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인 등 고가아파트 밀집지역
세계 금융시장 위축과 국내 주택경기 침체로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버블세븐' 지역에서 공시가격 아래로 가격이 떨어진 아파트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공시가격이란 정부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시세의 70~80% 수준에서 책정하는 가격을 말한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용인 죽전택지지구 A아파트 111㎡(34평형)는 최근 3억6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4억5000만~4억6000만원까지 호가했던 이 아파트가 최근 1억원 가까이 떨어지면서 공시가격(3억8400만원)보다 2000만원 이상 낮아진 것이다. 올 들어 줄곧 집값이 하락한 경기 분당신도시 B아파트 165㎡(50평형)는 공시가격(8억4800만원)보다 4800만원이 싼 8억원에도 팔리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권도 비슷한 상황이다. 재건축 호재 등에 힘입어 2년 전만 해도 13억원을 웃돌았던 송파구 C아파트 112㎡(34평형)의 올해 공시가격은 8억5600만원. 그러나 이 아파트의 급매물 가격은 8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 또 공시가격이 6억6200만원인 송파구 D아파트 109㎡(33평형)는 6억5000만원에, 서초구 잠원동 E아파트 115㎡(35평형·공시가격이 7억1000만원)는 7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이미 시세가 공시가격으로 내려간 아파트에 대해 올 연말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면 과세 대상자들의 반발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