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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시 중재안에 분란만…둔촌주공 갈등 장기화 조짐

    입력 : 2022.02.28 08:00 | 수정 : 2022.03.01 12:37

    [땅집고] 올 3월 분양하기로 했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조합과 시공단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분양일정도 계속 지연되고 있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

    [땅집고] “중재안에 공사비 계약 내용에 대한 재검증과 계약 변경을 추진하라는 내용이 들어있지 않나. 계약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

    “무슨 소리냐. 서울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계약이라고 재확인한 만큼 계약을 파기할 이유가 없다.”(둔촌주공 재건축 시공단)

    서울시가 공사비 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던 강동구 둔춘주공 재건축 사업에 대해 두 달여 만에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중재안 내용이 애매모호해 조합과 시공단이 각자 유리하게 해석하면서 오히려 갈등만 더 부추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시 중재 노력이 사실상 좌절되면서 둔촌주공 조합원 6100여명의 부담금 증가와 일반분양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은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 지상 최고 35층 1만2032가구 규모 ‘올림픽파크 포레온’로 바뀔 예정이다. 시공은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맡았다.

    땅집고가 28일 단독 입수한 ‘둔촌주공아파트 정비사업 중재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0년 6월 25일 체결된 공사(변경) 계약 유효성을 두고 갈등하고 있는 조합과 시공단에게 “당사자 모두 대화의 의지가 있으니 당사자끼리 합의하라”며 결정을 떠넘겼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2020년 6월 공사비를 2조6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대로 증액하는 계약을 맺었다가 조합 측이 집행부 교체 이후 2020년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관련기사] "공사비 증액은 적법" 현대건설 시공사업단, 둔촌주공 재건축 정상화 촉구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9일부터 올 2월 초까지 두 달여동안 법률·시공전문가 3명을 코디네이터로 파견해 조합과 시공사 대상으로 현장조사 등을 통해 최근 중재안을 마련했다. 문제는 서울시 중재안이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달라서 법적·행정적 판단을 부탁한 것인데 서울시가 법적인 판단은 첨부자료로만 제시하고 발을 빼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서울시가 사법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 없다는 것이 이유다.

    [땅집고]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서울시 중재안에 담긴 서울시 코디네이터팀의 법률적 판단내용. /장귀용 기자

    첨부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갈등의 핵심으로 꼽힌 공사비 증액에 대해서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법률적으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주장이 맞다고 본 셈이다. 조합 측은 공사비 계약에 따른 검증보고서 공개가 늦었고 조합 임원 연대보증이 없었기 때문에 공사비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해 왔는데 서울시는 모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시 코디네이터는 “검증보고서는 계약 체결 후 요청하는 것이고, 총회에 공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를 어겼다고 해서 도급계약이 무효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연대보증을 요구할지는 시공사의 권리에 속해 반드시 이행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땅집고]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서울시 중재안에 담긴 서울시 코디네이터팀의 법률적 판단내용. /장귀용 기자

    시공단은 서울시가 조합에서 문제 삼았던 변경계약의 유효성을 인정했다는 입장이다. 시공단 관계자는 “조합은 그간 공사비 검증보고서와 조합 임원의 연대보증, 의결 절차 등을 문제 삼아 공사비 변경계약 무효를 주장했지만 서울시가 모두 문제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조합은 이런 점을 인정하고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조합은 서울시가 공사비 계약을 재검토 및 변경하라고 주문했다면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조합 측은 “서울시 중재안에는 2020년 계약의 재검토 및 계약변경을 추진하라는 의견이 담겼다”면서 “시공단이 전향적인 자세로 협의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땅집고] 서울시는 둔촌주공재건축 조합과 시공단에 보낸 중재안을 통해 "당사자간 합의를 하라"고 제안했다. /장귀용 기자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당초 3월로 예정됐던 일반분양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간 대화가 어려워 서울시가 법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내달라는 것이었는데 결국 대화로 풀라는 무책임한 답변에 그쳤다”면서 “조합과 시공단이 중재안을 해석하는 입장이 서로 달라 갈등만 커지게 됐다. 이대로라면 연내 일반분양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서울시는 조합과 시공단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단 모두 소송으로 가는 것 보다는 합의를 원하는 만큼 서울시에서도 중재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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