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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쓴 난 호구"…대출이자는 바가지, 저축이자는 쥐꼬리

    입력 : 2022.08.23 07:41 | 수정 : 2022.08.24 13:34

    [땅집고] 22일 공개된 은행별 예대금리차.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사이트

    [땅집고] “대학 시절 조흥은행 시절부터 신한은행과 거래했는데, ‘호구’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하네요. 급여 통장, 적금 통장도 신한에 있고, 집살 때 대출도 신한에서 받았는데 결국 이자로 바가지 썼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참에 거래 은행을 바꾸는 것도 고려 중입니다.”(회사원 윤모씨·47)

    8월부터 은행연합회가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은행 고객들이 술렁이고 있다. 예상 밖으로 은행간 예대금리차가 컸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는 소비자포털(portal.kfb.or.kr)을 통해 22일부터 전국 모든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첫 통계는 2022년 7월 기준이다.

    ◆5대 은행 중 신한 고객이 가장 불리…대출 이자 더 받고, 예·적금 이자는 적게 줘

    은행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지방은행과 최근에 등장한 인터넷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컸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선 실제로 더 중요한 대상은 거의 모든 국민들이 거래하고 있는 신한·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수치다. 5개 시중 은행 중에서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은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1.62%포인트였다. 이어 우리·농협은행이 1.40%포인트로 같았고, KB국민은행이 1.38%포인트, 하나은행이 1.04%포인트로 그 중 가장 낮았다.

    [땅집고] 5대 은행 가계 예대금리차 비교. /땅집고

    예대금리차가 높다는 것은 쉽게 말하면, 고객에게 돈을 빌려 줄 때는 이자를 많이 받고, 고객이 은행에 예·적금 예치하면 이자를 적게 준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일반 은행 고객들은 급여통장을 둔 은행에 예·적금 통장도 두고, 집을 구입할 때도 같은 은행에서 주택담보 대출도 받는 경우가 많다. 신용카드도 주거래 은행 카드를 쓰는 경향이 강하다. 결과적으로 업계 1위 은행인 신한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고객은 본인이 모르는 사이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일반 개인고객이 돈을 맡기면 이자를 2.95%를 주고, 고객에게 돈을 빌려 줄 때는 이자를 4.57% 받았다. 반면, 예금금리차가 가장 낮은 하나은행은 고객이 돈을 맡기면 3.08%를 주고, 빌려줄 때는 이자를 4.12%를 받았다.

    ◆3억 주담대, 신한은행 고객은 하나은행보다 이자 140만원 더 내야

    저금리 상황에서 고객도 금리에 둔감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금리가 오를 때는 고객들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은행들은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를 적게 내리고, 상승기에는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 리스크를 고객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고객마다 적용 금리가 다르고, 신용도나 담보물건의 가치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데,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너무 단순화 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은행별 예대금리차가 예상 외로 큰 것으로 나와서 고객이 이탈 하는 등 충격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담보 대출 금리에 민감한 고객들이 많다. 지난 4~5년 동안 전국적으로 집값이 급등해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커졌다. 과거에는 서울에 집을 사더라도 1억~2억원 정도 대출 받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3억~5억원씩 대출 받는 경우도 많다. 주담대로 3억원 대출 받은 경우 신한은행 고객은 연간 이자로 1370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반면, 하나은행 고객은 1230만원 정도를 낸다. 연간 이자 부담이 140만원이나 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예대금리차 산출할 때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서민지원대출(햇살론, 새희망홀씨 등)이 포함되는데 신한은행이 신규 서민지원대출을 적극 지원했기 때문에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인터넷은행 송금만 이용하고, 대출·저축은 기존 은행이 유리

    최근 등장한 인터넷은행까지 포함해 19개 은행을 대상으로 하면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은 6.33%포인트에 달하는 전북은행으로 집계됐다. 전북은행은 예금금리 평균(3.13%)이 은행권 4위였지만, 대출금리가 평균 9.46%로 압도적인 1위여서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은행 측은 “신용점수가 낮은 취약 계층에 대한 중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한 영향”이라고 했다.

    이어 토스뱅크(5.60%포인트), 케이뱅크(2.46%포인트), 카카오뱅크(2.33%포인트) 순으로 예대금리차가 컸다. 인터넷은행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송금 거래만 이용하고 대출이나 예적금은 기존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편이 훨씬 유리하다. 전체 은행 중 가계 예대 금리 차가 가장 낮은 곳은 부산은행(0.82%포인트)이었다. 서울에 살아도 부산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삼을 수 있다. 지점이 적어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은행 거래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부산은행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예대금리차이 공개’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다. 그동안 은행권이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면서도 예금금리 인상엔 속도를 내지 않아 과도한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나온 공약이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자 신한은행측은 24일부터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대부분의 개인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각각 0.3~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금융채 5년물 지표금리)와 변동금리(코픽스 지표금리)도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낮췄다. 또한 변동금리(코픽스·금융채 1년 지표금리)와 고정금리 전세자금대출 모든 상품의 금리도 일괄 0.2%포인트씩 내렸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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