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치솟는 집값 잠재울까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09.09.04 03:18

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면서 정부의 개입 강도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초 수도권 지역 아파트에 대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60%에서 50%로 하향 조정했다. 또 국세청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입자를 대상으로 자금출처 조사에 나섰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값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전달보다 1.64% 상승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1.73% 상승했고, 강동구는 3.3㎡당 매매가격이 22개월 만에 3000만원을 넘어섰다.

주택관련 대출도 급증세다. 주택 시장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8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는 3조원 수준. 전달 3조7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2006년에도 은행권의 한 달 대출 증가액은 2조6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현재 시장 상황을 볼 때 타이밍상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식으로든 정책적인 개입을 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현재 검토하는 부동산 규제는 집값이 급등한 일부 지역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도입하거나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수도권 전역으로 DTI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강남권의 경우 DTI 적용을 더 강화하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이와 함께 규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도권에 적용 중인 LTV 비율을 현행 50%에서 40%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정부가 DTI 규제를 내놓을 경우 부동산 시장 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DTI 규제는 소득 대비 대출을 규제하는 것이어서 부동산으로 흘러드는 돈줄을 조여 주택 가격 급등현상은 어느 정도 제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남과 과천, 목동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주택 가격이 지난해 8~9월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강력한 대출 규제가 적절한 수단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김선덕 소장은 "DTI 규제는 효과는 확실하지만 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서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보인다"며 "주택가격 급등 지역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같은 세금 관련 정책을 먼저 검토해 보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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