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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 타격 불가피…조합원 지위 양도 못한다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17.08.02 13:30

2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서울의 다주택 투자자와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대상으로 한 집중적인 초고강도 대책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투기 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과천·세종시의 다주택자와 재건축 아파트 투자자들의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한 투자자들의 경우 먼저 양도 소득세 강화에 따른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대책에 따라 조정지역에서는 2018년 4월 1일 이후 매도하는 주택부터 2주택자는 기본세율(양도 차익에 따라 6∼40%)에 추가 10%포인트, 3주택 이상은 추가 20%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정부와 여당은 2일 서울의 강남4구, 세종시를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사진은 2일 오전 세종시 아파트 모습./연합뉴스

다주택자는 또 현재 3년 이상 보유시 보유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10~30%를 공제하는 장기 보유 특별공제도 적용 받을 수 없게 된다.

특히 전세가율이 높아 ‘갭(gap) 투자’(매매가격과 전세금의 차액으로 여러 채를 투자하는 방식)가 유행했던 지역에서는 세금 부담이 커지는 내년 4월 이전에 주택을 처분하기 위해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주택 가격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강남 4개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기타 7개구(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 세종시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가구당 1건으로 제한한 것도 다주택자의 투기를 차단하는 조치다.

재건축과 재개발 투자자들 역시 이번 대책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정부는 우선 올해 말까지로 시행이 유예돼있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추가 연장 없이 내년 1월부터는 시행하기로 못박았다. 올해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하지 못하는 재건축 단지는 조합원당 많게는 수억원의 부담금을 낼 가능성이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없다. 조합설립인가 이후 단계의 재건축 예정주택을 매입한 사람은 조합원 지위를 얻지 못하고 현금 청산을 받아야 한다. 단, 투기과열지구가 지정된 이날 이전에 재건축 예정 주택의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재건축뿐 아니라 재개발에서도 관리처분인가 이후 단계부터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 조합원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다. 이전까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재건축 조합원 분양권 전매가 금지됐지만 이번 대책에는 재개발 조합원도 전매 제한 대상에 포함시켰다. 정부는 이로 인해 분양권 전매를 목적으로 하는 투기 수요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이번 대책이 서울에 집중됨에 따라 강력 규제를 피해간 곳이 반사 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해 11·3 대책과 올해 6·19대책을 통해 청약제도 조정지역에 포함됐으면서 이번 대책에서는 투기 과열지구 지정을 피한 곳이 대표적이다. 이런 곳들은 양도세 가산과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 강화 등은 적용 받지만, 투기과열지구와 달리 LTV 60%, DTI 50%가 계속 적용되며 재건축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경기 성남·하남·고양·화성(동탄2)·남양주·광명시와 부산 해운대·연제·수영·동래·남구·부산진구·기장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서울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상계동의 노후 주택들이 줄줄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직격탄을 맞게 됐다”며 “경기도나 부산 등과 비교하면 이 지역 집값은 오른 것도 아닌데 서울에 속한다는 이유로 강남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이 맞느냐”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투기지 역지정에서 제외된 경기 성남·하남·광명 등 서울 인접 수도권 일부지역은 상대적 수혜와 반사이익이 예상됨에 따라 올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을 우려하는 실수요자가 몰릴 공산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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