 강 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전단 보강근(철근)이 설계 및 시공과정에서 누락되됐기 때문”이라면서 “건축구조기술사 측은 ‘구조계산 오류 및 누락’을 범한 당사자로서 자성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건협은 입장문을 통해 4가지 주장을 펼쳤다. ▲건축설계와 구조의 이원화 체제 불가 ▲구조계산과 구조도면 작성 업무는 건축구조기술사의 업무 ▲구조인력 대체제도 도입 ▲건축설계 대가기준 정상화 등이다.
대건협은 “구조는 공간의 효용성과 공사비용, 안전도 등을 좌우하는 절대적 요소로 건축설계와 떼려야 땔 수 없는 한 몸과도 같다”면서 “설계를 건축사가 독점하고 구조를 하청이라 표현하는 것은 외과수술에서 외과 의사 이외 마취과, 방사선과 의사가 협업하는 것을 하청이라 하는 것과 같다”고 피력했다.
이어 “무량판 구조의 경우 설계단계에서부터 무게를 제대로 버틸 수 있는지 구조계산을 면밀히 해야 하지만, 이를 수행하는 건축구조기술사는 지난해 기준 1204명으로, 건축사의 6.4%밖에 안 된다“며 “이 문제는 정부 지정 교육기관에서 일정 기간 구조교육을 이수하면 구조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인정 건축구조건축사 제도’를 도입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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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소식을 들은 기술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건축사가 감리업을 독점하는 등 건축사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법 때문에 피해를 보는데, 건축사의 업무 범위를 더욱 늘려달라고 요청한 격이라는 것.
국내 84개 기술사 종목을 아우르는 한국기술사회 장덕배 회장은 “건축사들이 말 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며 “부실 설계와 잘못된 시공으로 건물이 무너지면 책임을 질 수 있나”고 반문했다.
이영출 한국건축시공기술사협회장도 “내과 전문의에게 심장 수술을 받아야지, 방사선과나 마취과 의사에게 수술해달라는 환자가 어디 있나”며 “건축사사무소가 감리업을 하는 것도 무면허로 대형 버스를 운전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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