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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우리도 망할라"…당황한 건설사 '분양가 조정'까지

    입력 : 2022.02.10 06:55

    [땅집고] 노후 재래시장인 강북종합시장 터에 들어서는 '칸타빌수유팰리스' 주변에 낡은 상가와 주택이 밀집해있다. /네이버 로드뷰

    [땅집고] 강북구 수유동 강북종합시장 재정비사업으로 추진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칸타빌수유팰리스’(216가구). 이 아파트는 지난달 25일 분양을 예정이었지만, 돌연 입주자모집공고를 취소했다. 이후 분양가를 낮춰 재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고분양가 논란과 9억원 초과 중도금대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일정과 분양가를 변경한 것. 칸타빌수유팰리스 한 예비청약자 A씨는 “아무리 서울 새 아파트가 귀하다지만 최근 주택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건설사도 비싼 분양가를 조정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아파트 청약 시장이 급격하게 식으면서 최근 분양가 재산정을 위해 분양을 미루는 단지가 등장했다. 서울 수도권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당첨돼도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분양 호황 끝났다’ ‘청약은 신중하게 하라’는 경고도 나온다.

    [땅집고] '칸타빌수유팰리스' 78㎡ 분양가와 인근 34평 아파트 실거래가 비교. /이지은 기자

    서울 지역에서 속칭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이 나오는 단지들은 고분양가, 100가구 안팎의 소규모 단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상품성이 떨어져 주택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낮은 곳이 많다. 경쟁률이 높아도 실제 계약 완판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대규모 단지 본청약에서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모집 가구 수의 5배, 그 외 지역에서는 3배까지 예비 당첨자를 뽑는데, 이 순번을 다 돌고도 계약자를 찾지 못한 까닭이다.

    [땅집고] 올해 들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단지

    대표적으로 최근 GS건설이 인천 송도에 분양한 ‘송도 자이 더 스타’는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계약에서도 계약이 끝나지 않아 무순위청약까지 실시했다.

    [관련기사] 미계약 쏟아진 송도자이더스타, 줍줍 물량84가구 나온다


    지난 7일 청약한 ‘송도럭스오션SK뷰’는 전체 주택형 절반 이상이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총 16개 주택형 가운데 9개 주택형에서 공급 가구수의 5배수에 해당하는 예비 당첨자를 확보하지 못해 1순위 청약을 마감하지 못하고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갔다.

    [관련기사] 송도'오션뷰'1순위 청약 마감 실패…미계약도 무더기

    평균 청약 경쟁률도 1114가구 모집에 4664명이 신청해 4.2대 1의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이 평균 수십, 수백대1 의 경쟁률을 보인 것과 비교할 때 눈에 띄게 낮아졌다.

    특히 인천과 경기지역은 올해 입주물량이 대거 예정돼 미분양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R114 등에 따르면 올해 인천과 경기에는 각각 3만3000여가구, 8만60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있다. 또한 경기 지역에는 월간(2월) 기준 역대 최다 분양 물량이 예정됐다. 이달 경기에서만 분양 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16개 단지 총 1만4317가구(임대 제외)다.

    ■ 지방 시장, 청약 미분양 단지도 나와

    지방에서도 청약 미달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울산 울주군 덕하지구에 분양한 ‘뉴시티 에일린의 뜰 2차’는(967가구) 7개 주택형 가운데 3개 주택형이 최종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밖에 연초 이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주요 아파트 단지로는 ▲경기 수원 ‘만강아파트’ ▲경기 부천 ‘부천 원종 길성그랑프리텔’ ▲부산 사하구 ‘사하 삼정그린코아 더시티’ ▲대구 동구 ‘동대구역 센텀 화성파크드림’ ▲대전 서구 ‘대전 씨엘리오 스위첸’ ▲광주 남구 ‘봉선 유탑메트로시티’ 등이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에서 분양한 707개 단지 가운데 미달이 발생한 단지는 총 117곳으로 전체의 16.5%에 달했다. 작년 3분기때는 569개 청약 단지 가운데 50개(8.8%)가 미달했다. 청약 미달 단지 비율이 2배 가량 높아 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강세를 보이던 청약 시장 분위기가 완연히 꺾이면서 앞으로 분양시장에서 ‘옥석가리기’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청약 대기자들이 과거에는 '묻지마식 청약'도 많이 했지만, 서울 핵심지역의 아파트가 아닌 이상 무조건 청약에 나설 이유는 없다”며 “분양가도 이미 많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입지와 가격경쟁력을 충분히 고려해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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