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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코앞' 달동네서 5300가구 재개발…18년째 이주도 못해, 왜?

    입력 : 2026.11.08 06:00


    [땅집고]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 재개발 사업이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조합 내부 갈등과 사업 추진을 둘러싼 논란으로 조합장과 임원진이 해임된 데 이어, 법원이 선임한 임시조합장마저 임기를 한 달가량 앞두고 사임하면서다. 18년 가까이 사업이 지연된 가운데 새 조합장 선출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사업 정상화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땅집고]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 재개발 사업지 내 노후 주택이 늘어선 골목 모습. /추진영 기자
    [땅집고]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 재개발 사업지 내 노후 주택이 늘어선 골목 모습. /추진영 기자

    북아현3구역은 북아현뉴타운 내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지다. 지하철 5호선 충정로역·2호선 아현역이 가깝고 광화문 업무지구까지 차로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어 입지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일대 27만㎡가 넘는 부지에 최고 40층, 53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약 3조6000억원으로 시공은 GS건설과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맡을 예정이다.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북아현3구역은 2011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며 재개발에 속도를 내는 듯했다. 하지만 조합 내부 갈등과 행정 절차를 둘러싼 문제가 이어지면서 사업은 장기간 표류했다. 정비구역 지정 18년째인 현재까지도 이주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 임시조합장 5개월여 만에 사임… 조합장 선거도 불투명

    올해는 조합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불거졌다. 기존 조합장과 임원진이 해임된 뒤 서울서부지법이 임시조합장을 선임했지만,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임시조합장은 지난 10월 16일 사임했다. 법원이 선임한 지 약 5개월 반 만으로, 당초 예정된 임기 만료를 한 달가량 앞둔 시점이었다.

    사임서에는 조합 임원과 직원이 없는 상황에서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 조합이 선정한 정비업체의 중립성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임시조합장은 지난 8월 조합 정상화를 위한 임시총회를 열고 외부 전문가인 전문조합관리인 도입 여부를 조합원 투표에 부쳤다. 하지만 투표 결과 찬성 677표, 반대 681표로 부결됐다. 이후 전문조합관리인 도입 대신 새 조합장 선출을 추진하던 상황에서 임시조합장마저 사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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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조합장이 물러나면서 조합장 자리는 다시 공석이 됐다. 새 집행부를 구성하려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사업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당초 11월 말 조합장 선거를 치르고 내년 2월께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임시조합장 사임으로 일정이 밀리게 됐다”며 “적어도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조합원 단체만 5개… 내부 갈등에 정상화 해법도 난항

    [땅집고]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 조합사무실 모습. /강태민 기자
    [땅집고]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 조합사무실 모습. /강태민 기자

    사업 정상화의 또 다른 걸림돌은 조합원 간 의견 대립이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아현3구역 조합원들은 현재 5개 이상의 단체로 나뉘어 있다. ‘공정감시위원회’에서 분리된 ‘통합추진위원회’을 비롯해 기존 조합장 측 세력과 ‘평조합원협의회’, ‘통합미래연대’ 등이 각각 활동하면서 조합 내부의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뉜 상황이다. 조합장 선출이라는 공통 목표에는 공감하면서도 선거를 추진하는 방식과 주도권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처음에는 하나였던 단체가 계속 분리되면서 지금은 5개 정도로 늘어났다”며 “이사회에 이사도 없는 데다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려면 대의원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대의원 구성도 어려워 절차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 “누구든 빨리 진행됐으면”… 조합원들 답답함 커져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조합원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사무실에 찾아와 북아현2구역을 부러워하며 우리 구역은 언제 사업이 진행되느냐고 묻곤 한다”며 “같은 시기에 출발한 북아현2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오는 12월부터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3구역은 아직 조합장 선출조차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20년째 거주하고 있는데 집에 물이 새는 등 주거 환경이 좋지 않아 하루빨리 사업이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비대위든 조합이든 누구든 상관없으니 빨리 재개발이 추진되기만을 바란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업 지연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문제다. 사업이 늦어질수록 조합이 부담해야 하는 사업비 대출 이자가 늘어나는 데다 물가와 자재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압박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약 8200억원으로 추산됐던 사업비는 현재 약 3조6000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추가로 지연될 경우 비용 부담이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북아현3구역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는 일이다. 일부 조합원들이 구청 직권 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것도 조합장 선출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임원 공백 기간 산정 등 법률적 쟁점이 남아 있어 구청이 실제 총회를 소집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조합장 선출 절차가 확정되더라도 새 집행부 구성 이후 각종 인허가 절차를 다시 추진해야 하는 만큼 사업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chujinze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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