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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무산된 메가볼시티…"사기분양" 별내신도시 발칵

    입력 : 2022.04.13 11:10 | 수정 : 2022.04.13 14:11

    [땅집고] 경기 남양주시 별내신도시 '메가볼시티' 부지. 복합상업시설 대신 생활형숙박시설 등 주거시설 760실이 들어서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메가볼시티가 없는 별내신도시라뇨, 그야말로 사기 분양이나 다름없습니다. 10년 넘게 기다려왔던 만큼 실망과 허탈감이 너무 크네요.”

    경기 남양주시 숙원 사업이던 별내신도시 ‘메가볼시티’ 건설 사업이 15년 만에 최종 무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 반발이 거세다. 당초 메가볼시티 사업을 주도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해, 땅을 산 시행사와 건축허가를 내준 남양주시청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단독] '남양주 숙원사업' 메가볼시티 결국 무산…생숙·오피스텔 짓는다

    [땅집고] LH가 경기 남양주 별내신도시 특별계획구역2에 개발하려고 했던 메가볼시티 위치(왼쪽)와 조감도(오른쪽). /이지은 기자

    메가볼시티 사업은 별내신도시 핵심 상업지구로 꼽히는 경춘선 별내역 초역세권 부지 총 6개 필지 7만5000㎡에 약 1조원을 들여 서울 강남 코엑스나 판교 알파돔시티급 랜드마크 복합상업시설을 만드는 사업이다. 하지만 최근 이 땅에 주민들이 기대하던 대형 상업시설 대신 아파트나 다름 없는 생활형숙박시설 760실을 짓는 건축허가가 나면서 별내신도시가 제대로 된 상업시설 조차 없는 베드타운으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가볼시티 사업이 좌초된 과정은 이렇다. 당초 LH가 2008년 경남기업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여파로 LH가 사업을 포기하고 2017년 민간시행사 ‘화이트코리아’에게 부지를 2576억원에 일괄 매각했다. 자금력을 갖춘 시행사가 부지를 매수해 사업이 다시 순항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돌았지만, 화이트코리아는 이 땅을 아파트·오피스텔·생활형숙박시설 등 주거시설로만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땅집고] 지난 3월 18일 화이트코리아는 메가볼시티 부지 중 3개 블록에 생활형숙박시설과 오피스텔 총 760실을 짓는 내용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이지은 기자

    화이트코리아는 2020년 복합1블록에 주상복합아파트 ‘별내자이더스타’(아파트 740가구·오피스텔 192실)를 분양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남양주시 건축과로부터 총 3개 블록에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을 짓는 건축 허가를 받았다. 오는 5월 중 착공·분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별내신도시 주민들은 “15년 동안 대형 복합상업시설을 지으려고 비워뒀던 알짜 부지에 주택만 몰아 짓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도시계획상 메가볼시티가 초역세권 중심상업지구인 만큼 기존 계획에서 축소하더라도 최소한 거점 상업시설을 지을 필요가 있다는 것. 실제로 별내신도시에는 2012년 첫 아파트가 입주했는데도 메가볼시티 사업이 지지부진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이용할 만한 대형 상업시설이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별내신도시 주민들은 화이트코리아 측이 이제 와서 주거시설을 분양해 개발 이익만 챙기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화이트코리아가 사업 계승 의지를 피력하며 알짜 땅을 매수하고선 주거 시설만 줄줄이 짓는 것은 별내신도시 주민들 입장에선 ‘뒷통수 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화이트코리아는 메가볼시티 부지를 매수한 뒤 한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별내 현장이 중요하다. 그동안 주택 개발 사업에 집중해왔는데, 상업용 등으로 영역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별내는 상업시설 비중이 높은 만큼 자연스럽게 경험을 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땅집고] 당초 별내신도시에 분양한 아파트와 상가마다 메가볼시티 개발 사업을 호재로 내세우면서 분양 광고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주민들은 LH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당시 LH가 메가볼시티 중심으로 별내신도시가 수도권 동북부 판교가 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결국 민간에게 땅을 팔아 차익만 거뒀다는 것. 별내신도시 주민 A씨는 “애초에 메가볼시티를 중심으로 도시계획을 세웠다면, 민간에게 땅을 팔더라도 기존 메가볼시티 사업 정체성을 일부 실현하라는 조건을 내걸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주민 B씨는 “별내신도시 조성 초기 대부분 건설사들이 LH가 주도하는 ‘메가볼시티 호재’를 내세워 아파트를 분양했다. 그야말로 LH발 사기분양나 다름없다”고 했다. 화이트코리아에게 건축허가를 내준 남양주시에 대한 비난도 적지 않다.

    업계에선 메가볼시티 부지가 생활형숙박시설로 채워지더라도, 건물 저층부에는 제법 규모가 큰 상가가 들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남양주시와 화이트코리아가 공개한 개발계획에 따르면 블록마다 지상 2~3층 정도까지 유럽풍 스타일을 적용한 스트리트형 상가가 조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일반적인 상가로는 별내신도시 상권이 살아나기는 힘들다고 주장한다. 기존 메가볼시티 같은 앵커 시설이 아니라면 별내신도시 상가 공실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실제 별내신도시에선 기존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세입자를 못 찾아 공실이 수두룩한 상황이다.

    [땅집고] 메가볼시티 부지를 매입한 화이트코리아가 제시한 개발 청사진. 당초 계획과 달리 생활형숙박시설, 오피스텔 건물만 우뚝 서있다. /남양주시

    별내신도시 주민들은 남양주시, 경기도, 국토교통부, 국민권익위원회 등 각 기관 국민신문고를 통해 메가볼시티 주거시설 개발에 반대하는 집단 민원을 넣고 있다. 하지만 최근 건축허가를 통과한 3개 블록이 5월에 착공 예정인 만큼, 이미 늦은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시각도 나온다.

    메가볼시티 총 6개 부지에서 현재 화이트코리아가 건축허가를 받지 않은 블록은 상업2블록 한 곳뿐이다. 화이트코리아는 별내발전연합회와 가진 서면 대화에서 이 부지에 지상 29층 규모 오피스타워를 지을 계획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추후 설계가 바뀔 여지가 있다. 땅집고 자문단은 “시행사가 별내신도시 입주 기업 수요가 적다고 판단할 경우, 남은 블록도 다른 부지처럼 생활형숙박시설이나 오피스텔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주민들이 10년 넘게 기대하던 기존 메가볼시티 계획안은 사라졌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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