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3.12 04:27
[땅집고]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용산구 이태원동 옛 유엔군사령부 부지 개발 사업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 이르면 연내 착공과 함께 일반분양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인 일레븐건설 측은 이 땅에 최고급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지어 ‘한국판 롯폰기힐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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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시에 따르면 그동안 주변 주민들의 일조권 민원 등으로 지연됐던 ‘유엔사 터 복합개발 사업’을 위한 환경영향평가가 심의 신청 5개월여 만인 지난달 24일 통과됐다. 최초 심의 접수 후로는 2년 이상이 걸렸다.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서울시 건축심의와 용산구 주택건설사업승인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 하반기에 착공과 함께 분양한 뒤 2024년 하반기 준공할 계획”이라며 “시공사는 인허가를 진행하면서 선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옛 유엔사 부지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22-34 일대 5만1753㎡(약1만5655평)이다.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서 반포대교 방향으로 500m 정도 떨어져 있고 용산공원 예정지를 마주보고 있다. 동쪽으로는 대형 재개발 사업지인 한남재정비구역이 있고, 이태원 상권과 한강공원이 가까운 황금 입지다.
일레븐건설은 이 땅에 지하 7층~지상 20층 아파트 5동 426가구, 오피스텔 2동 796실, 호텔·사무실·복합시설 1동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약 2조원을 투입해 일본 도쿄의 대표적 복합단지인 롯폰기힐스처럼 도심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일레븐건설 측은 “후분양을 할지, 임대분양을 할지, 분양 방식은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분양 방식에 따라 분양가격도 달라질 수 있어 아직까지 예측하기는 힘들다. 다만, 일레븐건설은 2017년 감정가 8000억원대의 이 땅을 1.3배가 넘는 1조552억원에 사들였다. 매입가가 3.3㎡(1평)당 6700만원에 달한다. 인근 아파트인 ‘한남더힐’ 시세가 평당 1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해 이곳에 짓는 아파트 분양가격은 평당 1억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나왔다.
그러나 이 사업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이란 점에서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임대분양이나 후분양을 택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다만 임대분양의 경우 시행사나 수분양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너무 크고, 후분양 역시 막대한 이자 부담과 향후 집값 리스크 등으로 쉽게 선택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유엔사 부지 개발이 완료돼 아파트가 들어서면 용산공원과 인접한 입지, 사통팔달 교통망 등을 감안해 향후 집값이 평당 1억원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한남더힐’과 맞먹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한남더힐은 주택형에 따라 평당 7000만~9000만원대에 거래된다. 전용면적 206㎡(6층)가 지난 2월22일 53억원에 거래됐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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