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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후 사무실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 된 한국…꼰대문화 때문?

    입력 : 2023.07.16 08:13 | 수정 : 2023.07.16 08:14

    [땅집고]삼성·역삼 권역이 있는 테헤란로 대로변 일대 야경./리맥스코리아

    [땅집고] 서울시청역 인근 오피스 빌딩에 수년간 입주해 있는 임차인 A사. 코로나19가 풀린 지난 4월 빌딩 주인의 요구에 따라 임대료 상승분을 지불했다. A사 관계자는 “임대료 상승분을 주지 않으면 새 임차인을 구하겠다는 임대인 으름장에 어쩔 수 없었다”며 “요즘 임대료 안 올리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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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주요권역 공실률 2.6%...’수요ㆍ공급 밸런스’ 자연 공실률 절반수준

    코로나19 이후 가치가 추락하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과 달리 국내 시장은 빈 사무실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수준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컬리어스가 최근 발표한 올해 2분기 국내 오피스 임대차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평균 공실률은 전 분기보다 0.2%포인트(p) 내린 2.1%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수를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2.6%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권역별 공실률은 강남권(GBD) 1.9%, 여의도권(YBD) 2.0%, 도심권역(CBD) 3.5% 순이다. 이는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는 최저 공실률을 이루는 자연공실률의 적정치인 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오피스 100개 중 5개는 공실이어야 임차 시장이 활발한데, 지금 공실은 1~3개 꼴인 상황이다.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임대료도 오르고 있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 평균 임대료가 지난해 1분기 대비 10% 가까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오피스의 명목임대료(무상임대 등을 적용하지 않은 임대료)는 3.3㎡당 평균 8만8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0% 상승했다. 특히 연면적 9900~3만3000㎡(3000~1만 평) 사이의 중대형 오피스 임대료가 전년 동기보다 10% 이상 올랐다.

    ■빈 사무실 찾기 힘든 서울…이유는?

    미국 등 해외 부동산 시장에서 오피스가 죽을 쑤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그 이유를 크게 ▲엔데믹 이후 사무실 정상 근무 ▲코로나19 시기 정보기술(IT) 기반 기업 급성장 ▲ 사무실 확장 수요 ▲오피스 빌딩 공급 부족 등 네 가지로 꼽힌다.

    재택근무가 완전히 자리 잡은 외국과 달리 한국은 엔데믹과 동시에 기업 대부분이 정상 출근에 나서면서 오피스 수요가 살아났다. 위계질서와 대면접촉을 중시하는 한국 특유의 기업 문화가 한국 오피스 수요를 살린 것이다. 되려 팬데믹 시기 급성장한 IT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사무실 확장에 나서면서 되려 오피스 수요가 더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투자를 크게 받은 IT 벤처기업이 신규 직원을 채용하고, 복지 개념으로 휴게 공간을 늘리면서 더 중대형 사무실 인기가 치솟았다고 분석한다.

    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리서치팀장은 “2020년 IT 벤처기업 투자 시장은 4조원으로 역대 최고 규모였는데, 투자를 받은 기업이 돈을 쓸 수 있는 분야는 사무실 유지비용과 인건비”라면서 “좋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좋은 지역을 선점하고 공용ㆍ휴게공간을 늘리면서 강남권에 사옥형 중대형 사무실로 수요가 쏠렸다”고 말했다.

    엔데믹 시기와 겹쳐 금리ㆍ공사비 인상 등이 겹치면서 사옥을 사려는 수요도 임차 시장으로 몰린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하나 에이트 팀장은 “코로나19 시기에 기업들이 사무실 확장을 위해 사옥을 사들였으나, 상황이 바뀌면서 사옥 대신 관리가 잘 되고 임대 면적이 넓은 사무실로 임차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했다.

    전 팀장은 “아파트와 달리 사무실은 임대 면적이 큰 곳이 귀해 임대료가 비싸다”며 “전국 각지에서 통임대 건물을 찾는 수요가 강남으로 몰리면서 사무실 임차 수요가 서울 전역으로 누수 효과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 외 오피스 권역은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관리가 잘 되고 넓은 사무실은 수요가 몰려 임대료가 계속 오르고, 별로인 곳은 계속 공실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서울 오피스 빌딩이 부족한 점도 공실률을 떨어트렸다. 정 팀장은 “사무실 수요는 느는데 물량이 한정적이다 보니 오피스 빌딩 부족현상이 더 두드러졌다”며 “인기가 가장 많은 강남이나 여의도 등 권역 땅은 한정적이고 10년 전부터 짓고 있는 현장도 준공이 미뤄지면서 공급은 계속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 빌딩 부족으로 인한 ‘저(低) 공실률, 고(高 )임대료’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까지 서울 지역에 공급할 예정인 신규 오피스 물량은 연평균 72만㎡(21.8만 평)로, 지난 5년간 연평균(31.8만 평)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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