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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꽉 막힌 개발업계…'부동산 PF 폭탄' 터지나

    입력 : 2022.09.21 13:46

    [땅집고]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이마트 중동점'./네이버지도

    [땅집고] 올해 초부터 매각을 추진해온 경기 부천시 이마트 중동점. 20여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데다 서울 지하철 7호선 부천시청역 초역세권에 있어 ‘알짜 입지’의 매물로 개발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 부동산을 매수하려던 디벨로퍼 알비디케이(RBDK)가 최근 잔금을 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부동산 개발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당초 이 곳을 주상복합으로 개발해 분양한다는 계획 역시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충분한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대형 디벨로퍼라고 생각했던 터라 부동산 업계는 적잖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알비디케이의 위기 이유를 두고 시장 예상치보다 훨씬 비싼 값에 대형마트를 매입했지만 실제 사업성은 기대 이하였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통상 토지 매입 대금이 부족하면 ‘브릿지론’(Bridge Loan)으로 사업 초기 자금을 융통하지만 이 시도마저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알비디케이는 이마트 측에 내년까지 잔금 납부를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알비디케이가 4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날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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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과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 상황 등으로 부동산 개발업계가 악전고투하고 있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장이 거부되고 상환압박이 거세지는 등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더구나 최근 미분양이 늘고 자재값 급등에 따른 공사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개발 사업이 중단되는 현장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PF는 시행사가 아파트나 오피스 등 부동산개발사업을 할 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일으키는 대출이다. PF는 사업부지 매입과 인·허가 등 운영자금에 필요한 자금을 단기로 융통하는 ‘브릿지론’과 착공부터 준공 전까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본 PF’로 나뉜다.

    [땅집고] 부동산PF 사업구조 예시./이베스트투자증권

    통상 중·소규모의 기업체가 대다수인 시행사는 최소 수백억원에 달하는 공사비 재원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여력이 없다. 이 때문에 시행사가 대주단으로부터 브릿지론 등 PF대출을 받아 사업부지를 매입하고, 본PF를 받아 건설자금을 마련하는게 개발업계의 일반적인 사업 방식이다.

    ■ ‘알짜 사업수단’ 부동산 PF…이제는 ‘양날의 검’

    최근 몇 년간 유례없는 부동산 호황과 저금리를 맞아 부동산 디벨로퍼들은 부동산 PF를 활용한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PF업무를 중개하는 증권사는 물론 은행·보험사·카드사 등 대주단 역시 최근 몇년간 부동산 PF 대출액을 크게 늘려왔다.

    그러나 잇단 금리 인상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부각되면서 대출 연체에 따른 부실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험사의 부동산 PF대출 연체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4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4.7%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던 2019년 말(1.3%)보다 3배 이상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에서 부동산PF 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 건설비용 상승 등 부동산 경기에 불리한 요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부동산PF 시장에서의 증권사의 먹거리가 사라지고 입지도 현저하게 좁아졌다”며 “기존 투자건 회수에 집중하거나 안전 자산 위주로 재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금융권 대주단이 PF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개발사업이 중단되는 현장도 포착된다.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사업장은 브릿지론에서 본PF로의 전환이 쉽지 않아 지난 5월 브릿지대출을 한 차례 더 연장했다. 이후 현재까지 부동산 PF대출을 받기 위해 알아보고 있지만 대주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현장 관계자는 “사업장 입지가 좋아 PF대출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자금시장이 얼어붙었다. 그 사이에 자재값도 널뛰고 있어 현재로서는 사업 진행이 불투명한 것 같다”고 했다.

    ■ 금융권 연쇄 부실 위험 커져…중소 건설사 줄도산 우려 ↑

    전문가들은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하면 금융권까지 연쇄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금리가 뛰고 시장 유입자금이 축소되면 개발 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된다. 이는 결국 금융권 대주단의 대출 회수에 ‘연쇄부실’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라고 했다.

    시행사가 제때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하면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한 중소형 시공사들의 줄도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만일 분양에 실패해 입주자의 중도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시행사는 자금 경색이 일어나 PF대출을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며 “통상 이 경우 시행사와 연대보증을 맺은 시공사까지 채무를 떠안게 돼 자금력이 넉넉하지 못한 한계기업의 경우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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