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강남발(發) 봄바람, 강북에는 안 부나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09.04.24 03:09

버블세븐 지역 집값 상승 행진
재건축 아파트 영향으로 꼼짝 않던 용인까지 회복
강북은 "딴 나라 이야기" 상승세 확산 더 지켜봐야

최근 한 달 사이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강남 재개발 아파트를 중심으로 촉발된 부동산 시장의 변화 때문이다. 인천 청라 등 일부 지역의 분양 모델하우스에 하루 수천명의 인파가 몰리고, 부동산 경매시장의 낙찰률도 올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한강만 건너가도 분위기는 딴판이다. 서울 강북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선 아직도 찬바람이 분다.

일부에선 규제 완화,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들은 "실물 경기가 개선되지 않는 한 본격적인 부동산 시장 회복세를 타기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강남발(發) 부동산 투자열기는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가.

◆강남 따라 들썩이는 버블세븐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의 오름세는 강남·서초·송파·양천(목동)·분당·평촌·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주는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이 모두 상승해 200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주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상승세는 5주 연속 이어졌다. 개포동 주공4단지 49㎡(15평형)는 한 주 사이 4000만원 뛰어 9억8000만∼10억원 선까지 올랐다. 버블세븐 지역이면서도 아파트 가격이 꼼짝하지 않던 경기도 용인은 1년 3개월 만에 하락세에서 벗어나 지난주 오름세(0.1%)로 전환됐다. 양천구 역시 목동·신정동 신시가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라 3.3㎡당 매매가격이 1903만원으로 1900만원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4개월 반 만이다.

분당신도시 서현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도 호가만 올라 실제 거래는 많지 않지만 올해 초와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며 "분당이 강남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북 주택시장은 아직도 겨울

강남을 비롯한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은 들썩이고 있지만 강북에는 '봄바람'은 고사하고 아직도 한겨울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강북에서도 서울 마포구·용산구 한남동 지역의 주택 가격이 오르기는 했지만, 이들 지역은 강남의 영향이 아닌 초고층 빌딩 건설계획, 뉴타운 사업 등 자체적인 요인들로 인해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노원·도봉·강북 등 강북 3구의 집값은 계속 하락해 작년 초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한때 3.3㎡당 1300만원 가까이 올랐던 이들 지역 아파트의 매매가는 최근 3.3㎡당 10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1227만원 선으로 작년 4월 수준으로 되돌아가 있다. 도봉구도 3.3㎡당 1122만원, 강북구도 3.3㎡당 1120만원 정도로 역시 작년 중순 수준으로 매매가가 떨어졌다.

강북 지역에선 "정부와 서울시가 오로지 강남 살리기에만 매달려 강남과 강북을 차별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강북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오를 때에는 정부가 집 값 급등 우려가 있다며 '강북 대책'을 발표해 집값 잡기에 나섰지만 강남 집값이 오르는 지금은 아무런 손을 쓰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강남 부동산 상승세 쉽게 확산되지 않을 듯"

과거에는 주택 시장의 변화가 '강남 재건축→버블세븐 지역→강북·수도권→전국'으로 확산되는 공식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전문가들은 과거 같은 공식이 이번에도 적용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강남과 버블세븐 지역의 가격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까지 쉽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114' 김규정 부장은 "저금리 상황에서 시장에 풀려 있는 800조원에 가까운 자금 중 일부가 일시적으로 유입됐을 뿐 강남 부동산 시장의 상황은 실물 경기와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인다"며 "강북 주택가격까지 오르기에는 현재 실물 경기 상황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시기에 대해서도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부동산 시장이 대세 상승기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은 실물경기가 회복돼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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