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매제한 해제 단지 10곳, 본지·리얼투데이 전수조사
"시세 차익만 노린 투기 양상"
올해 전매(轉賣) 제한이 해제된 서울 강남권 분양 아파트 당첨자의 32%가 계약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웃돈을 받고 분양권을 판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한 '신반포자이'의 경우 일반 분양 153가구 중 64%인 98가구의 주인이 바뀌었다. 서울 분양 아파트는 계약 후 6개월이 지나면 되팔 수 있다.
본지와 부동산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작년 하반기부터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권'에서 분양해 올해 전매 제한이 해제된 아파트의 분양권 거래 현황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총 10개 단지 2782가구 중 880가구가 청약에 당첨돼 계약한 후 10개월 사이 분양권을 팔았다. 이 10개 단지에 붙은 웃돈은 178억3152만원으로 한 가구당 2026만원의 시세 차익을 봤다.
올 7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110㎡형은 분양가(10억6850만원)보다 1억8000만원 오른 12억4850만원에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고, 올 4월 거래된 '신반포자이' 전용면적 84㎡형은 분양가(14억9780만원)보다 1억원 높게 되팔렸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웃돈이 더 붙을 때까지 기다려 전매하겠다는 사람이 많은 것을 고려하면 청약 당첨자 중 절반 정도가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 세력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올해 서울 전체로는 전매 제한 기간이 풀린 34개 단지 8942가구 중 21%인 1936가구가 전매됐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전매 제한 기간이 짧아 서울의 입지 좋은 곳에 분양하는 아파트에 청약해 초단기 시세 차익만 보고 빠져나오려는 투자 세력이 늘어나 전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