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돈 잔치 막아라" 대통령 지시에도…4대 시중은행 순이익 9조 '역대급'

    입력 : 2023.08.05 07:37

    [땅집고]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 수장들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은행들의 ‘이자 장사’(예대마진) 행태를 공개 비판해 온 가운데, 4대 금융그룹(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이 9조2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경기 속 금융그룹이 이자 장사를 통해 떼돈을 벌어들이면서 금융당국은 더욱더 은행업 쇄신에 대한 고삐를 조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도 ‘메기효과’를 노리고 도입했던 인터넷뱅크처럼 효과는 전혀 없을 거라고 보는 것이다.

    ☞관련기사: 결혼할 때 최대 3억원까지 증여세 비과세... 1940만원에서 '0원'

    ☞관련기사: "신한은행 쓴 난 호구"…대출이자는 바가지, 저축이자는 쥐꼬리

    ☞관련기사: "대출 한도 정확히 아는 게 중요" 고금리·고비용 시기 건축비 아끼는 법

    [땅집고]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조선비즈DB

    ■KB ‘역대 최대‘ 순이익 3조 육박…하나, 처음으로 2조원 넘겨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9조2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별로 보면 순이익은 ▲KB금융 2조9967억원 ▲신한금융 2조6262억원 ▲하나금융 2조209억원 ▲우리금융 1조5386억원으로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최대 실적은 사실상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4대 은행에서 나왔다. 이들이 올 상반기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16조6598억원으로, 1년 전보다 8.6% 늘어났다. 비이자이익도 크게 늘긴 했으나, 이자이익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가증권, 보험 손익 증가 등을 통한 비이자이익은 6조9114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4조3277억원)보다 59.7% 늘어난 수준이다.

    이자 장사 비판 여론이 일면 금융그룹들도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섰지만, 이번 실적 역시 대부분 은행에서 발생하면서 뭇매를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았음에도 여전히 ‘이자 장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은행업 쇄신 나선다…전문가 “실효성? 글쎄”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작년부터 윤석열 정부는 은행들의 이자 장사를 거세게 비판하며 독과점 체제 부수기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은행업은 4대 시중은행이 독과점하는 체제로, 이들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이자 장사’로 손쉽게 배를 불려 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윤 대통령과 금융당국 수장들은 은행들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각 은행지주 회장들과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은행 산업은 경쟁이 제한적인 산업의 특성을 기반으로 손쉽게 수익을 내왔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현재의 독과점 경영방식으로는 해외 진출에 필요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올 초 “은행 돈 잔치로 국민들이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원회에서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거센 비판이 이어지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은행권 신규 사업자의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추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기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고,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신규 인가도 추진한다. 이에 따라 국내 최초의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연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1992년 이후 31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은 효과가 없을 거라고 입을 모은다. 앞서 정부는 2017년에도 시중은행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해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를 은행 시장에 신규 진입시켰으나, 영향은 크지 않았기 때문. 현재 이들 3사가 은행권에서 차지하는 예금ㆍ대출 비중은 2% 수준에 불과하다.

    익명의 금융전문가는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키워봤자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했을 때 기존 은행권의 판도 변화를 초래하기 쉽지 않다”며 “정부는 전통적 대출규제에 신경 쓰면서 핀테크 강화를 통한 경쟁 체제를 만드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 성수기, 비수기 상관 없이 '풀부킹'…대박 스테이 비결 알고싶다면? ☞ 땅집고M
    ▶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