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5.02 07:09
[땅집고] ‘준(準) 서울’로 불리며 가격이 치솟던 경기도 광명시 주택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평(전용 85㎡)이 15억원 이상 간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며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아파트 시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듯 했지만, 올 들어 상승세가 확연히 꺾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광명 부동산 시장에 더 강한 조정 국면이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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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대장 아파트도 1~2억 줄줄이 하락
최근 광명에서는 이른바 대장 아파트도 가격 하락 움직임이 보인다. 서울과 가장 인접한 철산동에서 가장 비싼 '철산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 로얄층(25층) 매물은 지난해 4월 15억5500만원 최고가에 거래됐으나, 올 들어 ▲2월 13억3000만원(16층), ▲3월 14억6000만원(22층) 등 최고 2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전용 59㎡ 평균 실거래가는 지난 2년간 9억원에서 11억원 중반대로 급등했지만, 지난해 중순 이후 가격 상승세가 멈췄다.
KTX(고속철도)와 전철 1호선이 지나는 광명역 역세권 아파트 ‘광명역센트럴자이’ 전용 84㎡ 역시 지난해 최고 14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 들어 12억3000만~13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1억~2억원 정도 빠졌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신축 단지에서 촉발한 매매가 하락세가 광명시 아파트 가격 연쇄 하락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철산동 A공인중개사는 “신축 역세권 대장주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지면 인근 구축 아파트까지 연쇄적으로 하락 충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세가격도 4주째 하락세…단기 급등에 조정장세 온다
광명 아파트 전세가격도 주춤하다. 올 초부터 시작된 광명시 전세가격 하락은 4개월간 지속되며 낙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셋째 주(17일) 하락 전환한 전세가격은 14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4월 셋째 주(18일)에는 평균 0.28% 하락하며 경기도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전세가격도 신축 입주 단지 중심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실제로 올 3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광명 철산동 '철산역롯데캐슬&SK뷰클래스티지'는 전세금 시세가 입주 초기보다 최고 2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 아파트는 서울 지하철 7호선 철산역이 가까운 역세권이다. 지하 3층~지상 36층 13개동 총 1313가구 대단지여서 향후 철산동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받는다.
그러나 입주 시작 후 매물이 넘치면서 전세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 등에 따르면 전세와 월세 물건은 지난 4월29일 기준 각각 165개, 74개로 총 250개에 달한다. 전용 84㎡와 59㎡ 전세금 호가는 입주 초보다 각각 약 1억, 2억원씩 하락했다.
그러나 입주 시작 후 매물이 넘치면서 전세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 등에 따르면 전세와 월세 물건은 지난 4월29일 기준 각각 165개, 74개로 총 250개에 달한다. 전용 84㎡와 59㎡ 전세금 호가는 입주 초보다 각각 약 1억, 2억원씩 하락했다.
임대차3법 개정 이후 2년간 전세가격이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이제 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2년 전에 비해 수억원씩 뛰어버린 전세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자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전세대출 금리가 올라가면서 전세 대신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도 늘어나고 있다.
■광명 하락장, 이제 시작…“인근 지역 대규모 주택 공급 예정”
업계에서는 광명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명시에 예정된 공급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3~4년에 걸쳐 철산동 일대에 새 아파트 수천 여 가구가 공급되는데다, 철산동과 이웃한 광명뉴타운에서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면 2025년까지 2만5000가구의 입주 물량이 쏟아지게 된다.
3기 신도시인 광명·시흥지구에서도 7만여 가구가 나온다. 광명·시흥지구는 일산신도시(6만9000가구)보다 규모가 큰 데다, 택지지구 북측 끝과 구로구는 직선거리로 약 1km 떨어져 있어 사실상 서울이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가 수도권 서남부에 신도시를 개발하면 광명이 독점하던 ‘서남권 유일 준서울’의 지위가 위협받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수도권 서남부에 3기 신도시 ▲인천 계양 1만7000가구 ▲부천 대장·역곡 2만 가구 등 총 4만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광명 주택 시장 조정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어 주택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땅집고 자문단은 “광명은 최근 2년 동안 집값이 워낙 가파르게 올라 단기 조정 가능성이 있는 데다, 앞으로 주변 입주 물량, 입지와 접근성이 뛰어난 신도시가 늘어나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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