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3.26 09:11
[땅집고]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시그니엘 레지던스'에서 역대 최고가 전세거래가 나와 화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시그니엘 레지던스’ 68층 483㎡(이하 전용면적)가 지난달 120억원에 전세 계약됐다. 지난 1월 주거용 건물 중 국내 최고가인 334억원에 거래된 795㎡(70층) 바로 아래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이 거래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는 등록되지 않았고, 등기부등본에서 전세권 설정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최고 123층, 높이 555m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롯데월드타워 44~70층에 총 233실 규모로 조성된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고급 주거용 오피스텔이다. 주택형은 전용 133㎡에서 820㎡까지 다양한데, 분양가가 한 실당 40억~300억원으로 천차만별이다.
2017년 입주한 이 단지는 배우 조인성, 아이돌그룹 동방신기 출신 가수 김준수 등 유명인을 비롯해 대기업 총수와 법인이 매수해 이목을 끌었다. 김준수는 2017년 9월 ‘시그니엘 레지던스’ 44층 154㎡를 48억3900만원에 분양받았다.
이 오피스텔을 매수했을 때 지불해야 하는 세금과 관리비는 깜짝 놀랄 만한 수준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매수자가 ‘시그니엘 레지던스’ 795㎡를 334억2933만원에 매수하는 경우, 취득세 15억3775만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소재 웬만한 34평(전용 84㎡)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돈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입주 후 관리비로는 매달 889만원을 내야 한다. 올해 연봉이 1억5000만원인 근로소득자의 월 실수령액(864만원)보다 이 오피스텔 관리비가 더 비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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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시세는 어떨까.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은 65% 수준으로 파악돼 임대료는 서울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평균 전세가율은 57.2%였다.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평균 전세가율이 54%였다. 신천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시그니엘 전체 호실수가 223실이어서 임대 물량이 10%도 되지 않는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올라와 있는 시그니엘 전·월세 거래는 2018년부터 작년까지 고작 14건 정도”라고 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120억원에 전세 체결된 ‘시그니엘 레지던스’ 사례를 두고 “방탄소년단 전셋집보다 더 비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네티즌들이 지칭하는 거래는 지난 연말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뮤직’이 체결한 임대차 계약이다. 빅히트뮤직은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학파르크한남’ 268㎡에 대해 전세 계약을 맺었다. 당시 오피스텔을 제외하고 역대 최고 전세가인 95억원을 기록했다. 빅히트뮤직 전세 거래도 등기부등본 상 전세권 설정이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상 최고 전세금은 이달 초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갤러리아포레’ 271㎡ 75억원(45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갤러리아포레’ 바로 옆 ‘아크로서울포레스트’ 264㎡ 전세금은 69억원(47층)을 보이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2020년 이후 초고가 주택에서도 전세금 급등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서울에서 초고가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235㎡ 전세금은 2020년 7월 35억원에서 지난해 5월 50억원으로 약 1년 사이 15억원 뛰었다.
서울에서 전세금 30억원 이상 거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0억원 이상 전세거래는 ▲2018년 10건 ▲2019년 25건 ▲2020년 50건 ▲2021년 117건으로 연간 2배 이상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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