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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건물도 평당 1억…오세훈 '70층 선물'에 성수동 "완전 로또죠"

    입력 : 2023.07.10 07:30 | 수정 : 2023.07.10 17:17

    [땅집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 대표 최고급 아파트 '트리마제' 정문. 이 단지 정문 앞에는 '성수전략정비1구역'이 있다. /김서경 기자

    [땅집고] “70층 아파트를 지으라고 하니, 완전 로또죠! 성수동에 투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성수전략정비지구 투자자 A씨)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가 최고급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2009년 '한강 르네스상스' 프로젝트로 50층 아파트를 내걸었던 오 시장이 이번에는 무려 70층 아파트 카드를 꺼내서다. 재개발 대상지는 성수동1~4가 중 뚝섬로 하단이다. 이곳은 '성수전략정비구역 1~4지구(성수 1~4지구)'로 지정됐다.

    이곳에선 50년이 넘은 건물도 3.3㎡(1평)당 1억원 수준에 거래된다. 한강뷰를 품은 최고급 아파트로 탈바꿈한다는 기대감이 반영돼서다. 이에 서울 빌라 시장을 덮친 한파도 성수동은 비껴갔다. 성수동에서 빌라는 통상적으로 상가ㆍ단독주택보다 초기 투자 부담금이 적게 들어 각광을 받고 있다.
    [땅집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1구역 한 골목 뒤로 트리마제가 보이는 모습. /김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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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당 8000만원’ 트리마제 가격이 성수동 평균 된다?

    5일 오전 성수1지구에 들어서자 고물상, 빨간 벽돌 연립주택 등 노후 건물들이 줄줄이 나타났다. 한 고물상에서는 크레인이 트럭 뒤편으로 고철을 옮기고 있었는데, 바로 뒤 47층 규모 트리마제가 우뚝 솟아 있는 것과 대조되는 풍경이었다. 트리마제(47층)는 갤러리아포레(45층), 아크로서울포레스트(49층)와 함께 성수동을 신흥부촌으로 이끈 아파트다. 이달 초 트리마제 전용 84㎡(6층)는 30억원에 거래됐다. 바로 뒤에 있는 ‘강변건영’ 84㎡ 최저 호가가 16억원인 점에 비하면 2배 수준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러한 가격이 성수동 아파트 평균치가 될 것으로 지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한강변을 따라 총 8000여 가구 공동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라서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성수지구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안’을 발표하고, 이 일대에 수변친화 주거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 안에 따르면 성수지구에는 최고 70층 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다. 1~4지구 모두 개발을 위한 조합 설립을 마쳤으며, 건축심의 단계다.

    [땅집고] 서울시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 현황. /임금진 기자

    ■ 성수지구 개발 시작도 안 했는데…인근 아파트 가격 상승도 부추겼다

    이날 현장에선 “성수동 땅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성수지구는 오 시장 취임 직후인 2009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묶인 탓에 거래가 적었어도, 가격이 꾸준히 올랐다. 성수4지구 내 연면적 66.38㎡, 1종근린생활시설은 2008년 7억5000만원에 거래된 뒤 지난달 15억원에 팔렸다. 3.3㎡(1평) 가격은 7000만원대다.

    연립빌라 ‘진주타운’ 매매가는 8년간 373% 올랐다. 2014년 3억8000만원이던 진주타운 전용 47㎡ 매매가는 2019년 12억5000만원으로, 2021년엔 18억원까지 뛰었다. 이곳 매매가는 2009년 성수동 개발 소식에 2배로 올랐지만, 박 전 시장 재임 시기에 반토막이 났다가, 2016년부터 다시 상승했다.

    뚝섬로 상단 가격 상승세는 더욱 매섭다. 토허제 적용을 받지 않는 준공업지역이다. 2010년 16억1500만원에 거래된 연면적 934㎡ 업무시설은 2019년 42억원으로 가격이 오른 뒤 지난해 말 121억원까지 치솟았다. 약 10년간 가격 상승률은 무려 650%다.

    이에 성수동은 서울 주요 재개발 투자처로 꼽힌다. 과거엔 공업사 밀집지역이었으나, 현재는 서울숲 인근에 최고급 아파트와 문화ㆍ업무시설이 들어서면서 신흥 부촌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성수동은 압구정ㆍ청담동까지 차로 5분이면 도착한다.

    [땅집고]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1구역' 골목에서 트리마제 아파트를 바라본 모습. /김서경 기자

    ■ 성수동 파급 효과 유독 큰 이유, 알고 보니 토허제 때문?

    일각에선 성수지구 개발 파급 효과가 유독 두드러진다는 시각도 있다. 성수동 아파트 가격 추이가 2020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파격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성수지구와 뚝섬 사이에 있는 ‘서울숲힐스테이트(445가구)’ 전용 84㎡ 매매가는 2012년 6억6000만원(9층)이었지만, 2018년 11억원을 돌파한 뒤, 2022년 23억4000만원(3층)까지 뛰었다.

    성수지구 투자자 B씨는 “정작 성수지구에는 언제 아파트가 지어질지 감감무소식인데, 인근 아파트 가격은 그새 2배 이상 올랐다”며 “드라마 주인공보다 조연배우 몸값 상승 속도가 훨씬 빠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로 토허제를 꼽았다. 성수동 개발 호재를 보고 접근한 투자자라도, 성수지구 내 매물을 찾기보단 인근 아파트 등으로 눈을 돌린다는 것. 토허제 지역에선 주택, 상업 건물을 매수할 때는 각 실거주, 기업 운영을 해야 한다. 성수1지구 내 C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는 “거래 가능한 매물 가격이 급매수준이지만, 토허제 때문에 산다는 이가 없다”고 했다.

    [땅집고] 5일 점심 무렵,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역 인근 골목에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 /김서경 기자

    전문가는 서울시 발표로 인해 성수동 일대 투자 수요가 더욱 늘어난다고 봤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성수동 일대는 성수지구와 삼표부지 개발로 인해 이미 호재가 많았던 곳인데, 오 시장의 50층에 플러스알파 효과를 보게 됐다”며 “주거와 산업 기능 강화로 자족 기능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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