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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모시고 살면 안돼…나만의 격을 찾아라"

뉴스 김리영 인턴기자
입력 2017.10.31 06:55 수정 2017.10.31 10:59

탤런트 김명민, 유준상, 황신혜씨의 집을 디자인하며 ‘스타들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라 불리는 꾸밈바이 조희선 대표. 그가 최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7 조선일보 라이프쇼’에서 ‘나만의 격(格)을 높이는 홈스타일링’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세 번에 걸쳐 자신이 살던 집을 인테리어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공개했다.

최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17 조선일보 라이프쇼'에서 강연하고 있는 조희선 꾸밈바이 대표. /김연정 객원기자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라”

그는 신혼 초기 장만한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에서 15년째 살고 있다. 그동안 집안에 3번의 인테리어를 진행했다고 한다.

처음 아파트를 구할 당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은 ‘층간소음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 4살과 7살 아들 둘이 있었기 때문이다. 집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마포구의 1층 아파트를 구경하게 됐다. 45평은 좀 넓었지만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겠다 싶었다. 그는 고민 끝에 계약을 진행하고 새 아파트에 입주했다.

조 대표는 “입주하기 전에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 위해 업체를 찾아가면 내 스타일이 ‘나쁘다’고 이야기하더라. 그런데 그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대중적이지 않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내 집은 내 맘에 들어야 한다”며 “처음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는 유행이나 남을 따라할 수밖에 없지만, 점점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자신만의 품격(品格)을 찾는 것이 인테리어의 출발이자 완성이라는 것이다. 그는 “결국 남의 시선이나 유행에 크게 벗어나지 않고 강화마루와 부분 벽면을 포인트 시공하는 것으로 홈스타일링을 완성했다”고 했다.

조희선 대표가 입주한 이후 처음 진행한 인테리어가 끝난 아파트 내부 모습. /꾸밈바이 제공


조 대표는 “아무리 돈이 많고 여유가 있어도 자신의 가정 상황에 맞는 인테리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큰 맘먹고 남편에게는 가격도 속여가며 비싼 소파를 놓았는데, 결국 온 가족이 음식 흘리고 뛰어노는 장소로 전락했다”며 “집은 모시고 사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좋은 가구도 나와 가족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화려하게 진화한 두번째 홈스타일링

조 대표는 아이들이 학생이 됐을 때 두번째 인테리어를 했다. 입주 당시에는 아이들이 넘어지면 다칠 수 있을 것 같아 강화마루를 깔았지만, 더 이상 그런 걱정이 없어졌다. 그래서 과감하게 화이트 계열 타일로 바닥재를 완성하고 벽이나 가구는 보다 감각적이고 화려하게 꾸몄다. 이 때 사용한 아이템 중 하나가 벽면을 장식한 대형 거울이다. 거울은 집안을 넓어보이게 하면서도 장식 효과가 커 인테리어 소품으로는 다섯손가락 안에 꼽힌다. 조 대표가 주문 제작을 의뢰한 이 거울은 무게가 나가 거실 한쪽 벽면에 비스듬히 세워뒀다. 프레임은 무늬목 필름지를 붙여 원목 느낌을 냈다.

두번째 인테리어를 진행한 이후 거실 모습. 한쪽 벽면에 세워진 대형 거울이 눈에 띈다. /꾸밈바이 제공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은 주방. 이곳은 여러 미디어에 소개되기도 했다. 당시 아이들은 학원 다니기 바쁘고 부부는 맞벌이를 하다보니 서로 대화하거나 얼굴을 마주칠 시간이 귀했다. 조 대표는 아일랜드 식탁을 활용해 주방을 대면형으로 꾸며 잠깐이라도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공부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거실 TV는 없애고 책장을 만들었다.

조희선 대표가 두번째 인테리어에서 힘을 준 대면형 주방. 벽에 걸린 거울이 공간을 더 넓어보이게 한다. /꾸밈바이 제공


■세월 머금은 마지막 홈스타일링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대학생이 된 지금, 조 대표의 취향도 조금씩 변했다. 조 대표는 “한 아파트에서 오랜 세월을 살다보니 더 이상 인테리어하기가 힘들어졌다”며 “이번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인테리어를 하지 않겠다고 가족들에게 선언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집을 꾸미는 과정에서 조 대표는 자신의 취향이 예전과 달라졌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전까지는 밖에서 1층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이 싫어 창을 반창(半窓)으로 냈는데, 이제는 햇빛이 더 좋아졌다. 누가 보든 말든 신경쓰지 않고 거실에 전창(全窓)을 냈다”고 했다. “모두가 밖에 나가 바쁘게 생활하던 이전과 달리 이제는 집에 들어와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만큼 주방도 1대1로 마주하기보다 식구 여럿이 빙 둘러앉아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했다”고 했다.

세번째 인테리어에서는 주방에 가족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테이블을 놓았다. /꾸밈바이 제공


그래서 주방에 놓였던 아일랜드 식탁을 없애고 긴 테이블을 놓았다. 모두 함께 앉을 수 있도록 꾸민 것. 최근 주방에서 밥만 먹는 것이 아니라 공부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는 것이 트렌드라는 점도 반영했다. 소장하던 대형 거울은 프레임을 원목으로 바꿨다. 세월이 지나 여유를 찾은 만큼 아이템 소재도 조금씩 진화한 것이다. 하지만 거울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15년 간 취향은 변했지만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으로 마지막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조 대표는 오랜 시간 홈스타일링을 하면서 얻은 깨알같은 팁도 전달했다. 그는 인테리어의 핵심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가구를 골라 배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구를 고를 때 ‘세트(set)’ 개념을 과감히 버리라고 했다. 자신에게 필요하고 어울리는 가구를 적절히 배치하는 데 더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오래 사용할 제품은 수명이 짧고 저렴한 제품을 고르기보다 하나라도 제대로 된 물건을 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는 “소품(小品) 하나라도 자신과 어울리는 제품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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