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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개 새마을금고가 3375억원 대출한 온수역 럭비구장 사업 무산 위기

    입력 : 2023.07.14 07:55 | 수정 : 2023.07.20 00:04

    부지엔 잡초만 무성…착공도 미지수
    서해종합건설 재무 상황 악화…대출 갚을 여력 안 돼
    새마을금고, 부동산 PF 위기 여전

    [땅집고] 서울 구로구 오류동 서울럭비구장 부지가 잡초만 무성한 채 방치됐다. / 김리영 기자

    [땅집고] 지난해 새마을금고 등에서 5000억원 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조달해 사업을 본격화한 ‘온수역 럭비구장 개발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이 사업이 무산될 경우, 시행사에 총 3300여억원을 대출해 준 176개 새마을금고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 176개 새마을금고, 럭비구장 개발사업에 3375억원 대출…착공은 ‘불투명’

    12일 구로구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로 온수역 럭비구장 개발 사업은 서울 구로구 온수동 50번지 일원 서울럭비구장 부지 5만4000㎡(1만6000평)에 공동주택 1934가구·오피스텔 273실 등 주거시설과 업무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2005년부터 서울시는 럭비구장 개발 계획을 수립했지만 럭비장 대체부지를 찾지 못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2021년 4월 서해종합건설 자회사 KL산업이 5475억원에 부지 매입에 나서면서 사업이 본격화했다.

    온수역 럭비구장 개발 사업의 시행사는 서해종합건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KL산업이다. 지난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5045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전국 176개 새마을금고가 대주단을 꾸려 브릿지론에 참여했다. 새마을금고 대주단은 참여 금융기관 중 가장 큰 규모인 3375억원을 대출해 줬다.

    땅집고가 새마을금고 지점별 대출액을 살펴본 결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429억원으로 금액이 가장 컸고, 중앙회를 제외한 전국 175개 지역새마을금고에서 지점당 최소 2억원부터 최대 50억원 규모로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땅집고] 온수 럭비구장 개발사업 브릿지론에 참여한 새마을금고 대주단 총 대출금액. /땅집고

    새마을금고 대주단의 채권 규모가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PF 대출에 대해 제1금융권이 선제 대응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행사들의 자금 수요가 새마을금고와 같은 제2금융권에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시행사는 올해 8월 아파트 착공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 내 1만평이 넘는 럭비구장 대체부지를 찾지 못한 데다, 최근 서울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사업 동력이 떨어졌다.

    현재 해당 부지는 잡초만 무성한 채 방치됐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시행사가 일반주거지역을 제외하고 준주거지역과 근린상업지역 등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방안을 제안해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착공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최근 새마을금고 전 지점 평균 연체율이 6%까지 급등하면서, 연내 만기를 앞둔 브릿지론 연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행사의 모회사인 서해종합건설은 지난해부터 재무 상황이 크게 악화해 조달한 대출금을 갚을 여윳돈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인해 돈을 대준 금융권까지 부실 위기가 전가될 위험이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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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종합건설 재무 상황 악화…“새마을금고에 리스크 옮겨붙을 수도”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해종합건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1398억원, 지난해 -1789억원 규모로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채는 더 불어났다. 2021년 1907억원이던 총 차입금이 작년말 4267억원으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956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이 3222억원으로 급증했다. 업계에선 시행사가 영업을 통한 수익의 대부분을 대출금과 이자를 갚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L산업에 새마을금고중앙회 다음으로 큰 규모 50억원을 대출해 준 서울 A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온수 럭비구장 개발 사업 브릿지론의 만기 연장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해종합건설 재무 감사를 진행한 B회계법인은 “단기 차입금으로 계약했지만, 담보가 있기 때문에 만기 연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일단 새마을금고의 대출금은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일 부동산 PF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업계 의견을 청취한 자리에서 금융당국은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나 부실 등은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행사가 돈을 갚지 못하면 부지가 경매에 부쳐질 텐데 낙찰가에 따라서 새마을금고 대주단의 최종 손실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며 “일단 새마을금고는 70조에 이르는 현금 자산이 있기 때문에 감당 못 할 수준은 아니지만, 혹시라도 유동성 관리에 실패할 경우 재무적인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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