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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집을 넓어 보이게 만들려면 컬러를…

    입력 : 2017.11.26 06:50 | 수정 : 2017.12.04 10:08

    영화 '뷰티인사이드'의 한 장면.

    최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7라이프쇼’ 특설강연장. 무대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영화 ‘뷰티인사이드’의 한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디자인 가구숍에서 일하는 여자 주인공에게 직접 만든 멋진 원목가구를 선물하는 남자 주인공. 이날 강연자는 바로 이 영화 주인공의 모델이 된 정재엽 카레클렌트 대표였다.

    ‘청담동 젊은 목수’로 통하는 그는 영화에 나오는 가구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현재는 원목가구 전문점 카레클렌트를 운영하면서 연간 100억~5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카레클린트는 서울 강남 신혼부부 가구의 메카로도 손꼽힌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수많은 신혼부부를 만난 끝에 얻은 인테리어의 알짜 비법을 소개했다.

    정재엽 카레클렌트 대표.

    ■디자이너와 소통이 우선…스타일부터 알아야

    정 대표는 “지금까지 인테리어에 문외한인 고객들만 수 백명을 만나면서 그들이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을 발견했다”면서 인테리어를 처음 시작할 때 디자이너와 좀 더 쉽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것은 바로 인테리어의 유형과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는 최근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인테리어 유형을 몇 가지로 나눴다.

    모던 스타일 인테리어를 적용한 주택 내부. /언스플래쉬 제공

    우선 단순하고 간결한 ‘모던 스타일’이다. 20세기 초 구조와 기능에 중심을 둔 독일 바우하우스의 디자인 혁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가장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스타일로 불린다. 철과 대리석·유리·가죽 등의 재료를 많이 사용하며 블랙 앤 화이트, 그레이 등의 컬러가 주로 쓰인다.

    차분하고 고급스런 느낌의 클래식 인테리어. /픽사베이 제공

    클래식 디자인은 15세기 유럽 왕권이 강화되면서 장인들이 귀족 사회를 위해 만들어낸 양식이다.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최근 웨인스코팅이나 헤링본 바닥재 등이 클래식 디자인의 한 유형에 속한다. 나무와 돌, 벨벳, 도기 등을 사용하며 골드, 브라운 등 고급스런 컬러감이 돋보인다.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해 가장 비싼 인테리어에 해당한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인테리어. 유럽의 버려진 공장 등에서 시작했다. /언스플래쉬 제공

    인더스트리얼·빈티지 스타일은 파이프와 벽돌, 콘크리트 등을 이용해 공장 같은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다. 상업공간에서 널리 활용된다. 블랙과 그레이, 황동 등의 컬러가 사용된다. 산업혁명 시기에 지어진 산업용 건물들이 빈 채로 방치되다가 훗날 카페가 되고 박물관이 된데에서 출발했다. 유럽에서 재건축하지 않은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쓰다가 스타일로 굳어진 것이다.

    북유럽 스타일 인테리어. 깔끔하고 밝은 느낌이다. /언스플래쉬 제공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에서 크게 유행한 북유럽 스타일은 나무와 돌, 직물 등의 자연 소재와 화이트, 그레이, 멜란지 컬러가 만나 깔끔하고 밝은 느낌을 준다. 특히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자연을 형상화한 문양들이 포인트로 사용되기도 한다. 북유럽은 렌털 문화가 발달하는 등 우리나라와 주거 문화가 비슷한 점이 많아 적용하기 쉬운 인테리어 스타일이다.

    원목, 돌 등 자연 재료와 컬러를 활용해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내는 내추럴 스타일, 흔희 일본식 인테리어라고 불리는 젠 스타일, 꽃무늬·레이스 등 문양이 아름다운 프로방스 스타일, 재료와 컬러 모두 이전에 찾아 볼 수 없는 요소로 꾸민 유니크 스타일 등도 있다.

    정 대표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공부하다 보면 저마다 역사가 있다. 그 원류를 찾아가는 재미를 즐기길 바란다”고 했다.

