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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무덤' 검단의 반전…전철 노선 3개에 집값 2배

    입력 : 2021.03.22 03:59

    [발품 리포트] 집값 2배 뛴 인천 검단신도시 전망은…

    [땅집고] 개발이 한창 진행중인 인천 검단신도시. 택지개발지구 전체가 커다란 공사판을 연상케한다. /손희문 기자

    [땅집고]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실패한 2기 신도시의 대명사였던 인천 검단신도시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교통망 확충 기대감으로 집값이 급등하고 지난해에는 새 아파트 3000여 가구가 단기간에 모두 팔려나갔다. 2019년 5월 기준 최대 1700가구에 달했던 미분양은 이젠 1가구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검단신도시 교통망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것도 있다. 올해 검단에서는 작년 3배에 달하는 10개 단지, 1만여 가구가 분양돼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경기가 지금 같은 상승장이 끝나고 하락장으로 돌아선다면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검단신도시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일부 아파트값 1년 새 2배 급등

    검단신도시 최대 약점은 서울·인천 등 주변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전철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서울 김포공항과 이웃해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40여분이 걸린다. 정부가 서울과 더 가까운 곳에 인천 계양테크노밸리와 경기 부천 대장지구 등 3기 신도시 사업을 추가 지정하면서 검단 주민 1000여 명은 당시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

    [땅집고] 2019년 5월 27일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에 반대하는 주민 수천 명이 곳곳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조선DB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검단신도시 아파트값이 폭등했다. 1년여 만에 두 배 뛴 단지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3대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호반써밋 1단지’, ‘우미린 더시그니처’, ‘금호어울림센트럴’이다. 현지에서는 ‘호·우·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검단신도시 정중앙에 위치하며, 인천 지하철 1호선 연장선(검단역)이 들어서는 초역세권 단지들이다.

    [땅집고] 검단신도시 중심부 일대. 왼쪽부터 '검단푸르지오더베뉴'·'검단금호어울림센트럴'·'검단우미린더시그니처'·'호반써밋1차' 아파트 등이 보인다. /손희문 기자

    1년 전까지만 해도 이 아파트들 최고가는 4억 중후반대였다. 그러나 ‘호반 써밋 인천검단 1단지’(1168가구·오는 6월 입주)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에 8억2000만원(19층)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2년 전 분양가(4억700만원)에 비해 2배 이상 뛰었다. ‘검단금호어울림센트럴’(1452가구·7월 입주) 84㎡ 분양권 역시 지난달 7억6824만원에 실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2018년 11월 분양 당시 가격은 최고 3억9000만원이었다.

    ■ 교통 호재… 지하철만 3개 노선 깔린다

    집값이 뛰게 된 이유는 검단신도시에 추진 중인 3개 전철 노선 영향이 크다. 먼저 신도시 중심부에 인천 1호선 연장선(검단역)이 2024년 개통 목표로 추진 중이다. 2009년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반영된 이후 지난해 11월 약 11년 만에 착공했다. 완공시 계양역에서 마곡까지는 10분대, 서울역까지 30분대, 강남까지 40분대 이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땅집고] 인천검단신도시 일대 지하철 노선도./국토교통부

    검단역에는 서울 5호선 방화역에서 연장되는 ‘한강선’도 추진 중이다. 이 노선을 이용하면 김포공항, 여의도, 광화문까지 접근성이 개선된다. 단, 한강선은 아직 계획만 나온 상태인데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정확한 개통 노선을 두고 서울시와 인근 지자체 간 의견이 갈리고 있어 노선 예측이나 착공·개통 시기 전망이 어려운 상태다.

    마지막으로 인천 2호선 검단 연장선(경전철)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예비타당성조사를 밟고 있다. 신도시 내 2~3개역이 신설되며 인천시청 등 인천 도심 주요 역을 한번에 닿을 수 있게 된다.

    3개 노선이 현실화하면 검단신도시 위상은 크게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검단에는 7만 5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 2기 신도시 중 화성 동탄2, 파주 운정에 이어 세번째로 크다. 서울 마곡지구까지 직선거리로 약 8km, 서울 도심권까지는 20km로 동탄2·운정 등과 비교하면 서울까지 거리도 가까운 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한강선 연장이 놓이면 서울 접근성이 좋아진다”면서 “수도권 새 아파트인데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실수요자 관심이 높은 곳”이라고 했다.

    도로망은 서울외곽순환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연결돼 지금도 좋은 편에 속한다. 2023년 원당~태리 광역도로와 검단~경명로 도로가 예정대로 개통되면 서울 접근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신도시 한복판 인천 1호선 연장 검단역 주변이 ‘검단신도시 101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종합쇼핑몰(롯데몰)과 문화·상업·주거시설이 들어설 계획이어서 생활 여건도 좋아질 전망이다.
    [땅집고] 인천 검단신도시 101역세권 개발사업 위치도./롯데건설

    ■ “추격 매수는 신중…하락장엔 먼저 빠질 우려도”

    검단은 주택 시장이 하락장을 맞는다면 가장 먼저 집값이 빠지는 이른바 ‘투자 위험지역’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검단에서 예정된 아파트 분양 물량도 워낙 많아 소화가 가능할지 지켜봐야 한다. 올 상반기에만 ‘우미린파크뷰’ ‘예미지퍼스트포레’ 등 4개 단지가 분양한다. 이 단지들은 이전 물량보다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더구나 오는 7월부터 입지가 더 좋다고 평가되는 3기신도시 사전 청약이 시작돼 관심이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땅집고] 인천 검단신도시 내 아파트와 상가를 짓기 위한 개발 사업 현장. /손희문 기자

    신도시에 추진 중인 지하철 개통이 연기되거나 노선이 변경된다면 효용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한강선은 인천·김포·고양 간 노선 협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김포경전철(골드라인)과의 사업성 중복 문제로 무산론까지 나오고 있다. 인천 2호선 검단 연장 사업의 경우 2019년 8월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으로 선정됐지만,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천시는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 지난 2월 말 국토교통부에 사업계획 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검단은 2기 신도시 중 가장 개발이 늦었는데 최근 인천 계양 같은 더 우수한 입지에 3기 신도시가 발표됐다”면서 “그보다 외곽에 위치한 지역은 부동산이 하락기에 접어들면 가장 먼저 집값이 빠질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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