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로 집을 내놔도 나가질 않고, 대출로 입주 잔금을 마련하자니 이자가 껑충 뛰어서 만만치가 않네요."(과천 래미안슈르 입주민, K씨)
올 가을 들뜬 마음으로 새 아파트 집들이를 준비하던 사람들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꽁꽁 얼어붙은 주택경기 탓에 거래, 전세시장이 한파를 겪고 있어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은 탓입니다.
과천 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슈르`의 경우 지난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해 최근 입주 마감시한을 넘겼지만 아직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이 많다고 합니다. 실제 입주율도 50%를 갓 넘은 정도입니다.
이 단지는 입주 초기만 해도 109㎡형 전셋값이 2억4000만~2억6000만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2억원을 넘는 물건이 없을 정도입니다. 층이 낮거나 소음이 있는 곳은 1억7000만~1억8000만원에도 전세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도 전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적은 형편입니다. 전셋값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던 집주인들 속이 타들어가는 이유입니다.
집주인들의 고민은 이뿐이 아닙니다. 직접 입주하자니 잔금 대출이 녹록치 않습니다.
입주 초기만 해도 은행들의 잔금 집단대출 금리는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0.8%포인트선으로 6.3~6.4%정도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CD+1.2~1.5%포인트로 올라 CD금리 상승폭까지 감안하면 7%후반대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집주인들의 안타까운 속사정은 이 단지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올 가을 대규모로 집들이를 하고 있는 송파구 잠실 일대, 서초구 반포 일대의 집주인들도 비슷한 상황 탓에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