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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10억?!"…별 호재 없는 배곧신도시의 이상한 폭등

    입력 : 2021.07.06 03:39

    [땅집고] 지난 6월 25일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배곧신도시 ‘호반써밋플레이스’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가 10억원에 팔렸다. 배곧신도시에서 84㎡ 아파트가 1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단지는 인근에 지하철역이 없고 향후 특별한 교통 호재도 없다.

    하지만 지난해 6월 3억원대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1년 만에 6억3500만원 올랐다. 인근 SK뷰 84㎡ 역시 지난 6월 21일 9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10억원에 팔린 아파트는 실입주가 가능한 데다 바다 조망이 가능한 위치여서 비싸게 팔렸다”면서 “시흥 주요 입지에서 아파트값이 워낙 오르니 배곧신도시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고 했다.
    [땅집고] 경기 시흥시 정왕동 호반써밋플레이스2차 아파트. /전현희 기자

    ■ 교통 호재도 없는 배곧신도시 84㎡ 10억에 팔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시흥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6월까지 8개월 동안 24.53% 올라 이 기간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 5월 한달간 상승률(4.54%) 역시 전국 1위였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살펴보면 정왕동 일대 배곧신도시 신축 아파트와 시화지구 구축 아파트에 상승세와 거래량이 집중돼 있다. 올 1~6월 시흥시 주택 거래량(5572건) 중 40% 이상이 정왕동(2367건)에서 이뤄졌다. 배곧신도시 일대 아파트는 연일 신고가 행진이다.

    시흥시는 서울 연결 교통이 불편하고 거리도 멀어 그동안 주택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시흥시 정왕동에 지하철 4호선과 분당선 환승역인 오이도역이 있다. 하지만 오이도역에서 서울시청이나 강남역까지 가려면 1시간 15분에서 1시간 30분이 걸린다. 특히 신축 아파트가 밀집한 배곧신도시에는 지하철역이 전무하다. 가장 가까운 오이도역까지 버스로 10분쯤 걸린다. 시흥시에서도 목감지구나 장현지구는 신안산선과 월곶~판교선 같은 교통 호재가 있지만 배곧신도시는 별다른 연관이 없다.

    [땅집고] 경기 시흥시 정왕동 시흥배곧SK뷰 아파트. /전현희 기자

    ■ 신축 아파트 속속 들어서면서 수요 몰려

    전문가들은 주변 집값이 뛰면서 신축이 많은 정왕동 일대 아파트값도 덩달아 뛰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신안산선과 월판선이 놓이는 장현지구나 목감지구 등 시흥시 집값을 견인하는 신규 택지지구의 매수세가 시흥 전역으로 확대됐다는 것.

    여기에 올해부터 시흥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들 예정이어서 신도시 주택 매수가 늘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시흥시에 입주한 아파트는 3만6365가구였으나 앞으로 1년간 1689가구로 줄어든다. 박합수 KB국민은행부동산전문위원은 “2015년까지만 해도 논밭이었던 배곧신도시, 장현지구, 목감지구 등이 개발 완료 단계에 접어들며 새 아파트에 사람이 몰려 집값이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땅집고] 경기 시흥시 정왕동 보성아파트. /전현희 기자

    배곧신도시와 인접한 시화지구에서 주로 공시가격 1억원 이하 낡은 아파트를 찾는 투자자가 몰린 것도 이 일대 집값이 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이도역에서 300m 정도 떨어진 보성아파트 33㎡는 지난 4월1억6500만원에 거래돼 1년만에 4000만원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4월 말 공시가격이 확정되기 전인 2~3월에 거래량이 급증했고 4월 이후에는 매물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 개발 호재 많지만…불황 오면 먼저 하락할 위험도

    시흥시 정왕동 일대가 지하철이나 교통 호재는 없어도 도로 교통과 신축 효과로 아파트값이 오를 만했다는 의견도 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시흥시는 수도권순환고속도로로 진입할 수 있는 제2경인고속도로가 개통하며 서울 접근성이 좋아졌고 인천 연수구로 이동할 수 있는 배곧대교도 준공 예정인 데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도 가깝다”며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도시환경이 정비되면 주거 환경도 좋아져 입주 물량이 많아도 집값이 오른다”고 했다.

    [땅집고]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와 주변 개발도. /전현희 기자

    다만 부동산 경기가 지금 같은 상승장이 끝나고 하락장으로 돌아선다면 수도권에서도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지역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올 상반기에는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동두천, 시흥, 안산, 의왕 등 수도권 외곽 지역이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며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어서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하락장이 오면 이 지역들이 가격을 방어하기 어려운 최전선에 있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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