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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1억이 500억으로…백운밸리, 민간업체에 수천억 배당 파문

    입력 : 2022.05.12 12:54 | 수정 : 2022.09.26 18:23


    [땅집고] 경기 의왕 백운밸리 사업 시행사인 의왕백운PFV가 당초 호텔·상업시설 등 기반시설을 짓기로 했던 땅을 주거용으로 용도변경한 뒤 팔아치워 주주사들끼리 2년간 2150억여원을 배당금으로 나눠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자본금 50억원인 의왕백운PFV에 적게는 1억원, 많게는 11억원 정도만 투자한 민간업체들이 1개사당 최대 500억원, 총 1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겨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름도 없고 규모도 작은 회사들이 애초에 어떻게 1조6000억원대 초대형 사업에 주주로 참여하게 됐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백운밸리는 의왕시 백운호수 남쪽 학의동 일대 95만4979㎡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서 풀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 4080가구와 종합병원 등 의료시설·비즈니스센터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업규모만 1조6000억원대로 추산한다. 의왕도시공사가 2012년 3월 민관합동 PF사업으로 추진했다. 의왕도시공사와 민간업체가 자본금 50억원으로 시행사인 ‘의왕백운PFV’를 설립했다. 지분은 의왕도시공사가 49%이며 ▲개성토건 22% ▲비더블유 14% ▲미주산업개발 5% ▲케이프증권 5% ▲롯데 2% ▲효성 2%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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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식복합도시 만든다더니…호텔·업무시설 안짓고 주거용도로 바꿔 매각

    의왕백운PFV는 당초 백운밸리 개발 방향에 대해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룬 지식문화복합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시 김성제 의왕시장은 “백운밸리에 종합병원을 갖춘 명품 주거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어 시장직을 이어받은 김상돈 의왕시장도 백운밸리에 종합병원 유치를 약속했다.

    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의왕도시공사 이원식 사장도 “공사의 이익만을 위해 개발 사업을 벌이지 않겠다. (공사의) 이익을 최소화하더라도 주민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개발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다. 2021년 2월 의왕도시공사 사장직에 오른 그는 백운밸리가 그린벨트에서 해제됐던 2011년 9월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의왕도시공사 사장 임용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민간은 이익 창출을 우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사는 이익을 최소화하더라도 시민한테 도움이 된다면, 마이너스만 아니라면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개발 사업은 아무래도 이익을 추구하는데, 그 이익이 공사의 이익만을 위해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적어도 시민들한테 피해를 줘가면서까지 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실제 개발 방향은 엉뚱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 당초 백운밸리에 짓기로 했던 각종 주민편의시설과 기반시설은 전혀 들어서지 않고 있다. 의왕백운PFV오히려 병원·호텔·비즈니스센터 용도였던 ‘지식문화지원시설’ 부지를 주거용으로 용도변경한 뒤 전부 팔아치우고 있다.


    실제로 의왕백운PFV는 호텔·업무시설을 짓기로 했던 지식문화지원시설2 부지는 대형 디벨로퍼인 MDM에 2020년 4100억여원에 팔았다. 롯데 계열 상업시설이 들어서기로 했던 지식문화지원시설1부지는 인창개발에 지난해 9월 1730억원에 넘겼다. 최근에는 종합병원 유치를 약속했던 지식문화지원시설4 부지마저 1300억원에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의왕도시공사 측은 “의왕백운밸리 의료복합시설 용지는 2016년 7월~2017년 2월까지 4차에 걸쳐 공급공고를 냈으나 모두 유찰됐다”며 “미매각을 해소하고자 2017년 6월 용도변경을 신청하고 2018년 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11억 투자한 민간업체에 500억 배당…어떻게 참여했나

    의왕백운PFV는 백운밸리 부지 용도변경을 통해 막대한 토지매각이익을 얻었고, 이를 통해 2년간 2150억원대 배당금을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의왕백운PFV는 지난해 주주사에게 배당금으로 총 335억9600만원을 배당했다. 올해 3월에도 총 1815억3400만원을 배당했다.


    업계에선 의왕백운PFV에 주주사로 참여한 민간업체에 1개사당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500억원 가까운 배당금이 돌아간 점을 주목한다. 총 25억원을 투자한 민간업체 6곳이 2년간 받아간 배당금이 1000억원을 넘는다. 이 같은 구조는 앞서 경기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이익을 민간업체에게 몰아주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대장동 사건’과 다를 게 없다는 것.

    실제 지분 22%를 보유한 개성토건은 자본금 11억원을 투자했는데, 지난해와 올해만 배당으로 현금 477억1700만원을 받았다. 비더블유매니지먼트(지분 14%)는 7억원을 투자해 배당금 303억3600만원을, 미주산업개발(지분 5%)은 2억5000만원을 투자해 배당금 108억4500만원을 각각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의왕백운PFV에 참여한 한 주주사 관계자는 “올해 배당금은 지난 4월 초 지급 완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진봉균 백운밸리비상대책위원장은 “의왕백운PFV는 자신들이 시행할 이권 사업은 공개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모두 챙겨갔다”며 “이들이 입주민을 위한 지식산업센터, 호텔 등 기반시설은 없애고 주거시설로 변경 후 매각해 천문학적 개발이익을 챙기고 주변을 난개발지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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