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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슬쩍 용도변경…의왕시, 백운밸리 땅 팔아 4000억 수익

    입력 : 2022.04.21 11:08 | 수정 : 2022.05.16 14:17

    [땅집고] 의왕도시공사가 대주주인 의왕백운PFV가 경기 의왕시 백운밸리 일대 지식문화지원시설 부지를 팔아 수천억원대 수익을 거둔 사실이 알려졌다. /백운밸리 주민 제공

    [땅집고] 경기 의왕도시공사가 백운밸리 내 지식문화지원시설 부지 2곳을 주거용으로 용도변경한 뒤 팔아 4000억원대 수익을 거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백운밸리 주민들은 “의왕도시공사가 호텔·업무시설·문화복지시설 등을 지어주겠다던 지식문화지원시설 부지를 오피스텔 등 주거용도로 전부 팔아치웠다. 주민들은 매각공고가 나온지도 몰랐다”며 “백운밸리가 완성형 신도시로 개발되기만 기다렸는데 소리소문 없이 땅이 주거용 부지로 팔리면서 ‘베드타운’을 면치 못하게 됐다니 황당할 노릇”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의왕도시공사는 백운밸리에 당초 종합병원을 짓기로 약속했던 부지(지식문화지원시설4)에 주거 비율을 대폭 높이는 방식으로 용도변경하고, 이 땅을 1300억원대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려 논란이 되고 있다.

    ☞관련기사: “의왕 첫 종합병원? 1300억원에 팔아요”…주민 분노 폭발

    [땅집고] 경기 의왕시 백운밸리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개발한 신도시로, 의왕시와 의왕도시공사가 이 곳에 기반시설로 종합병원을 비롯해 교육, 문화예술, 쇼핑 시설 등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백운밸리 주민 제공

    백운밸리는 의왕시 백운호수 남쪽 학의동 일대 95만4979㎡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서 풀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 4080가구와 의료시설·비즈니스센터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의왕도시공사가 2012년 3월 민관합동 PF사업으로 추진했다. 의왕도시공사와 민간업체가 자본금 50억원으로 시행사인 ‘의왕백운PFV’를 설립했다. 지분은 의왕도시공사가 50%이며 ▲개성토건 22% ▲비더블유 14% ▲미주산업개발 5% ▲케이프증권 5% ▲롯데 2% ▲효성 2% 등이다.

    의왕백운PFV는 당초 “백운밸리를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룬 지식문화복합도시로 개발하겠다”고 홍보했다. 지구 내 지식문화지원시설에 교육·문화예술·쇼핑·건강·휴양시설을 지어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백운밸리는 2016년 5월 착공해 지금까지 아파트만 8개 단지, 4000여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하지만 지구 내 지원시설 부지 4곳 중 2021년 문을 연 롯데프리미엄아울렛(지식문화지원시설3)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은 텅텅 비어있다.

    [땅집고] 백운밸리 내 지식문화지원시설 매각 현황. /이지은 기자

    그런데 의왕백운PFV는 2020년 10월 백운밸리 내 지식문화지원시설2-1부지와 2-2 부지를 1692억원에 매각하는 공고를 냈고, 같은 해 11월 부동산 개발회사 MDM이 공급 예정가의 두 배가 넘는 4000억원대에 낙찰받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의왕백운PFV가 지원시설 부지 2곳을 주거용으로 쓸 수 있도록 용도변경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 이에 따라 용도변경 전인 2019년 10월까지만 해도 1375억원에 매각 공고를 냈는데, 주거 비율이 높아지면서 공급예정가도 1692억원으로 뛰었다. 당초 이 땅에는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 비율이 30%였는데, 이 비중이 2020년 7월 용도변경으로 70%까지 2배 이상 높아졌고, 최고 16층에 용적률 500% 이하로 건축이 가능해졌다. 주거시설 비율을 높여 땅을 더 비싸게 팔기 위해 용도변경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MDM은 낙찰받은 지식문화지원시설 2-1과 2-2 부지에 전용면적 84㎡ 오피스텔 1104실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년 7월에는 지식문화지원시설1 부지를 1179억원에 매각하는 공고가 나오기도 했다. 당초 롯데가 의왕백운PFV로부터 분양받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주차장 용도로 쓰다가 환매한 땅인데, 이 부지를 다시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종합병원을 지어주기로 했던 지식문화지원시설4 부지는 1300억원대에 매각 예정이었지만 종합병원 유치 무산에 따른 주민 반발이 커 아직 공고를 내지 않은 상태다.

    [땅집고] 백운밸리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지난 3월 '백운밸리 기반시설 도둑잡기 대회' 집회를 열었다. /백운밸리 주민 제공

    의왕백운PFV가 도시기반시설로 개발하겠다던 부지를 용도 변경해 매각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백운밸리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지난 3월 말 ‘백운밸리 기반시설 도둑잡기 결의대회’를 열고 시위에 나섰다. 진봉균 비대위원장은 “당초 의왕도시공사가 백운밸리 지식문화지원시설 부지마다 종합병원, 호텔, 업무시설 등을 지어 ‘명품 도시’로 만들겠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땅을 민간에 팔아치우면서 수천억원대 수익을 올렸다”며 “그린벨트를 풀어서까지 조성한 백운밸리 개발 목적을 고려하면 이 곳을 오피스텔만 빽빽한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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