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7.20 13:50 | 수정 : 2023.07.20 14:23
[땅집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큰손으로 불리던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최근 들어 사상 최고 수준인 6.18%로 치솟은 가운데, 금융권 전반으로 부실 우려가 번지고 있다. 새마을금고와 함께 부동산PF에 후순위로 참여한 증권사·캐피탈사의 경우 새마을금고보다 더 빨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새마을금고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이 증권, 저축은행 부동산금융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모니터링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한신평이 올해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26개 증권사에서 보유한 전체 부동산PF 위험노출액이 올 3월 기준 총 28조 4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 중 새마을금고와 공동으로 참여한 부동산PF 위험노출액은 총 2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10%로 나타났다.
한신평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타 금융업권과 함께 참여하는 부동산PF의 경우 대부분 사업장을 단일순위 혹은 선순위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1000~2000억원 규모의 사업장에 약 200~500억 내외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주단 구성은 제1금융권보다는 증권사,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으로 구성된 경우가 대부분이며 새마을금고가 선순위로 참여한 경우, 증권사나 캐피탈사는 일반적으로 중·후순위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한신평은 파악했다.
부동산 PF 사업장에 선순위로 참여한 새마을금고가 최근 연체율 상승 등 부실화 위험이 커지자, 증권사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는 업권 중 올해 3월 말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이 지난 3월말 기준 15.88%로 타 업권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은행은 0%, 상호금융은 0.1%, 보험은 0.66%, 저축은행은 4.07%, 여신전문금융사는 4.20%였다. 증권사의 연체율이 상호금융보다 158배나 높은 셈이다. 증권사 연체율은 지난 연말 대비 5.5%포인트 증가했으며 2021년말에는 3.71%, 지난해 말 10.38%로 지속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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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금액으로 비교해 보면 지난 연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PF 연체잔액은 4657억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불과 3개월 만에 8404억원으로 80.45%나 폭증했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이어서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도 지난해 말 6638억원에서 1조468억원으로 57.7% 증가했다.
증권사의 부동산PF는 채무보증(우발채무)으로 나타나는데, 20일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증권사별 채무보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KB증권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은 지난 1분기 112.7%로 권고치를 웃돌았다. 전년 같은 기간 74.8%보다 3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메리츠증권도 지난해 말 85%에서 올 3월 채무보증 비율이 89%로 상승했고, 유진투자증권도 69%로 지난해 말보다 2%포인트 올랐다.
한신평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참여한 부동산 PF 사업장에 후순위로 증권사 등이 참여한 경우가 많은데, 새마을금고에서 브릿지론의 만기 연장에 차질이 생기고 경·공매 등의 회수 조치가 진행된다면 중·후순위 포지션인 증권사·캐피탈사 등은 예상보다 비교적 빠른 시점에 손실을 인식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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