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단독] "500억 부풀렸다"…한남3구역 엉터리 상가 분양 파문

    입력 : 2021.11.12 07:21 | 수정 : 2021.11.12 14:33

    [땅집고] 역대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최근 상가 조합원 분양신청에 오류가 발견돼 사업이 지연될 위기다. /장귀용 기자

    [땅집고] 국내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인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에 또 다시 돌발변수가 터졌다. 조합원 상가 분양을 엉터리로 진행해 사업이 반년 이상 지연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6월 상가 조합원 분양 신청을 받으면서 관리처분계획상 확정한 상가 층·호수와 전혀 다른 내용의 분양 안내문에 따라 조합원 분양 신청을 받아 분양수입을 500억원 이상 부풀린 사실이 드러난 것. 조합은 당초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상가 조합원 분양신청을 다시 진행할 수밖에 없어 연내 관리처분은 물건너갔다. 조합 측은 상가 분양 신청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어차피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전체 일정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11일 땅집고가 한남3구역 상가 조합원 대상으로 배포됐던 분양신청 안내문을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근린생활시설(상가)의 층·호수·분양가격 등이 당초 확정한 관리처분계획 내용과 전혀 다르게 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처분계획상 한남3구역 근린생활시설은 지상 1~3층에 총 108실로 돼 있다. 그러나 조합원에게 보낸 분양신청 안내문에는 3층(49실)은 통째 누락했고, 지상 1층과 2층을 합쳐 102실만 분양 신청 대상으로 표시돼 있었다. 특히 1층은 38실인데 91실로 2배 이상 늘었고, 2층은 21실인데 11실로 절반 정도 줄어든 것으로 각각 표시됐다.

    [땅집고] 지난 6월 배포된 한남3구역 상가 조합원 분양신청 안내문. 관리처분계획과 전혀 다른 호실과 분양가 등이 표시돼 있다. /조합원 제공

    층별 분양가도 다르게 표시돼 있다. 분양신청 안내문에는 1㎡ 당 분양가가 ▲1층 2050만6000원 ▲2층 678만원으로 돼 있다, 3층은 아예 누락했다. 보통 상가 분양시에는 ‘층별 효용비율’을 따져 분양가를 결정한다. 상가의 경우 1층 고객 접근성이 훨씬 좋은 만큼 2층부터 정해진 비율로 분양가가 낮아진다. 조합 측이 공개한 ‘층별 효용비율’은 1,2,3층이 각각 1, 0.42, 0.37이었지만 실제 분양가 비율은 1,2층이 1, 0.33으로 돼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안내서 작성에 관여한 조합 집행부와 CM(건설관리대행) 업체가 비례율을 100% 이상으로 끼워맞추는 과정에서 상가 분양에 오류가 생겼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비례율은 사업 수익성을 추정할 수 있는 수치로 통상 100% 이하로 떨어지면 수익성이 부족한 것으로 본다. 만약 분양 안내문에 표시된 대로 분양이 완료되면 상가분양 수입총액은 2239억여원이 되며, 이를 반영한 한남3구역의 추정 비례율도 100.2%가 된다. 상가 분양 수입총액이 관리처분계획(1735억여원)보다 500억원 이상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남3구역 조합원 A씨는 “조합은 스스로 정해 놓은 효용비율도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채 비례율에 짜맞춘 분양가를 기입해 놓았다”면서 “실제로 조합원 분양을 진행한 게 지난 6월27일인데 4개월이 넘도록 분양 신청 결과나 안내문 오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땅집고] 오류가 발견된 상가 조합원 분양신청 안내서 상 분양가(위)와 관리처분계획상 분양 내용. 500억원 이상 수익이 부풀려져 있다. /전현희 기자

    분양 안내서는 조합원 분양의 지침과 근거가 되기 때문에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려면 조합원 분양 신청을 다시 받아야 한다. 조합은 당초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쯤 주민 이주와 철거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상가 분양 신청을 다시 받으면 일정이 반년 이상 늦춰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조합 측은 “일단 관리처분을 받기 위해 빠르게 조합원 분양을 준비하다 보니 실수가 있었다”며 “어차피 주택형별 가구수가 달라져 중대변경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업 일정에는 차질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남3구역은 용산구 한남·보광동 일대 38만6400㎡에 아파트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를 짓는 재개발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8조3000억원으로 역대 재개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한남3구역 관련 기사 - [단독]한남3구역, 현대건설에 판매시설 부지 헐값 분양 논란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