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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무리한 요구에…GTX-A·위례신사선 개통 다 밀렸다

    입력 : 2021.11.18 07:11

    [땅집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망(GTX) 노선. /이지은 기자

    [땅집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과 위례신사선 등 수도권 주요 핵심 철도 사업의 개통 일정이 줄줄이 늦어지면서 수도권 주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GTX-A는 그동안 국토교통부가 공언했던 2023년이 아닌 2028년 4월에나 완전 개통이 가능해졌고, 위례신사선 역시 당초 계획한 2027년 말에서 2028년 4월로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노선 개통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경고에도 국토교통부와 협의 없이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설계·시공 방식을 무리하게 변경한 게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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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상상도. /서울시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은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을 잇는 영동대로 지하 약 1㎞ 구간에 광역복합환승센터와 광장 등을 짓는 사업이다. 국내 지하공간 개발로 최대 규모다. 2016년 기본구상이 나온 뒤 약 5년만인 올해 6월 착공했다. 사업비 1조7459억원은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차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개발하면서 내는 공공기여금으로 충당하며 2028년 4월 준공이 목표다.

    주요 시설은 GTX A노선과 C노선, 경전철 위례신사선, 버스가 지나는 복합환승센터, 약 1만8000㎡ 규모 지상 광장, 코엑스·GBC 연결 공간 등을 포함한다. 광역복합환승센터는 지하 7층 규모, 지하 52m 깊이로 짓는다. 당초 층별 계획은 ▲지상 녹지광장 ▲지하 1층 지하도로 ▲지하 2~3층 공공상업공간 ▲지하 4~7층 철도노선 5개·환승공간 등이었다. GTX-A노선이 지하 5층, 위례신사선이 지하 6~7층에 들어설 예정이었다.

    [땅집고] 감사원은 이달 16일 발표한 감사보고서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 추진방안을 '국제설계공모+기술제안입찰'로 채택하면서 GTX-A노선 삼성역 개통이 미뤄졌다고 밝혔다. /감사원

    하지만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은 박 전 시장이 일방적으로 계획을 변경하면서 2년 가까이 일정이 밀렸다. 감사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국가철도 정기감사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설계 변경을 박 전 시장이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2015년 국토부에 보낸 공문을 통해 사업기간 단축이 가능한 ‘턴키입찰(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발주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2017년 2월 박 전 시장이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의 디자인 및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라’고 지시하면서, ‘턴키입찰’대신 기본설계에만 22개월 걸리는 ‘국제설계공모 후 기본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

    같은 해 8월 서울시가 삼성역 정거장을 기존 2021년이 아닌 2023년 12월 개통하는 내용으로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국토부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후 서울시는 2019년 7월 기본설계 과정에서 삼성역 철도시설 공사 사업비를 기존 1324억원 대비 107.7% 증가한 2750억원 규모로 잡고, 국토부에 총 사업비 협의를 요청했다. 국토부는 기획재정부와 늘어난 사업비에 대한 협의를 거쳐야 했고, 2020년 6월에야 협의가 완료하면서 삼성역 철도시설 공사 발주와 착공 일정도 잇따라 밀리게 됐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위례신도시를 잇는 위례신사선 노선도. /이지은 기자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GTX-A 삼성역 개통일자를 앞당길 수 있도록 광역복합환승센터 층별 구성을 일부 바꾸라고 지시했다. 기존 지하 6~7층에 계획했던 위례신사선을 지하 4층으로 변경하고, 지하 5층 GTX-A노선 정거장을 위례신사선보다 먼저 시공하라는 것. 감사원은 이 같은 변경안으로 GTX-A노선 삼성역 완전 개통일(2028년 4월)은 앞당길 수 없지만, 기존 지하철 2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게 돼 삼성역 무정차 통과 기간을 약 10개월(2026년 9월→2025년 11 월) 단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GTX-A노선 삼성역은 오는 12월 토목공사에 착수하며, 2022년 하반기 건축·시스템분야 실시설계를 완료할 계획이다.

    서울시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단 측은 “삼성역을 지나는 노선들을 고려해 계획을 변경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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