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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Hot 플레이스<1>] 바디프랜드 환상적인 사내 식당… 회식도, 바이어접대도 특급호텔 수준으로

뉴스 취재=주희연 기자,
입력 2016.06.20 15:16 수정 2016.06.20 21:01

안마의자로 유명한 헬스케어기업 바디프랜드는 작년 10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으로 본사를 옮겼다. 신사옥을 마련한 바디프랜드는 4층 한쪽에 377㎡(약 114평) 넓이의 특별한 공간을 만들었다. ‘레스토랑 드 바디프랜드’다. 이름이 거창하지만 한마디로 말해 식당이다. 고객이나 거래처 등 외부 손님을 접대하고, 직원들끼리 회식을 하는 장소다. 하지만 여느 기업에서 볼 수 있는 회사 내 식당과는 조금 다르다.

2016년 5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 본사 내 레스토랑에서 사원들이 호텔 셰프 출신 요리사가 만들어주는 일식 요리로 회식을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사옥 4층에 들어서면 다른 층과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은은한 황금빛이 도는 조명 아래 미끄러질 듯 반짝이는 대리석 바닥의 특급호텔 로비 같은 분위기가 펼쳐진다. 레스토랑 입구는 커다란 찻잔 모양 조형물과 형형색색의 유럽풍 접시와 자기(瓷器) 등이 전시돼 있다.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면 ‘일반적인 회사 구내식당이 아니다’는 걸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복도를 따라 왼편에 인원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VIP룸 3개가 있다. 윤기가 도는 목제 식탁과 가죽 소재 의자는 검은색과 회색 계통으로 색깔을 맞춰 차분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진다.

바디프랜드는 특급호텔에 버금가는 인테리어를 위해 10억원 정도를 들여 식당을 꾸몄다. 정재훈 바디프랜드 홍보팀장은 레스토랑 의자를 가리키며 “우리 회사에서 만드는 최고급 안마의자에 사용한 가죽 소재와 같은 것”이라며 “회사 디자인팀과 인테리어팀이 서울 시내 특급 호텔과 청담동 일대 명품 매장을 샅샅이 둘러보며 내부 인테리어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보다 더욱 신경을 쓴 것은 요리와 서비스였다. 굴지의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회사 내 식당은 외식업체에 맡겨 위탁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디프랜드는 이 식당을 직접 운영한다. 식당 운영과 관련된 직원들은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했다. 요리업계에서는 특급 인재들이다. 모두 특급호텔에서 스카우트해온 ‘셰프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카우트해온 한식·일식·양식 전문 셰프들이 모두 12명. 이런 셰프들이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초밥·화로구이·철판요리 등을 먹을 수 있는 바(bar)도 있다. 셰프들뿐 아니라 레스토랑 서빙과 관리를 맡는 직원 2명도 역시 정규직이다.
 
일식을 담당하는 이두용 셰프는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일식당에서 일하다 이곳으로 왔다. 그 호텔을 자주 이용하던 바디프랜드 박상현 대표가 직접 스카우트했다. 그는 “셰프로서의 명성을 생각하면 호텔을 떠나 기업 사내 식당으로 옮기는 것이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고객의 건강관리라는 바디프랜드의 기업 이념과 비즈니스 내용이 요리의 본질과 무관하지 않고, 한 식구가 돼 그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여기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연봉은 호텔에서보다 더 많다”고 귀띔했다.
 
이곳 요리는 전부 무료로 제공되고, 당연히 계산대도 없다. 한마디로 일종의 ‘영빈관’이다. 정재훈 홍보팀장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최고의 요리사가 만드는 수준 높은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5개월 동안 사내외 인사 1800여명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6시 이곳에선 마케팅오프라인 사업부·R&D센터 직원 12명이 신입사원 환영회를 하고 있었다.
 
이날 준비된 메뉴는 스시(초밥) 정식. 총괄셰프 이기석 차장 등이 서울 가락동 수산시장에서 공수해온 횟감을 즉석에서 손질했다. 참치 등살과 뱃살, 광어, 한치, 연어 등 다섯 종류 초밥과 전복·주꾸미 등으로 맛을 낸 초회 등 총 7개 접시로 한 상을 차렸다. 몇몇 직원들은 유자를 갈아 넣은 간장소스를 곁들인 메로 구이를 입에 넣고 “정말 맛있다”며 감탄했다.

이기석 차장은 “신입사원이 온 만큼 직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스시정식을 차렸다”면서 “이 정도 메뉴를 고급 일식당에서 내면 1인당 최소 8만원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선 마케팅팀 사원은 “회사에서 1인당 3만원씩 지원하는 회식비로 밖에 나가면 삼겹살집 1차가 고작”이라며 “하지만 회사 레스토랑에 오면 회식비를 들이지 않고도 특급 호텔 뺨치는 요리를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안에 호텔급 레스토랑을 만든 이유가 궁금했다.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는 “훌륭한 인재를 끌어모으기 위한 투자”라고 했다. 그는 “‘건강을 디자인한다’는 회사 철학에 맞는 직원 복지를 고민하다가 직원들이 특급 호텔 수준의 시설에서 직접 장 봐온 좋은 재료로 만든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사 내 반응은 폭발적이다. VIP고객관리팀 김유진 사원은 “이런 시설은 대기업에도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회사에서 직원들을 위해 특별히 신경 써준다는 생각을 하니 일할 맛이 난다”며 “회식이 기다려지고, 고객을 초대할 때도 어깨가 으쓱해지곤 한다”고 말했다.
 
레스토랑 총 책임자인 이기석 차장도 이곳에 오기 전 서울 임패리얼팰리스 호텔에 11년간 몸담았다. 그는 “유명 특급 호텔을 떠나 중소기업으로 옮긴다고 하니 처음엔 주변에서 ‘왜 굳이 모험을 하느냐’며 만류했다. 하지만 이곳에선 주로 직장동료를 손님으로 맞다 보니 가족을 위한 요리를 한다는 기분이 들어 뿌듯하다”고 했다.

 

고객 관리 측면도 고려했다. 바디프랜드는 매달 VIP 고객들을 레스토랑에 초청해 ‘원데이 클래스’를 열고 있다. 레스토랑 소속 셰프가 강사로 나서 요리와 빵 만드는 법 등을 알려준다. 회사 측은 “한 번이라도 레스토랑에 와본 고객은 회사와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칭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레스토랑에 대한 소문을 듣고 안마의자를 찾는 고객도 점차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용 셰프는 “사내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고객을 상대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호텔에서 요리할 때보다 더 큰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레스토랑에 마련된 VIP룸은 주로 거래처나 바이어 미팅에 쓰인다. 인원수와 미팅 분위기에 맞게 룸 3개의 크기와 테이블 모양을 각각 다르게 꾸몄다. 박상현 대표는 “외부 식당에서 미팅하는 것보다 사옥으로 초대해 소속 셰프의 요리를 접대하면 분위기가 훨씬 더 좋아진다”며 “특히 해외 바이어에게 ‘바디프랜드’ 브랜드를 알리는 데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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