    ■“집이 좁다면 어떤 인테리어가 좋을까”

    정재엽 대표의 신혼집 거실. 간접등이 층고를 높아 보이게 한다. /카레클렌트 제공

    그는 “인테리어로 면적을 늘릴 수는 없지만 공간은 눈으로 인식하기 나름”이라며 “공간이 넓어보이는 이유는 바닥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구는 다리가 얇고 바닥이 많이 보이는 제품을 선택하면 넓어보인다. 바닥과 벽, 가구의 컬러를 맞추면 시각적으로 확장돼 보이는 효과도 있다. 그는 “가구나 벽이 모두 바닥화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넓게보이는 인테리어에는 테이블과 소파까지 하나의 색인 경우가 많다. 같은 컬러를 쓰면 경계가 사라지면서 연결되는 느낌이 난다. 경계를 두지 않으면 공간을 무한대로 인식한다”고 했다.

    집이 너무 넓고 텅 비어보인다면 반대로 벽과 바닥, 가구의 컬러를 제각각으로 배치하면 된다. 다리가 없는 큰 가구를 놓아 바닥을 가리면 집이 꽉차 보이는 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그는 층고를 높일 수 없는 곳에 쓰이는 아이템으로 간접등(燈)을 추천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서양사람들보다 키가 작아 주택 층고가 비교적 낮다. 층고가 낮으면 집이 좁아보이는데 이 때 간접등을 활용하면 좋다”고 했다.

    ■가구를 배치할 때 고려할 점…‘가구끼리의 어울림’

    정 대표는 가구를 배치할 때 꼭 알아두면 도움이 될 만한 팁도 공개했다.

    “테이블이 두껍고 묵직하다면 체어는 날씬한 제품을 놓아야 깔끔해 보인다. 만약 테이블이 얇고 가벼운 제품이라면 체어는 좀 더 무겁고 부피있는 제품을 놓아도 된다. 두꺼운 테이블에 두꺼운 의자는 공간을 좁게 만든다”

    정재엽 대표의 신혼집 주방. 테이블과 의자가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카레클렌트 제공

    소파에 쿠션을 둘 때는 컬러를 잘 고려해야 한다. 너무 작은 소파에는 차라리 쿠션을 두지 않는 편이 좋다. 소파의 컬러와 쿠션의 컬러가 다르면 공간과 마찬가지로 거실 전체가 좁아보인다. 소파가 작을수록 쿠션은 소파의 컬러와 같은 색으로 통일하는 것이 좋다. 좀 더 변화를 주고 싶다면 컬러를 맞추되 질감을 다르게 하면 된다.

    정재엽 대표의 신혼집 소파. 쿠션을 두지 않고 깔끔하게 배치했다. /카레클렌트 제공

    침실에서 정 대표가 강조한 것은 ‘간접등’이다. 그는 “침실 정중앙에 놓인 등은 빛이 얼굴로 향해 눈이 부신다. 밤에 잠을 자는 도중 잠시 일어나 화장실을 갈 때는 간접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빛이 아래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벽이나 천정에 반사되도록 해 눈부심을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정재엽 대표의 신혼집 침실. 간접등 방향은 침대가 아닌 장롱과 바깥쪽으로 둬 눈부심을 방지했다. /카레클렌트 제공

    식물로 인테리어를 할 때는 화분의 질감이나 종류를 통일하면 깔끔하다고 했다. 만약 모양이나 질감을 맞출 수 없다면 높이라도 맞춰야 한다는 것. 어느 한 요소는 통일해주는 것이 어수선하지 않아보인다.

    ■“천천히 하나씩…과정을 즐겨라”

    정 대표는 “집에 사는 사람의 매력이 드러나는 인테리어가 좋다”면서 “집을 보면 그 사람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고 했다. 그런 집을 만들려면 ‘천천히 하나씩 하라’고 조언했다.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들은 엄청난 데드라인에 시달린다. 특히 신혼부부가 더하다. ‘4주 안에 가구가 들어와야 한다’, ‘집들이 전까지는 완성돼야 한다’는 식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숙제 검사를 맡듯이 진행한다. 인테리어는 내가 좋아하는 가구를 하나씩 갖다놓는 과정이다. 그걸 즐길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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